우주왕복시대의 헌혈차 현대를 흔히 '과학만능의 시대'라고 합니다.
실제로,'테크노피아'라는 거창한 구호가 그리 거북하지 않을 만큼,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의 힘을 생활주변에서 감지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거의 보편화된 컴퓨터,웬만한 가전제품에 어김없이 따라 붙는 원격조종장치(리모콘),사람의 몸 속을 꿰뚫어보는 첨단 의료장비,눈부신 속도로 땅끝을 이어주는 초고속 교통·통신망 등등으로,과학은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의 신뢰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장기 이식은 물론,유전자조작으로 일란성 쌍생아를 임의로 만들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바야흐로 "인간이 인간을 대량으로 사육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과학의 힘으로 조만간 생명의 신비와 우주의 비밀을 완전히 풀어낼 수 있다고 호언하는 과학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많은 사람들은 그 말을 거의 무비판적으로 곧이듣는 듯합니다.
"과학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다" 고 말할 만큼,그간 과학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해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 결과,현대인들에게,과학은 서서히 하나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그렇다해서 과학이 정말 하나님이 될 수 있는가? 과학은 정말 "전능"한가?
① 푸른 하늘,밝은 태양,날아다니는 새.
② (500년 전쯤) 어떤 사람의 '새처럼 날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
③ 비행기를 발명,새보다 더 높이,더 멀리 날 수 있게 된 현대인.
①은,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현상계입니다. 우주만물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다루는 분야를 우리는 보통 신학이라고 말합니다.한편,②는 철학의 영역이요,③은 과학의 영역입니다.
말하자면,인간의 철학적 사고나 과학기술이 있기 전부터 현상계는 이미 엄연하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이,'태양은 없다'고 선언한다해서 태양이 없어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물론,핀셋으로 태양을 끄집어내려,비이커에 담아,실험실에 보관할 수도 없지요.
철학자나 과학자들은 좀 듣기 거북하겠지만,언제나 신학의 뒤를 철학이 쫓고,철학의 뒤를 과학이 따라갑니다. 이 순서는 결코 뒤바뀔 수 없습니다.
때문에 과학은 우주만물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현상을 밝혀내는 데는 언제나 역부족입니다. 이런 점에서 정말 정직한 과학자들은 과학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이제 막 구구단을 외운 아이가 대학생들이 푸는 미적분 문제를 이해할 수 없듯이,두 단계나 낮은 과학의 힘으로 우주 안의 모든 현상을 다 풀어낼 수는 없습니다.
달나라를 왕복하는 첨단과학의 시대지만,우리는 아직 '꿈'의 정체 하나도 제대로 밝혀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는데 의사는 그 이유를 전혀 모르는 질병이 지금도 무수히 존재합니다. 오히려 그런 질병들이 점차 증가추세를 보이는 실정입니다.
'신비(mystery)'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이 낱말이 바로 과학의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생각합니다. 곧 우리의 과학적 합리적 사고로 용납될 수 없는 것들을 편리하게 쌓아두는 잡동사니 창고가 바로 '신비'라는 이름인 것입니다.
과학이 정말 만능이라면,이런 용어는 필요 없을 것입니다. 설령 어떤 과학적 이상주의자의 주장처럼 완벽한 '테크노피아'가 도래한다 하더라도,인간의 본성이나 도덕성이 그에 비례하여 더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최고의 과학이 최악의 살상을 낳았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그 증거가 될 것입니다. 오히려,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인간성은 상대적으로 점점 더 추해져가는 것 같습니다.
눈부신 과학의 힘으로 저지르는 파괴적인 대형범죄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또한 그 증거입니다.
시내 번화한 길목에 종종 세워져 있는 헌혈차량을 볼 때마다 저는 현대과학의 한계를 실감합니다.
이 놀라운 우주시대에,첨단 전자시대에,정작 인간의 몸 속에 가장 흔하게 흐르는 "피"를 만들지 못해,초코파이 하나로 대낮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유혹(?)하 는 백의(白衣)의 천사들……. 솔직히 좀 우습지 않습니까?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음이라.……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하느니라. (구약성경 레위기 17장11절)
피는 생명입니다. 생명은 하나님만이 관리하시므로,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피(생명)는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만에 하나 과학의 힘으로 '생명공장'이 생긴다면,바로 그 날이 '종말'일 것입니다. 인간생명이 더이상 존귀하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놀라운 구원의 은혜는 과학적 두뇌로는 결코 다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해도 태양은 뜨고 지듯이,하나님(의 사랑)은 전자현미경에 포착되지 않더라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고로,하나님의 구원의 '신비'는 오직, 당돌한 과학적 증명능력(의지)이 아닌 겸허한 믿음을 가진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부디 믿음의 눈을 가 지십시오.
이광우목사
전주열린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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