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져 간다.
청암교회를 개척하고 첫 당회를 하던날의 설레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데
34년만에 마지막 당회를 인도하는 남편을 바라보는 마음 감회가 깊었다
천하만물은 기한이 있고 시작이 있으니 끝이 있다는 말을 몸으로 체득하게 되었다.
치밀하게 당회를 준비한 담임목사님이 주일 아침에 그것도 3부 예배 직전에
"오늘 당회는 아버지가 진행해 주세요"라고 했다.
당연히 담임목사가 해야한다고 거절하였으나
내년에는 원로목사가 되시므로 하고 싶어도 못하십니다.
청암교회 목회의 "마지막 당회" 인도를 하십시오. 라고 명령했다
동사목사는 담임목사의 명령에 복종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마지막 당회"였다.
몇가지 실수가 있었지만 은혜롭게 50분 정도 걸려서 당회를 마쳤다.
어떤 교회는 12시 반에 시작한 당회를 오후 5시까지 하는 교회도 있다고 들었다.
당회가 짧은 것이 은혜롭다는 공식은 좀 무리가 있지만
당회를 5시간 이상 하는 교회도 분명히 문제가 있을 것이다.
엊그제 청암교회 첫 당회를 설레임으로 하던 날이 있었는데
마지막 당회를 하는 남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던 나에게는 감회가 깊다
많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짧다면 순간인것 같고 길다면 혹독하리만큼 힘겨웠던 날들이었다.
무엇을 남기고 가는지 부끄럽기까지 하고
어찌보면 많은 일을 당하고, 배우고, 연단 받은 날들이기도 하다.
그리도 아름다운 사람들로 인해 행복하고 감사하기도 하였고
원통하고 섭섭하고 슬픈 사람들로 인해 밤잠 못 이루고 울던 날도 있었다.
오해와 몰이해로 내장까지 뒤집어 보이고 싶어서
내장을 다 뒤집어 잘라내는 수술까지 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역사속에 청암교회가 탄생하였고
강화에 로뎀의 집이 우뚝 서서 지난해만 해도 1000명 넘는 사람들이 수련을 받았다
어찌 출산의 고통이 없으랴. 청암교회를 개척하고 34년만에 마지막 당회를 마치고
떠나는 심정, 돌아보면 앙금도 남아있고, 둥둥 뜨는듯한 감회도 넘치지만
힘있게 바톤을 아들에게 넘겨주며 감사 또 감사로만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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