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가진 사람이다. 이 말에 딴죽을 건다면 아마 기독교를 도무지 모르는 사람이거나, 학대하고픈 감정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정말, 당신에게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있는가 물으면 그리 쉽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가.
믿음과 사랑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여기선 소망 이야기를 하고프다. 그리스도인이여, 그대에게 정말 소망이 있는가? 정치 지도자들이 다 타락하고, 검은 돈이 온 세상을 뒤덮은 것 같은 세상인데 소망이 있는가? 돈은 악한 사람들의 손에서 놀아나는 것 같은데 소망이 있는가? 속상한 일은 그치지 않고, 질병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심지어는 마지막 보루라는 교회마저도 피난처가 아닌 것 같은데 정말 소망이 있는가?
몇 년 전 [낮은 울타리]라는 책에 수록되었던 글이다. 많은 사람을 태우고 바다를 건너던 배가 갑자기 불어오는 거센 폭풍우를 만나고 말았다. 비바람에 흔들리던 배는 그만 뒤집히려는 듯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배 안의 사람들은 모두 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그런데 그중 노인 한 사람은 아주 평화로운 얼굴로 기도를 드리는 게 아닌가?
사람들은 의아한 얼굴로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지금 배가 뒤집혀 다 죽게 되었는데 당신은 두렵지 않습니까?”그 노인이 조용히 대답했다.
"아니요, 두렵지 않습니다. 나에게는 딸이 둘 있습니다. 큰 딸은 몇 년 전에 잃고 지금은 작은 딸을 찾아가고 있는 길입니다. 만약 이 배가 뒤집혀 죽게 되면 천국에 있는 큰 딸을 먼저 만나게 될 것이고, 다행히 배가 무사히 항구에 닿게 되면 작은 딸을 먼저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만남의 소망을 가지고 있으니 두려울 게 없군요."
만남이 있는 사람은 두렵지 않다. 그리스도인은 만남을 아는 사람이다.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바로 예수님과의 만남에 있다. 그런데 소망이 없는 삶을 산다면 그가 아직 그리스도인이 아니거나, 그리스도인인데도 소망이 없다면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재림에 대한 기대가 있는데 세상에서 이는 바람이 그 무슨 대수일까.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도 똑 같은 경험을 했다. 선교를 위하여 떠나는 배 안에서 풍랑으로 인하여 두려워하는 자신과는 달리 침착하게 찬송을 부르며 기도하던 모라비안 교도들, 그들의 소망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 호기심이 존 웨슬리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뜨거운 성령 체험으로 그를 인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스도인이여, 당신에게 정말 소망이 있는가? 아직도 땅만 보고 좌절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직도 시원한 구석이 없다고 누구를 원망하고 있지는 않은가. 예수님의 재림을 믿고 예수님과 다시 만날 날이 온다는 것을 믿는다면, 제발, 그분 때문에 소망이 있음을 의심하지 말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