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작동되는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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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종종 질문한다. “내 비전인지, 주님의 비전인지 헷갈립니다. 내 비전이 아니라 주님의 비전을 추구해야 할 텐데 어떻게 분별할 수 있습니까.” 청년다운 순수함이 있는 고민이다. 그러나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그냥 주님의 약속을 믿으라.”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약성경의 약속은 숨이 막히도록 좋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대하16:9). “내게 구하라. 내가 열방을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시2:8). “...네 입을 넓게 열라, 내가 채우리라...”(시81:10). 무제한적인 약속이다. 심지어 세상까지도 주시겠다는 것이다. 신약성경의 약속은 더 좋아 보인다.
“...구하라, 그러면 주실 것이요...”(마7:7).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마21:22).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시행하리라”(요14:14). 주님의 뜻도 구하고 우리의 뜻도 구하라는 것이요, 주님의 비전도 구하고 우리의 비전도 구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주님을 믿고 주님 안에 있으면 우리의 뜻도, 우리의 비전도 주님의 것이 되지 않을까.
주님은 우리를 눌림으로부터 자유하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다(눅4:18, 갈5:1). 죄와 저주와 질병과 귀신과 가난만이 우리를 누르는 게 아니다. 주님의 뜻을 분별하여 추구하고 주님과 사람을 섬기고 주님의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강박증도 우리를 짓누른다. 우리는 이것으로부터도 자유할 수 있어야 한다. 주님 밖에서의 방종이 아니라 주님 안에서의 자유다. 어떻게 이 자유를 확보할 수 있는가.
믿으면 된다. 주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이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 성경을 하나님의 법이라고도 하지만 먼저는 하나님의 약속이다. 구법성경, 신법성경이라고 하지 않고 구약성경, 신약성경이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이 모세에게 주신 법보다 430년이나 앞선다. 그렇기 때문에 약속에 대한 믿음이 법에 대한 준수를 우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미리 정하신 언약을 사백삼십 년 후에 생긴 율법이 없이 하지 못하여 그 율법을 그 약속을 헛되게 하지 못하리라. 만일 그 유업이 율법에서 난 것이면 약속에서 난 것이 아니리라. 그러나 하나님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아브라함에게 은혜로 주신 것이라”(갈3:17-18).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좁게는 가나안 땅을, 넓게는 세상을 주겠다고 약속하셨다(창17:4-8, 롬4:13). 아브라함은 굳세게 믿었다.
그러자 하나님이 그를 의롭다고 하셨다.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치 않고 믿음에 견고하여 져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약속하신 그것을 또한 능히 이루실 줄을 확신하였으니 그러므로 이것을 저에게 의로 여기셨느니라”(롬4:20-22). 법은 지켜야 하지만 약속은 믿어야 한다. 기독교는 준법의 종교이기 전에 믿음의 종교다. 의롭게 되는 것은 준법이 아니라 믿음이다. 왜 그런가.
창조사역도, 구원사역도 하나님이 다 하셨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탤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이미 하나님이 해 놓으신 창조와 구원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누리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다. 과연 기독교는 하나님이 다 해 놓으시고 우리로 하여금 누리게 하는 은혜의 종교요, 약속의 종교요, 믿음의 종교다. 은혜와 약속과 믿음은 기독교의 삼두마요, 준법은 그 뒤를 따르는 수레다.
믿음이 핵심이다. 믿음의 그릇이 은혜의 용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믿음의 그릇이 웅덩이면 은혜의 용량도 그렇고 믿음의 그릇이 바다면 은혜의 용량도 그렇다. 주님의 은혜는 장대비처럼 무제한적이지만 우리의 믿음이 다 다르기에 우리가 받는 은혜의 용량도 다 다르게 되는 것이다. 그냥 은혜가 아니라 믿음으로 작동되는 은혜다.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믿음으로 서 있는 이 은혜에 들어감을 얻었으며...”(롬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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