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눈물은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10) 한경직 목사님의 눈물(1) <기독교신문, 7월 29일>
“눈물은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10) 한경직 목사님의 눈물(1) <기독교신문, 7월 29일>
한경직 목사님은 기도와 눈물의 사람이었다. 그의 기도는 의식적인 기도가 아니었다. 자신과 민족의 죄와 고난과 약함과 아픔과 절망을 짊어지고 드려진 진솔하고 처절한 눈물의 기도였다. 한경직은 1902년 12월 29일 평남 평원군 공덕면 간리에서 태어나서 기독교적인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그의 절박한 기도는 17세 되던 1919년 평양 영성소학교 교사로 봉직하고 있을 때 일본 고등계 형사들의 혹독한 고문을 받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때 그는 자신의 약함과 무능을 절감하며 하늘을 바라보면서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그가 깊은 기도에 빠지게 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였다. 1924년 여름 황해도 구미포 해변을 걷고 있었는데 어디선 가 세미하고 강권적인 음성이 들려왔다. "하나님께 완전히 몸 바쳐 이 땅에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 그는 백사장에서 무릎을 꿇고 여러 시간 동안 눈물로 기도했다.
후에 한경직은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3년간 신학을 공부했는데 이때 한경직은 학교 근처에 있는 소나무들이 울창한 무명 병사들의 묘지에서 많은 시간을 기도와 묵상으로 보냈다. 한경직이 보다 처절한 기도에 빠진 것은 그가 프린스턴 신학교를 졸업하고 교회사를 공부하기 위해 예일 대학 박사과정에 진학할 준비를 하고 있던 때인 1929년 폐결핵 3기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였다. 진학은 물론 인생 자체를 포기해야 할 지도 몰랐다. 그 때 한경직은 하나님만 바라보며 처절한 눈물의 기도를 드렸다. 얼마 후 그는 사경에서 일어났다. 한경직은 나라와 겨레를 섬기기 위해 조국으로 돌아왔다. 한경직 목사님의 비움과 버림과 청빈의 삶이 시작된 것이었다. 한경직 목사님은 1933년부터 신의주 제2교회에 교역자로 부임하여 설교와 기도와 봉사에 전념하게 되었다. 한경직 목사님이 1942년 신의주 제2교회에서 일제에 의해 추방당한 후 1945년까지 보린원 원장으로 지내면서 고아와 노인들을 돌보고 밭 농사를 거드는 일 외에 명상과 기도의 시간을 가지곤 했는데 시간을 정하고 언덕 위에 올라가서 기도하고 묵상하는 것이 중요한 일과 중의 하나였다.
한경직 목사님은 1945년 10월 월남 후 베다니교회 즉 영락교회를 설립하고 급속도로 증가하는 교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1947년 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리던 중 장마와 폭풍우에 천막 예배당이 강타되어 크게 파손되고 말았다. 한경직 목사님은 그 자리에 엎드려 기도하기 시작했고 전 교인들도 뒤따라 목 놓아 울면서 기도했다. 2천여 교인들의 울부짖는 통성기도는 “주여! 우리에게 예배당을 주시옵소서” 였다. 그 기도는 응답되어 1950년 6월 영락교회당을 건축하고 준공감사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그러나 준공감사예배를 드리자마자 6.25전쟁으로 인해 한경직 목사님은 안양 대전 대구를 거쳐 부산에까지 밀려 내려가는 비극을 경험하며 다시 하나님께 무릎 꿇는 기도를 드렸다. 한경직 목사님의 요청을 받은 노진현 목사님은 곧 예배당을 개방하기로 하고 구국기도회 포스터를 제작하여 길거리에 붙이게 했다. 구국기도회가 열리던 날, 부산에 거주하던 그리고 피난 온 400여 명의 목회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강단에 오른 한경직 목사님은 열정에 찬 목소리로 메시지를 전했다. 설교가 끝나자 누가 먼저 통성으로 기도하자고 제의할 필요도 없이 모두들 처절한 마음으로 부르짖기 시작했다. 억울하고, 부끄럽고, 후회스럽고, 애통하는 모든 심정을 하나님께 토해냈다. 그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하는 소리가 부산 하늘을 메우고 전 국토에 퍼져 나갔다. 밤은 깊어 갔지만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고 그 자리에 앉아서 기도하다가 찬송하고, 찬송하다가 기도하기를 되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