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오늘의 현실”
바로 3년 전에 “국내 교회의 전망”을 조망하면서 “부끄러운 오늘의 현실”이란 말로 글을 시작한 일이 있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같은 말로 글을 시작하게 된다. 나는 이렇게 진단했었다. “오늘의 한국 교회는 외형적이고 물량적인 모습이 크게 성장했는지는 모르지만 내면적인 모습은 가련할 정도로 피폐해졌다.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교회는 돈과 명예와 정욕에 사로잡히는 부끄럽고 추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극심한 양극화의 갈등까지 드러내고 있다.” 오늘의 양극화는 보다 극심해졌고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편승한 나머지 교회는 극도로 세속화되었다. 외형적인 성장까지 멈추었다.
“정치에 편승할 한국 교회”
아마 2007년도 한국 교회의 중요한 이슈들 중의 하나는 정치 문제일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한기총을 비롯한 한국의 일부 보수 단체들과 보수 교회가 지나치게 정치 문제에 편승했는데 이와 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현 정부의 정치의 잘못과 실패가 주 원인이지만 한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과거 군사 독재 시절에는 정치의 잘못과 실패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의 소리를 내지 못하던 사람들이 거리나 광장에 나와서 정권 교체를 외치고 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의 황우여 의원은 최근에 “교회의 정치 참여는 불가” 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회가 정치를 하는 것은 안 된다. 교회는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의 정치와는 목표와 수단이 다르다.” 나는 최근 어느 잡지에 기고한 정치에 관한 글에서 다음과 같이 글을 마무리했다. “교회와 목회자들의 정치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역할은 정치 문제에 직접적인 방식으로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교회와 목회자들의 올바른 역할은 정치인들에게 영적이고 도덕적인 감동과 감화를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이 잘못을 범할 때 충고나 책망은 할망정 ‘분노’와 ‘정죄’를 나타내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Again 1907 에 편승할 한국 교회”
극도로 세속화되고 무력화된 한국 교회가 1907년의 부흥을 갈망하며 여러 가지 계획들과 모임들을 마련하며 부흥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이 점에 있어서도 한국 교회는 지나치게 행사 위주와 인물 위주로 치닫고 있는지 모르겠다. ‘부흥’과 ‘각성’이 무엇이며, 부흥과 각성이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일어났고 진행되었는지를 보다 겸허하고 진지하게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최근에 부흥 사모와 갈망에 대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하나님께서 부흥의 도구들로 사용하실 만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기도에 깊이 파묻혀 처절한 회개를 체험한 사람, 하나님의 임재를 깊이 체험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사람, 영혼들을 사심 없이 뜨겁게 사랑할 수 있고 그래서 하나님의 마음에 꼭 들어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시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사람! 그런 사람이 몇 사람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대중적이고 과시적인 모임을 삼가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시대마다 보내신 부흥 운동을 살펴보면 대중에 의해서 일어난 일은 없었다. 부흥을 사모하는 우리들이 무엇보다 가장 힘써야 할 것은 처절한 회개와 성결한 삶의 회복이다.”
“화해와 평화 운동에 눈 뜨게 될 한국 교회”
남남간 그리고 남북간의 숫한 갈등과 대결로 치닫던 한국 교회는 결국 화해와 평화 운동에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고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방향으로의 방향 전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교회가 민족 분단의 비극을 보다 근본적인 신앙적인 관점에서 즉 역사를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겸허한 신앙의 관점에서 풀어가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녀야 할 것이다. 최근에 50대의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통일 운동’과 ‘평화 운동’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평화의 소리」는 다음과 같이 그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양극화를 극복하고 통일 지향의 문화를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행한 역사적 및 정치적인 유산인 지역간의 감정, 계층간의 대립, 이념간의 갈등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이를 조화시킬 수 있는 균형 의식과 통합 의식을 정립하여 우리 사회에 진정한 화해가 확산되는 일에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수용하고 이를 생산적으로 통합시키는 다양성 속에서의 하나됨을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아울러 남북간의 현실적인 차이를 인정하되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의 기본 가치인 자유와 정의와 민주와 평화와 인권이 꽃피어나는 통일 지향의 문화를 창출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평화 한국」은 다음과 같이 그 입장을 밝혔다. “평화 한국은 남북 통일을 염원하며 전력하되 하나님의 평화가 선행돼야 하며 그것이 상위 목표임을 분명히 한다. 우리가 남남 평화, 북북 평화, 남북 평화, 동북아 평화,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정신으로 먼저 섬기고, 사랑을 실천한다면 남북 통일이 하나님의 선물로 주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스라엘, 애굽, 앗수르가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고 하나님을 경배하며 세계의 축복이 되는 비전을 이사야 선지자가 전망했듯이, 평화 한국은 통일된 남북한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이 세계의 축복이 되는 미래를 꿈꾸며 하나님의 평화를 심는 국내외 평화 세대 양성을 위해 세대를 이어 계속 주력하려고 한다.”
「기독교 통일학회」는 다음과 같이 그 입장을 밝혔다. “안타까운 것은 남북 갈등이 야기될 때마다 교회가 교회다운 목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성경적인 길을 제시하지 않고 일순간에 파당적이 되어 우리 주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로 말하고 흥분까지 하는 일입니다.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이 성경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보수와 진보 정치가들의 좌우 논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신학도 설교도 십자가에 드러난 하나님의 평화, 사랑, 생명에 대한 성경의 진리를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배 고픈 자에게 먼저 먹을 것을 주라!’ ”
기독교 역사관의 특징은 ‘비관론적 낙관주의’(pessimistic optimism)이다.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볼 때에는 비관론자가 될 수 밖에 없지만 하늘과 하나님을 바라볼 때에는 낙관론자가 된다. 우울하고 어두운 우리의 현실에도 밝고 희망적인 빛이 비칠 수가 있는 것이다. 오직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는 겸손과 회개와 믿음과 포용과 용서와 희생과 사랑이 있을 때에! 기독교 신문(2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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