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장 한분이 조심스럽게 상담을 해왔습니다. 자기 구역의 집사 하나가 성령의 계시를 계속 받는데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기도 하고 마음에 확신으로 느끼기도 한다고 합니다. 혼자 대처할 수가 없어 내게 상담을 한 것입니다.
'이웃교회 목사님의 사모가 되라'는 계시를 받은지 오래되었답니다. 해괴한 일은 본인의 남편이 버젓하게 살아있고, 그 목사님은 휼륭한 사모님과 열정적인 사역을 하고 있는데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도대체 무슨 뜻인가? 당신이 이혼을 하고 목사님도 이혼을 하거나 사별해야 당신이 그 목사님의 사모가 될텐데...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건가?" 라고 물었습니다.
그것은 알 수 없지만 어쨋던 자기는 '그 목사님의 사모가 되어라!'고 계속 성령이 확신을 주신다고 합니다.
그녀는 이교회 저교회를 전전하다 우리교회에 와서 등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그 목사님 교회에서도 동일한 문제로 심각한 소문을 일으켜서 기도하는 권사들에게 매를 맞은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 교회에서 쫏겨나 다른 교회로 갔다가 우리교회에 등록한 집사였음이 밝혀졌습니다.
나는 아찔했습니다. '만약 이 여자가 대상을 내 남편으로 삼는다면, 나는 얼마나 기분이 나쁠까' 하고 상담하려 만나는 것조차 거부감이 났습니다
"이 교회는 은혜가 없다" 며 2년 정도 후에 다시 거리가 먼 교회로 갔는데 다시 거기서도 떠나 요즈음은 자기 집에서 혼자 믿는다고 전해왔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 목사님의 사모가 될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성령이 충만한 사람만이 자기가 기도응답 받은 사실을 알게 된다고합니다.
공교롭게도 얼마 전 그 사모님이 뇌질환으로 갑자기 쓰러져 사경을 헤메일 뿐 아니라 장례절차까지 다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먼저 우리는 그 여자에게 이 사모님의 소식이 알려질까봐 염려했습니다. 소문나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말이지만 그녀의 말이 신경쓰일 것이 틀림없질 않습니까 ?
지금은 다행스럽게도 그 사모님이 완전히 치료되고 이전보다 더 열심히 사역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없었지만 이런 일을 당하는 경우 사모는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까? 그녀의 외모는 정숙하고, 기도생활도 착실하며, 빈틈없어 보이는 사람인데, 심리적으로 그 목사님을 존경하다 못해 그렇게 병들어 버린 것은 아닐까? 이런 사람을 미쳤다고 일축해 버리거나 욕하고 떠밀어 내는 것 말고는 치료하는 길은 없을까?
귀신 들렸다고 하기엔 너무도 정상적이고, 정신질환이라기엔 너무도 확신에 차고 자신만만합니다. 열매을 보아 나무를 아는고로 그녀의 신앙이 비정상인 것은 분명한데 그러면서도 정상을 도모해주기에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아무도 그의 질병을 고쳐주지를 못한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누구의 말도 듣지를 않습니다. 오직 자신만이 하나님의 계시를 따로 직접 받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자신을 페쇄시켜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그 당사자 사모님이 그를 향하여 할 수 있었던 일은 없을까? 음란마귀 들린 더러운 여자를 쓰레기 버리듯 버리는 것 말고 다른 처방은 불가능할까?
얼마후에 그녀는 소문난 이단시비가 있는 멀고도 먼곳까지 아이들을 팽개쳐둔 채 걷잡을 수 없이 가정을 버리고 방황한다는 안타까운 소문을 들었습니다.
나는 그녀의 집착의 대상이 내 남편으로 바뀔까봐서 겁만 내고 소문에 엉뚱하게 시달리는것이 두려워서 무언가 그녀에게 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몸사릴 걱정만하고 다하지 못한 그녀에 대한 사랑에 죄책감마져 남습니다.
교회에서 가장 염려되고 알 수 없는 것은 꿈을 꾸었다는 성도들입니다. 예시를 위한 영적인 꿈이라면 미리 꿈이야기를 해서 사전에 어려운 일을 막아주었으면 좋은데...일이 터진후에 "내가 이리 될 줄 미리 알고 있었어요! 꿈에 보여주시더라구요!" 라고 종종 말하는것을 보면 화가 벌컥납니다. 꿈으로 미리 보여주셨는데 왜? 그때는 침묵하고 늦게야 알고 있었다고 하는 것인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요 신비적 요소를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믿음의 세계이지만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영분별은 분명할 것입니다. 그 말이 생명을 살리기를 도모하고 있는가? 그 말이 질서와 화평을 유지하고저 하는가?
남상순
인천YWCA 이사
청암교회 사모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