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고장났습니다. 당장 오후4시에 오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며칠이 지나도 오지 않았습니다. 전화를 몇군데 해보아도 모두 불통입니다. 며칠동안 전화를 해도 여전히 두절상태입니다. 이것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 사람에게서 몇번째 당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 사람 성공하기 힘들겠군!" 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얼마전 친구들이 약속을 했습니다. 그 약속 때문에 오후에 다른 계획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연락이 없이 그 오후가 지나 버렸습니다. 지금 이 시간까지도 그 약속을 왜 안지켰는지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시시한 약속이어서 시시하게 사라지고 시시하게 기억도 나질 않는 모양입니다. 이제는 그 사람들과 비슷한 약속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그 말이 약속이냐?" 고 확인해 둘 것입니다. 약속이더라도 파기될 이유가 생길 경우는 꼭 알려달라고 말해 둘 것입니다. 약속의 중요성을 환기시킬 것입니다.
우리가 보통 어떤 모임에 가겠다고 약속을 할 경우가 있습니다. 동일한 시간에 화급한 일이 겹치면 한쪽 약속을 파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할지라도 약속을 파기 당한 쪽에는 약속 불이행이 되고 맙니다.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있는지라 복잡한 세상을 살면서 약속을 잘 지킬 수 없는 만부득이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겹친 약속을 둘다 지킬려고 얼굴만 내밀고 달아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본인은 두군데 약속을 다 지키려고 한 일이지만 두 곳을 다 섭섭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의 경중보다는 선약,후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때로는 약속을 하면서 한자락 깔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현재로는 약속을 하겠는데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서 지킬 수 없게 되면 어쩌지요? 초상이 난다던지?" 등 약속을 깨질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암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이는 심지어 약속은 깨뜨리기 위해서 한다는 말로 억지를 부려보기도 합니다.
약속이란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약속을 이런저런 이유로 쉽게 어기다 보면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일단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면 약속할 때부터 믿지 않고 약속을 하므로 그런 사람에게는 약속을 어겨도 미안하지도 않습니다. 쉽게 약속을 하고 쉽게 약속을 깨뜨리는 사람이 있고 어렵게 약속을 하고 반드시 지키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보면 약속을 안하고 살 수도 없고 약속을 안 어기고 살 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약속을 금보다 귀하게 여기는 사람을 모두 좋아합니다.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을 모두 존경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모임에 시간내에 도착하지 못했을 경우 그 사람에 대한 반응은 재미있습니다.
"그 사람 기다리지 말아요. 안 오는 모양입니다."
"그 사람 또 늦는군요."
"그 사람 다른데 갔나 보죠."
"그 사람 사고난 모양이네요? 그럴 사람이 아닌데?"
"그 사람이 늦는다면 이유가 있을겁니다. 기다려 봅시다" 등
그 사람에 대한 반응은 그 사람의 평소의 신뢰도입니다.
부모가 자녀와의 약속을 잘 지키지 않으면 자녀들은 부모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자녀들에게 신뢰가 깨어지면 더 이상 부모교육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약속을 어기는 부모에게서 배울것이 없으므로 절대진리를 가르친다 하더라도 받아 들이지 않습니다.
자녀들과 쉽게 약속하고 쉽게 저버릴 수 밖에 없는 환경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릴때 분명히 아빠가 야구하러 공원에 간다고 약속해 놓고 교회에 초상이 나면 어김없이 그 약속은 물거품이 됩니다. 아무리 아버지가 목사고 교회일에 우선순위가 있음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실망과 허전함을 보상할 길이 묘연합니다. 그래서 아이들 어릴때 자동차 트렁크에 야구방망이와 그로브 등을 넣고 다녔습니다. 좋은장소와 시간이 되면 그때가 바로 약속했던 그때로 바뀝니다. 이처럼 애써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볼려고 애썼건만 항상 교회계획에 밀려났던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가 어떤 아빠로 각인되었을지 두렵기도 합니다. 육신의 아버지를 통해 자기들의 영원한 하늘 아버지를 신뢰하는데 어려움이 되진 않았을까해서 입니다.
내경우 어떤 모임에 계속 약속을 불이행 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변명조차도 구질구질해서 생략해 버렸습니다. 점점 모임에 가기 싫어졌습니다. 내 인격에 험집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그 모임에 가지 말아야할 이유를 생각해 내기 시작합니다. 그럴수록 그 모임과 거리가 멀어집니다. 이제는 그 모임을 안나갈 명분을 만들어 단절하는 것이 그나마 자신을 건질 길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이 모임과 인간관계의 단절로 들어가게 된다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사소한 약속 불이행이 모임과의 단절까지 발전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언약백성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구원에 참여한 자들입니다. 그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 언약은 다양한 역사적 경험과 입체적인 조명을 통해 증험된 자료로 성경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약속의 보증이 되는 말씀으로 언약백성이 된 것입니다. 우리가 그 약속에 끝까지 신실하면 언약은 유효하게 됩니다. 이제 사람과의 약속에 신실하게 살아가는 훈련을 땅에서 잘 할 수록 성경에 제시된 하나님의 언약으로 가까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약속의 중요성과 약속을 지킬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할 책임을 절감하며 언약백성의 긍지를 누리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장경숙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
이 아침에 묵상의 글로 삼았습니다.
믿을 수있는 사람!
하늘이 두쪽이 난다해도 변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그런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생각을 하게하시니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