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를 특징짓는 한 가지 요소는 "속도"입니다. 그래,옛날 같으면 괴나리 봇짐을 지고 한달 걸려 오갈 한양길을 하루에 몇 번씩 오갈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그저 한양성 구중궁궐 깊은 곳에 나라님이 계시다는 사실이나 알고 틈틈이 "성은이 망극하여이다" 북쪽에 대고 큰절이나 하며 살았지만,지금은 대통령 얼굴은 물론 영부인의 눈썹모양,심지어는 지구 반대편 코큰나라 대통령의 부부싸움 이야기까지 안방에 앉아 소상히 들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정보가 정신 못 차릴 "속도"로 우리들의 삶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현대정보사회의 총아로 일컬어지는 컴퓨터시장의 흐름을 보면 그 속도를 더욱더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애써 거금을 들여 장만한 기계가 불과 몇 개월 후면 형편없는 고물로 전락하는 시대……. 이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잽싼 정보만큼이나 "바쁘고 분주함"으로 나타납니다.
그 바쁜 흐름은 현대인들이 가꾸고 누리는 모든 문화에 여실히 드러납니다. 음악 미술 문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연예술들이,'안 정과 균형'을 중시하던 고전적인 분위기와는 너무도 다른 들뜬 흐름으로 다가옵니다. 몹시 시끄럽고 번잡하고 혼란스러운 것들 이 예술의 핵심요소로 떠올라 있어서,어떤 땐 이 흐름이 삶에 여유를 주기보다는 현대인의 바쁘고 분주한 삶을 더 가속화시키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인들은 숨가쁜 몸을 추스를 나름대로의 비책을 찾기 위해 안달하고 있지만,지내놓고 보면 요령껏 쉬는 일조차도 삶을 좀더 분주하게 만들고 마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너나없이 다 이렇게 바쁘고 분주하게 뛰기 때문에 잠시만 머뭇거리면 순식간에 상대적인 낙후를 경험합니다. 심지어는,아무 일 없는데도 상대적인 낙후에 대한 두려움으로 밤잠을 못이루기도 합니다. 그래서,별로 할 일이 없는데도 남들이 서 있으면 나도 밤잠을 줄이고 막연히 앉아 있기만이라도 해야 마음이 놓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무엇 때문에 그렇게 바쁘게 뛰는가'
물으면 솔직히 별로 할 말이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 일이 정말 인생의 본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인가'
물으면 더더군다나 할 말이 없는 경우가 또 많지요.
노아의 때와 같이 인자(예수님)의 임함(재림)도 그러하리라. 홍수 전에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던 날까지,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있으면서,홍수가 나서 저희를 다 멸하기까지 깨닫지 못하였으니,인자의 임함도 이와 같으리라. 그 때에,두 사람이 밭에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당하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할 것이요,두 여자가 매를 갈고 있으매 하나는 데려감을 당하고 하나는 버려둠을 당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할는지 너희가 알지 못함이니라. 너희도 아는 바니, 만일 집 주인이 도적이 어느 경점에 올 줄을 알았더면 깨어 있어 그 집을 뚫지 못하게 하였으리라. 이러므로 너희 도 예비하고 있으라. "생각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신약성경 마태복음 24장 37-44절/ 예수님 말씀)
예수님께서 우주의 왕으로 다시 오실 때, 이 세상의 흐름에 대해 예언하신 말씀입니다. 노아시대의 대홍수로 이 세상의 죄악이 하나님의 철저한 심판을 받았던 것을 예로 드신 예수님은, 노아시대의 사람들이 대홍수가 오기까지 산꼭대기에 배(방주)를 짓는 노아의 120 년 사역에 전혀 무관심한 채 자기의 일에만 몰두하며 살았듯이, 말세의 마지막 때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기의 삶"에만 열심을 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말세는,하나님나라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악의 시대'가 아니라,철저한 "무관심의 시대" 그렁저렁 "평온한 세상"일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먹고 마시는 일,열심히 데이트하고 시집가고 장가가며 아이를 낳고 가정생활을 하는 것,직장일(밭에서 농사짓기),식구들과 외식하고 (맷돌갈기) 여행 다니며 부담없이 삶을 즐기는 것,매우 소중한 일들입니다. 때문에 이 일들을 하느라 너나없이 눈코뜰새없이 바쁩니다.
어떤 점에서 가정과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바로 그런 "성실파들"을 향해서,혹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아닌지 자문해 볼 것을 촉구합니다. 혹
"지금/이 곳의/눈에 보이는 삶"
에만 몰두하기 바쁜 나머지,기독교인들의 주장을 그저 할일없는 사람들의 낭만적 놀음 정도로 간주하고,죄/심판/부활/구원 등 의 "보이지 않는 삶"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한 상태는 아닌지 분명히 점검해 보라는 것입니다. 먹는 일,입는 일,사랑하고 결혼하며 가정을 이루는 일,직장에 나가는 일,삶을 누리는 일 등이 매우 중요한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삶을 할 수 있는 대로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은 매우 귀한 일이고 또 권장할 만한 것입니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바로 그것만으로 우리의 생이 결론지어진다는 저급한 사고의 틀입니다. 오직 눈에 보이는 이 땅의 것,육신의 삶에만 관심을 갖고,보이지 않는 영혼이나 하나님나라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무관심한 것이 매우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노아의 때에 120년이라는 기나긴 은총의 세월이 있었듯이 오늘 우리 역시 하나님의 심판이 꾸준히 예비되는 기나긴 은혜의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오랜 후였지만,노아의 때에,예고된 하나님의 심판이 틀림없이 있었듯이,별 징후없이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예수님께서 이 땅의 악과 불의를 심판하시기 위해 다시 오시는,신자들의 소망의 순간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그 "절대절망"의 순간이 오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각기 "자기의 삶"에 몰두할 것입니다.
성실하고 알뜰하게 자기를 관리하느라 바쁘게 살아가는 이들은,먹고 입기 위해 가정과 직장을 정말 바쁘게 오가느라 치명적인 "일상성의 늪"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셔야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처럼,정말 "생각지 않은 때"에 하나님의 심판이 임해도 아무 문제없을 만큼 '죽음 이후'를 성실히 "예비하는 삶"인지,예수님의 자비로운 경고 앞에서 단 한번 뿐인 소중한 "삶"을 차분히 정리해 보셔야만 합니다.
바로 지금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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