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교회 담임목사, 부단히 신앙인으로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 나보다는 그분을!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음, 저서: '사랑이란 말 가득 가슴에 남겨 두고', '예배의 부름'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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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 여성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 벅 여사의 어머니 이야기는 참된 용기가 위기에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펄 벅은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느 해 심한 가뭄이 들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펄 벅의 어머니가 백인이어서 그 마을이 신의 분노를 사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마침 펄 벅의 아버지가 먼 여행으로 집을 비운 사이 마을사람들이 펄 벅의 집에 쳐들어올 궁리를 하고 있다는 걸 펄 벅의 어머니가 눈치 챘다. 마을사람들의 가뭄에 대한 불안은 점점 분노로 변했고, 어느 날 밤 사람들은 몽둥이, 곡괭이, 도끼, 쇠스랑 등 무기가 될 만한 농기구를 가지고 펄 벅의 집으로 몰려왔다.
펄 벅의 어머니는 집안에 있는 찻잔을 모두 꺼내 차를 따르게 하고 케이크와 과일을 접시에 담게 했다. 그리고 대문과 집안의 모든 문을 활짝 열어 두고는 마치 오늘을 준비한 것처럼 어린 펄 벅에게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고 어머니는 바느질감을 손에 들었다.
잠시 후 몽둥이를 든 성난 마을사람들이 거실로 몰려들었다. 굳게 잠겨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섰다. 이때 펄 벅의 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가 그들을 활짝 웃는 미소로 맞이했다.
펄 벅의 어머니는 "정말 잘 오셨어요. 어서 들어와서 차라도 한 잔 드세요." 하며 정중히 그 사람들에게 차를 권했다. 그들은 멈칫거리다가 못 이기는 척 방으로 들어와 차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었다. 그리고 구석에서 놀고 있는 아이와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가 버렸다.
마침 그날 저녁 그토록 기다리던 비도 내렸다. 훗날 펄 벅의 어머니는 어른이 된 펄 벅 여사에게 그날 밤의 두려움을 들려주며 만약 도망칠 곳이 없는 막다른 골목이 아니었다면 그런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펄 벅의 어머니의 용기 있는 행동은 위기가 곧 용기를 가져다준다는 진리를 말해 준다. 무엇인가 붙잡거나 의지할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편도 없고 어린아이와 자신뿐이니 도와 줄 사람이라곤 없다.
이때 바로 그녀에겐 용기가 생긴 것이다. 그것도 지혜로운, 부드러운, 사랑의 용기. 실은 우리 신앙인들에게도 이런 때가 있다. 그 어느 것도 의지하거나 도움을 기대할 것이 없는 위기, 바로 그때가 참된 용기로 대처할 때다.
펄 벅은 자신의 지혜에 기댄 용기로 대처했지만, 신앙인에게는 하나님에게 맡길 수 있는 길이 또 있다. 신앙의 역사를 보면 절체절명의 위기가 한 신앙인을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앙인이여! 그대는 위기가 그냥 위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결코 아니다. 그대의 위기는 바로 하나님의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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