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결혼예배)에 갈 때마다 썰렁한 기분이다. "이것은 아닌데..." "이래서는 안되는데..." 화가 날 때도 많았다. 새로 태어나는 가정을 축복하기 보다는 오랫만에 만난 친척, 친구들 반가워 서 흥분, 신랑신부가 지나가기도 전에 깨끗이 마련된 길을 홀짝 넘어다니는 방정맞은 행동, "아무 개야 이게 얼마만이여!" 괴성을 질러대는 돌발사태! 무법천지의 어린아이들, 훔처온 음식 먹드시 아우성치며 먹고 꽁무니 빠지게 달아나는 식객들.
결혼예배에는 참석하지 않고 식사장소에 신발까 지 들고 들어가 냄새가 진동, 음식이 때로 너무 소홀해서 기분이 묘할 때도 있고, 음식문화는 빵점 , 음식찌거기는 공해의 주범. 접수창고는 전문 도둑도 생겨나고, 답례품은 돈 놓고 돈 받는 곳(부 산은 피로연 대신 돈 낸 사람에게 한하여 한 사람에게 한끼 식사분의 돈이 든 봉투를 준다 돈봉투 를 서로 바꾸는 격이다.)
신부신랑의 경건치 못한 경망스런 태도들. 신부가 드레스에 치어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넘어질듯 황망한 꼴불견. 신랑이 자기 위치를 몰라 우왕좌왕 하는 당혹함. 주례목사님의 반농담조의 세속적 인 결혼주례(물론 모두 그런 것은 아님) 기도하시는 목사님은 주례가 할 축복을 몽땅 퍼부어대고, 축가를 부르는 사람들의 자기과시. 몇곡씩 몇팀씩 나와서 자랑하듯 불러대는 것.
더구나 군 장교의 결혼식은 진풍경! 결혼 예배인지 군대사열인지 신랑은 졸경을 치르고, 신부는 울 먹이고, 강대상까지 올라가서 무법천지, 사진기나 비디오를 들고 예배를 방해하는 치외법권. 게다 가 예배전에 촛불을 킨다며 신랑신부 양가의 어머니들이 행진하여 초전분위기를 박살내는 행위. 결 혼식 마치고 수증기 올라오고 딱총을 쏘아대며, 요즈음은 이벤트라나 풍선과 오색 리본이 천정에서 터지고 비누방울이 떠오르고 게다가 3층 케익이 등장, 기차를 타고 신부신랑이 결혼여행 오드시 나타나고!
난장판, 시장판. 인신매매장같다. 결혼식하는 장소에 미리 야외찰영인지 침실 촬영인지를 해서 벌 거벗은 신부 신랑이 끌어안고 뽀뽀까지 하며 찍은 사진을 주욱~ 걸어놓고 결혼식을 올리는 목사님 의 가정도 본 적이 있다. 무척 자랑스러워 하는 눈치였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쑥덕리고 좋게 생각 지 않았다. 어차피 함께 약속한 부부될 사람들이지만, 순결과 거룩, 기다림과, 절제로 훈련된 아름 다움은 기대할 수 가 없었다. 무언가 소중한 것이 손상된 느낌이다.
하이얀 드레스 입은 신부는 순 결스런 백합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지치고 시들은 조화같은 기분이다. 의례적으로 해치울 뿐, 신 성함도 설레임도 없는 냉각되버린 형식절차에 너무 서글프다.
페백이란 시가에 어른들께 인사올리는 절차라고 알고 있는데, 페백실의 진풍경을 아는가? 업어주고 키스하고 어른들 앞에서 민망하기 그지 없는 영화가 촬영된다. 목적과는 엉뚱한 오직 사진 찍는 것 , 사진사의 명령에 따라 연출할 뿐! 어른들은 안중에도 없다. 인사받기 아니꼽고 치사한 생각이 들 정도다. 내용이 형식에 담겨져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형식에 치우쳐 내용이 사라져간다. 내가 너 무 부정적인 측면만을 언급하거나 현대적 감각에 뒤떨어진 시각은 아닐런지?
내 자식들 결혼식은 어떠 했을까? 신랑신부가 우리 부부의 뜻에 동의해 주어야 하고 신부측의 부모 들이 동의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주례 목사님부터 모든 순서를 맡은 사람들에게 부탁드려 준비된 결혼식을 올리게 하고싶었다. 결혼 당사자들도 평생 잊을 수 없고, 이 결혼식을 참석한 사람들에게 는 도전을 줄 수 있는 결혼식이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본 결혼식 중에서 잊을 수 없이 아름답던 결혼식은 수원 침례교회에서 있었던 김장 환목사님 주례하신 결혼식이었다. 부목사님의 치밀한 협조 속에 진행되던 결혼식이 내게는 한편의 예술품을 보는 것처럼 거룩하고 아름다웠다. 물 흐르드시 연결에 무리가 없고...음악이 적절했으며 주례자에게서 모든 회중에게로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었다. 분명히 사전 철저한 리허설을 거친다고 들었다.
몇년전 미국 듀크대학 채플에서 조카가 결혼식을 올렸다. 1년전에 예식장을 예약해야만 하며 들러 리설 친구들도 1년전에 정해진다. 그들은 자주 모여서 결혼식을 어떻게 도울것인지 회의하고 마음 을 모아간다. 마지막 피로연은 아름다운 파티를 준비한다 치밀하게 준비된 것은 물론이고 best friend로 뽑힌 프라이드가 대단하다. 인간관계에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게 된다.
결혼식 전날 3시간여 결혼식에 참석할 양가의 친척들까지 치밀하게 예행 연습을 시킨다. 채플 뒤에 서 파이프 오르갠 연주자가 결혼식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음악이 물흐르드시 유지된다. 거룩하고 아 름다운 결혼식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미국이 다 좋거나 우리것이 다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 결혼 문화야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거품과 허례허식을 많이 뽑아내더라도 순결과 경건을 빼어 버 리면 결혼예배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진정으로 축복받을 결혼식이었으면 좋겠다.
남상순
인천YWCA 이사
청암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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