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홈플러스에 쇼핑하러 갔다 차를 세우고 신용카드와 휴대폰 자동차키를 들고 쇼핑센터에 도착했다 앗뿔사! 동전 백원이 없다 카터를 사용할 수가 없다 오늘따라 부피가 큰 물건을 사러 왔으므로 카터는 꼭 필요하다 안내 아가씨에게 100원이 없어서 쇼핑을 할 수 없는데 대책이 없겠는지 물었다.
입구에 있는 서비스 센터로 가서 물건을 맡기고 100원을 달라고 하라고 안내했다 서비스센터에서 일하는 여자 직원에게 가서 자동차 한대(자동차키)를 맡기고 100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여직원은 자기가 하던 일을 하면서 마냥 기다리게 했다 내 짐작으로 10분은 족히 기다렸을 것이다.
기다리기 힘들어서 옆에 아무 일도 않하고 있는 남자직원에게 가서 같은 이야기를 했다 역시 마찬가지로 자동차 키를 맡길테니 100원을 빌려달라고 했다 자동차 키 보관소가 아니라면서 100원을 빌려 줄테니 꼭 갖고 오라고 당부했다
내 기분은 참 꿀꿀했다 돈 100원이 없는 고객에 대한 대접이 참 썰렁했다는 것과 나같은 건망증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이토록 혹독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그토록 사정하고 구걸하면서 그 쇼핑센터에서 구매를 해야하나? 고객이 왕이 아니라 판매자가 권세라도 있는 것인가? 내가 저지른 부주의도 문제지만 서비스 부재에 대해서 이 사업체의 높으신 어른들의 상업마인드는 어떨까 궁금하다
그런데 수난은 여기에서 끝난것이 아니다, 카드로 물건을 산 후에 결제하고 나왔는데 100원은 여전히 문제가 되었다 카터를 자동차에까지 가져가야하고 거기서 카터를 제자리에 놓아야만 100원을 꺼낼수 있다 그 100원을 아까 남자 직원에게 갖다 주겠다고 약속을 했으니 다시 지하까지 내려와서 돈을 돌려주고 다시 올라가야한다. 그 번거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100원을 어떻게든 만들어서 주고 올라와야 할 것 같아서 머리를 짜낸 것이 약국에서 상비약을 사는 것이다 게토톱이 작은게 1900원이라고 하기에 2000원으로 찍고 100원만 달라고 부탁했다
곤란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카드로 1000원 이상 결제는 되지만 1900원짜리를 2000원으로 결제하면 카드회사에서 제하는 금액에 차질이 생기므로 안된다고 한다.
나는 그만 질려버렸다 1900원짜리 약값을 2000원으로 기록해야 하는 비리가 문제가 아니라 카드회사에서 1900원과 2000원에서 생기는 삭감액의 퍼센테지가 달라진다는 말에 다시 한 번 100원의 위력을 크게 느끼게 했다
가만히 서서 잠시 약사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가 100원이 필요한 이유를 염불처럼 조용히 주절거렸다 잠시후 "하는 수 없네요." 하면서 100원을 인심쓰듯이 내어주었다. 갑자기 답답해졌다 일단 남자 직원을 찾아서 100원을 주고 돌아오면서 오늘 덜렁거리는 내 성품을 반성할 기회가 되었고 100원의 가치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100원으로 할 수 있는 일 50가지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중에 "백원도 없는 친구를 약올린다."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부적으로 삼는다." 라는 재미난 항목도 있었다.
또 어떤 분은 100원의 철학을 피력한 글을 읽어보게 되었는데 "가치가 주어지지 않는 것은 이미 그 의미를 상실했다?"라는 함축적인 표현으로 아무리 오래된 오디오를 중고장터에 내놓아도 반드시 가격을 매긴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는 분의 이야기였다
인켈 오디오를 100원에 오디오 장터에 내놓고 그 제품을 사시려는 분이 "정말 100원 받을실게에요"라고 전화로 묻자 진지한 태도로 "당신에겐 안 팔아요"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나에게 필요없거나 혹은 쓸모가 없어지면 공짜로 남에게 줘 버리거나 혹 집 앞에 쓰레기 모아 놓는 곳에 버리기 쉽상인데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우리교회에서 헌옷 바자회를 한다. 서로 안입는 옷을 나눠입자는 의미라서 고급 맞춤 양장 한벌에도 500원에 팔기도 한다 그 옷을 가져가는 사람에게 공짜라는 개념보다는 떳떳하게 값을 지불하게 함으로 마음을 가볍게 해주려는 의도에서다
또 다른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읽은 글은 최근 8개 포털사이트에 100원모임을 만들고 정기적인 활동을 유도해 860여명의 회원을 가진 모임으로 성장했다는 정보도 있었다. 100원이라는 부담없는 돈이 모여 봉사정신을 함양하는 동아리 자리매김의 기사다 일년 후원금이 2천만원이 넘으며 매일 업데이트하는데 꼬박 하루를 다 써야한다고한다. 그래서 운영자를 14명으로 늘렸으며 장학재단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아래의 글은 역시 100원에 대한 삶의 지혜를 얻은 장동주님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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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할 때 나는 내가 해야 되는 선이 어디 까지 인지를 몰라 생각이 정리가 안 되고 원망하는 마음이 들 때 가끔씩 떠 올리는 사건이 있다. 1년 전 버스를 탈 때 버스 요금이 100원 올랐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은 적이 있는 나는 당연하게 오른 금액 100원을 더 내고 탔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오는데 이게 웬 일인가! 그 차는 마을 버스이기 때문에 요금이 오르지 않은 것이다.
자리에 앉아서 나는 계속 요금 함에 공짜로 더 낸 돈 100원이 자꾸 생각났다. 큰 돈도 아니고 왜 자꾸 100원이 아깝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내리기 전에 빨리 아저씨 한테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돈 100원을 달라고 할까? 사정 이야기를 했는데 아저씨가 무안하게 핀잔을 하면 어떻게 하지? 이야기가 잘 되면 겨우 100원을 되 찾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 많은데 망신만 당하는 것인데 잘못 될 경우를 생각하니 용기가 나지 않아 계속 망설이다가 그냥 내렸다. 그런데도 자꾸 100원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다.
그 보다도 더 큰 돈도 잘 쓰면서 왜 100원에 대한 미련이 남는 것인지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가도 그 생각이 계속 머리에 남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답을 찾았다. 그것은 내가 해야 할 일과 상대가 해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한 어리석음이었다. 거기에서 나는 일어난 상황을 아저씨한테 설명하는 것 까지가 나의 일이고 그 뒤에 벌어지는 일들은 아저씨의 일인 것이다.
돈을 주든 안 주든 뭐라고 하든 안 하든 그것은 아저씨의 일인데 내 할 일은 하지 않고 100원에 대한 미련만 가득 남긴 것이다. 밥을 차리는 것은 며느리의 할 일이고 그 밥을 먹고 안 먹고는 시 어머니의 일이라고 하는 법문을 수 없이 들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돌려 받지 못한 100원에 대한 미련만 가득 했다. 경계선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하는 어리석음인 것이다.
할 일은 하지 않고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미리 짐작하던지 아니면 일 껏 잘 해 놓고 상대방이 내 의도가 아닌 다른 방향일 경우에는 원망하는 마음도 있다. 어느 경계까지가 나의 일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에 충실하면 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가끔 생활 속에서 혼란스러울 때 나는 100원에 대한 사건을 기억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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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게도 100원이 주는 교훈은 새롭다
바다별
난 고등학교 다닐 때...
그 때 전차 요금이 3원이었나?
토요일이면 부모님이 계시는 평택으로 곧장 달려가곤 했는데..
그 날도 학교가 파하자 곧장 종로에서 서울역으로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러 갔었는데...
주머니엔 달랑 5원이 있어 요금을 내고 나니 2원이 남았었어요.
기차는 통근패스가 있어 그냥 탈 수 있었는데...그만 시간이 늦어 기차를 놓치고 말았지요.
그래서 자취하던 청계천 2가까지 가야하는데 1원이 모자라서 터덜터덜 걸어갔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보니 그리 먼 길도 아닌데 그 때 어찌나 배도 고프고 힘들었더니...그 느낌이 지금도 느껴져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주머니 여기저기 잔돈을 넣어두는 습관이 생겼어요..
수니님도 주머니에 잔돈 넣어두기 하셔야겠어요.
주차비도 없어 문병간 사람에게 800원도 꾸신 분이시니...ㅎㅎ
2005-11-26
수니
ㅎㅎㅎㅎㅎ 어쩜 놀랬어요
어찌 기억력이 그리 좋아요 ㅎㅎㅎ
덜렁이 수니의 정곡을 찌르셨어요 푸하하하
문병갔을때 정말 얼마나 난처했는지? ㅎㅎㅎ
그 생각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또 웃음이 나오네요
정말 이날 100원의 가치를 톡톡히 알게 되었고
100원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배웠는데
여전히 덜렁이가 빈털털이일때가 많아요 ㅎㅎㅎ
이 긴 글을 재미 없고 지루해서 우찌 읽었을까? ㅎㅎㅎ
1원때문에 고생한 이야기 너무 재미나네요 동병상련 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