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어디서 유래했는지조차 모르는 능력으로 활개 치며 사는 사람과 왜 죽여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런 자들을 깡그리 죽여 버리려고 날뛰는 인간, 요새 흥미롭게 관람한 영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왜 이리 내가 사는 세상,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몸담고 있는 교회라는 사회와 닮았는지 모르겠다.
스티븐 굴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점퍼’라는 영화는 텔레포트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 데이빗과 우연히 만난 그와 같은 능력을 가진 동역자 그리핀, 그리고 그들을 죽이려는 ‘팔라딘’ 간에 벌어지는 쫓고 쫓기는 살벌한 전투 이야기로 짜여 있다. 영화적 설정으로 보면 꽤 재미있는 이야기다.
텔레포트는 원래 통신위성을 이용한 세계적 규모의 고도 정보 통신망을 갖춘 통신 기지를 말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순간이동을 주로 소재로 하고 있다. 자신이 순간이동 능력이 있는 초능력자 ‘점퍼’라는 걸 안 데이빗은 순간 이동을 이용하여 돈을 훔치고 그 돈을 흥청망청 쓰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의 흥미진진한 삶에 초를 치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무지막지하게 죽이려고 달려드는 ‘달라딘’이라고 하는 그룹이다. ‘달라딘’은 누구에게 지시를 받았는지, 아니면 생리적으로 죽이는 게 목적으로 태어난 존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점퍼’를 죽이기 위해 자신들이 가진 또 다른 초능력들을 동원하여 ‘점퍼들’을 말살하는데 전력한다.
그 둘 간의 대결을 보는 재미는 여간 쏠쏠하지 않다. 화면의 긴박성과 그들의 무궁무진한 능력을 보고 있으려니 간담이 다 서늘하고, 심장이 다 쿵쾅거린다. 그게 영화적 매력이려니. 결말 또한 무엇인가 많이 남긴 듯하여 감독은 다음 편을 이미 준비한다는 것을 눈치 둔한 나 같은 이도 알게끔 한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에게서 얻은 능력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능력이 혹 자신의 흥미진진한 삶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면 어떻게 할까. 그러나 그것은 우리 신앙 세계의 현실 아니던가. 작금의 MBC의 ‘뉴스 후’ 사건이나, 목사의 세금문제, 호화 생활하는 목사 이야기 등, 이런 것들과 영화 ‘점퍼’의 내용이 닮아도 이리 닮을 수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목사와 장로가 싸우면 하나님이 와도 못 말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근데 실은 그게 맞는 말이다. 요새 그렇게 싸우는 사람들이 교회 내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실은 별 신통한 결론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 이제는 공공연하게 밖으로 그 문제를 들고 나간다. 이제는 방송사가 앞장서고 기독교인들이 들러리를 서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로고, 세금을 내야하고 내지 말아야 하고, 하는 진부한 놀이에 끼어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힘이 인간인 내겐 없기 때문이다. 세금은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면 되고 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내지 않으면 된다.
꼭 말하고픈 것은 누가 점퍼이도록 했는지, 누가 팔라딘일 수 있는지, 그것만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떳떳한 점퍼이며, 정당한 팔라딘이 죽이려는 싸움이 아닌 상호공존을 위한 법칙을 교회는 써내려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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