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이 있어 잠시 나갔다 들어오니
남편이 부산에 추** 라는 분이 전화가 왔던데? 누구냐고 묻더군요
20년전에 글 쓰는 동아리에서 알던 사람이라는데?
난 단 한번도 글 쓰는 동아리에 가입한 적이 없었고
20년 전이면 50도 되기 전인데 그때 알던 사람이 누굴까?
전화번호가 남아있기에 남편 있는 자리에서 전화를 하였습니다.
(남편이 불쾌하게 생각하는 듯, 중요한 일도 아닌데 한밤중에 전화를?)
"수니님이세요? 부산의 추** 입니다 저를 모르세요."
목소리는 기억을 못하지만 이름은 어렴프시 기억이 나는듯 하였습니다.
전라도에 심**님 광주에 빛** 님을 들추면서 하이텔 시절
게시판에 수니님이 글 썼자나요?
"아. 그러세요. 그분들 알지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를 하셨는지요?"
옆에 남편이 다 듣고 있는데 약간 긴장이 되지만 정말 왜 전화를 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언제 한번 다 만나보고 싶어서..." 여기까지 말할때 "그런 일로 전화하지 마세요"
"아. 그래요? " 어정쩡하게, 조금은 상대방이 섭섭하게, 전화를 끊었습니다.
금방 남편이 옆에서 수사 반장처럼 허점을 찔렀습니다.
"20년 전에 안 사람이 어떻게 우리 전화번호를 아나?"
우리 전화번호는 바뀐지 약 7년정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남편 모르게 소통이라도 하던 사람인 것처럼 생각하는가 봅니다.
문제는 나이가 70을 바라본다고 해서 한밤중에 남편 있는 집 여자에게
뜬금없이 전화를 해도 되는 일인가?
이런 일이 기분 나쁘다고 하면 남편이 쪼다인가?
나이가 들수록 품위를 지켜야 하고 내외 지간의 예절은 기본이 아니던가?
요즈음 백수가 된 남편은 낮에도 착실히 내 곁에 있어 삼식이가 된 터인데
낮에 어쩌다 전화가 오는 수가 있습니다.
"전화 잘 못 거셨습니다." 뎅겅 전화를 잘라 버리는 것은 혹시 치매에 걸리셨는지?
자주 전화 하시는 분이 전화 내용은 "보고싶다" 는 정도여서 더욱 난처하기 때문입니다.
70대가 되었느데도 서로 조심하고 사는 부부가 있겠느냐고 말한다면
금방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알 일입니다.
어느날 남편에게 20년 전에 알던 여자라면서 문득 보고 싶다거나,
전화번호를 구했으며, 모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전화가 온다면
나는 아무렇지도 않을가? 기분이 나쁘지 않겠는가? 늙었으니까?
어제밤 전화 하신분을 넌즈시 나무라는 격이 되었지만
의아하게 생각하는 남편의 접힌 한자락 마음의 주름살을
어찌 말끔하게 다림질 해줄 수 있을까? 그것이 문제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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