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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
“한국교회 회복, 철저한 자기 회개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한국교회 지혜·부함 버리고 바보처럼 어리석어야
세상조류 따르지 말고 자기 부인하며 예수 닮아가야
새해 한국교회 길을 묻기 위해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를 지난 4일 김 목사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철저한 자기 회개를 촉구했다. 지금 한국교회는 너무 지혜롭고, 부해졌다며 어리석은 방법이지만 신앙의 선배들을 따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신앙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말이다. 김 목사의 말은 깊은 영성의 울림으로 다가왔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일문 일답이다.
- 2011년 새해를 맞이하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새해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한국교회와 우리 성도들의 모습은 세속화와 분열로 치닫고 있는 너무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자비하심과 인자하심이 한국교회와 우리 모두에게 임하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새해에는 세속화와 분열의 부끄러운 모습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게 되기를 바라며,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긍휼과 용서와 사랑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우리 몸에 지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주님을 기쁘시게 하고, 사회의 인정과 존경을 받는 한국교회가 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 지금 한국교회는 정쟁과 갈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 반해 이것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자정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사회 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이것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순수한 영성과 긍휼의 인격을 지닌 지도자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 대한 철저한 회개와 온유, 겸손을 지닌 인격 그리고 타인에 대한 긍휼과 용서, 사랑과 존중을 지닌 인격의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지금 우리들은 우리 선배들이 지녔던 철저한 회개도 없고, 잘못을 범한 타인들에 대한 긍휼도, 용서도, 사랑도, 존중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자기 중심적인 진리의 깃발을 휘두르면서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 우리들 대부분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신학을 절대화하고, 자기 교단과 교회를 절대화하고, 자기 생각과 주장을 절대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안은 간단합니다. 철저한 회개입니다. 사도 바울처럼 자기를 멸시하기까지 부정하며 회개하는 것이고, 타인을 존중하며 높이면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기철 목사님, 이성봉 목사님, 손양원 목사님, 한경직 목사님 등과 같은 순수한 회개의 영성과 긍휼과 사랑의 인격을 지닌 지도자 십 여분이 계신다면 한국교회와 사회는 지금의 부끄러운 모습에서 조금씩, 조금씩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 한국교회 회복의 대안으로 회개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한국교회 회개의 모습을 보면 대형집회에서 이벤트성으로 끝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열매없는 회개는 공허한 메아리입니다. 진정성 있는 회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기독교는 죄사함과 구원의 종교이고, 종말과 천국의 종교입니다. 그 입구와 관문은 ‘회개’입니다. 회개 없는 죄사함과 구원은 존재할 수도 없고, 회개 없는 종말과 천국 또한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는 시끄러운 음악의 제사도, 불의를 비판하고 진리의 깃발을 휘두르는 설교나 대중집회도 아닌 ‘모두가 내 탓’이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죄와 허물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회개와 참회의 제사입니다. 회개가 드문 시대입니다. 회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회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멸시하기까지 부인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처절할 정도로 자기를 부인했습니다. 또한 회개는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탕자가 아버지에게 돌아갈 때 안아줍니다. 하나님께로 돌아가고, 죄인에게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1907년 회개는 열매로 나타났습니다. 열매 없는 회개는 거짓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회복, 사람과의 관계회복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교회가 거룩해지고, 사회가 변합니다. 거기서 전도, 구제가 생겨납니다. 부흥사가 “회개하라”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부터 회개해야 합니다. 이것이 회개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다음 세대로의 리더십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표출되고, 교회가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합니까?
원로든지, 후임이든지 권위를 내세우면 안됩니다. 내가 너무 강합니다. 고린도전서에서 바울은 “바울이 무슨 물건이냐, 아볼로가 무슨 물건이냐, 아무것도 아니다.” 멸시할 정도로 자기를 낮췄습니다. 그러면 분쟁이 생기지 않습니다. 모두 자기식대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약할 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합니다. 누구든 자기를 대단한 것처럼 여기지 말고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분쟁, 분노는 안 생깁니다.
-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 대해서는 예언자적인 자세로 할 말은 하고, 사회에 대해서는 섬김과 나눔의 제사장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동하는 한국교회의 모습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실천적인’ 행동이란 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전략적인’ 행동이란 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저는 기독교는 어떤 의미에서 비전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십자가의 복음은 어리석은 것이고, 미련한 것이고, 약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모세도 여호수아도 사도 바울도 모두 비전략적이었습니다. 비현실적이었습니다. 물론 정부와 세상에 대해서 예언자적인 자세로 할 말은 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문제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부정적인 저항의 자세이든지, 긍정적인 굴종의 자세이든지를 막론하고, 교회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문제에 너무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회에 대해서 섬김과 나눔의 제사장적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너무너무 당연한 일입니다. 교회가 섬김과 나눔과 봉사 사역을 등한히 할 때 사회로부터는 물론 하나님으로부터도 외면을 당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이고 우선적인 문제는 역시 교회가 자기 자신에 대한 회개와 각성, 갱신과 부흥을 계속해서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변화되면 사회도 정치도 자연히 변화되기 때문입니다.
-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의 파도를 타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가 함께 부흥하기 위해 어떻게 상생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이미 지적한 대로 세속화와 함께 분열과 분쟁인데 세속화와 분열은 모두 부흥의 적입니다. 교회가 세상의 유행을 따라가거나 분열을 거듭할 때 감성을 자극하는 거짓 부흥은 일어날지 모르지만, 교회는 진정한 부흥에서 점점 멀어질 것입니다. 서로 갈라져있던 120여명이 함께 모여서 회개하며 기도했을 때 진정한 부흥이 임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1,500여명의 신자들이 1907년 1월 평양 장대현교회에 함께 모여 통회 자복하며 기도했을 때 ‘한국의 오순절’이라고 불리는 놀라운 부흥이 임했습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하는 모습이 선하고 아름답다고 했고 그곳에 하나님께서 복을 명하셨다고 했습니다. 시위적인 대형집회가 아닌 갈라졌던 교단들이 불신과 비난의 벽을 허물고 연합하고 그리고 작은 교회들과 대형교회들이 분노와 멸시의 벽을 허물고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지닐 때 하나님께서 웃으시면서 각성도 부흥도 내려주실 것입니다.
- 한국교회는 부흥하면 양적 성장을 말합니다. 이제 부흥에 관한 사고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정한 부흥은 무엇입니까?
한국교회는 성장병에 걸렸습니다. 성장은 못해도 선배를 닮고, 예수를 닮으려는 마음과 모습을 지니면 왜 사회가 비난하겠습니까? 약해지고, 어리석어지고, 바보처럼 되면 욕을 못합니다. 천안함, 연평도는 서곡에 불과합니다. 사인을 보고 회개하지 않으면 조금 더 큰 재난이 올 수도 있습니다. 저주라기보다는 버리시지 않는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징계의 채찍일 수 있습니다. 한국 교계는 통곡하고 기도할 때입니다. 교회의 분열과 세속화를 참회해야 합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에서는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옵소서’, ‘새벽기도 좀 잘하게 하옵소서’, ‘주일저녁예배 잘 드리게 하옵소서’,‘ 북한동포 불쌍히 여겨주옵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어리석고 무식한 방법입니다. 선배들이 갔던 길을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너무 지혜롭고, 너무 부해졌습니다. 성경 말씀대로 살고, 기도하는 것이 진정한 부흥입니다.
- 한국교회는 연합을 말하면서도 실제로 연합하는 데는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합의 해법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모든 근본적인 문제는‘자기’입니다. 자기신학, 자기교단, 자기교회,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것이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자기라는 것이 없어져야 합니다. 프란시스는 완전히 자기를 부인했습니다. 예수님도 하늘의 영광을 부인했습니다. 약해지고, 착해지고, 버리면서 주변과 땅끝으로 가는 것이 복음의 3도입니다. 자기를 버리는 것이 불가능하겠지만 애써야 합니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우리들로 하여금 자기를 버리게 했습니다. 교회 역사상 가장 교회다운 때는 고난의 시간이었습니다. 성공이 제일 위태롭습니다. 자기를 포기하고, 부인할 때 진정한 연합의 문이 열립니다.
- 마지막으로 기하성 교단과 교역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오래 전 조용기 목사님도 강원용 목사님도 아주 강하게 비판하던 극단적인 보수주의자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조용기 목사님도 강원용 목사님도 존경하며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두 분의 사랑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기 신학, 자기 교단, 자기 교회 그리고 자기 생각과 입장을 거의 절대화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습니다. 성경 이외에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칼빈에게도 장단점이 있고, 웨슬리에게도 장단점이 있습니다. 장로교에도 장단점이 있고, 기하성에도 장단점이 있습니다. 기하성 교단과 목회자들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지니고 기하성 교단의 장점들을 잘 살려서 한국교회와 사회를 섬기시는 귀한 사역을 하시기를 기대하며 바랍니다. 특히 기하성 교단이 불신과 대결로 치닫고 있는 남한 교회와 사회는 물론 남북 관계에 화해와 협력의 징검다리를 놓는 사랑과 평화의 도구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와 사랑과 축복이 기하성 교단과 목회자 여러분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성태 윤화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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