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당면 과제와 방향” 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 한국교계지도자초청조찬모임 (코리아나 호텔 7층 2011,5.6 오전 7시)
저는 이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발표할 자격이 전혀 없는 부족한 사람인데 발표하라고 억지로 부탁을 해서 할 수 없이 여기 와서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저는 한국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세속화’와 ‘인간화’의 문제와 그 결과로 나타난 ‘분쟁’과 ‘분열’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가 언제부터인가 너무 세상의 유행을 따르게 되었고 너무 정치와 경제에 깊이 관여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부 교회들이 너무 크게 성장했고 일부 교회의 지도자들이 너무 유능해지고 너무 유명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성장주의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교회가 더 커지고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 온갖 성장 프로그램과 전도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사용하게 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고 옥한흠 목사가 지적한 대로 교회가 무슨 학원처럼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고 랄프 윈터 박사는 오늘의 교회들이 예배 중에 드럼과 심벌 등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하므로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게 된 것이 죄악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방지일 목사님은 지난날의 교회들은 성령의 지배를 받으려고 무릎을 꿇고 울었는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각종 음악과 프로그램으로 성령을 지배하려고 대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교회의 지도자들은 교단이나 연합기관의 장이 되는 것을 소원과 목표로 삼게까지 되었습니다. 결국 한국교회는 물욕과 정욕과 명예욕과 자리 욕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그 결과 극심한 세속화와 함께 극심한 분쟁과 분열에 휩싸이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한국교회는 주님과 주님의 신실한 제자들이 지녔던 순수한 영성과 도덕성을 많이 상실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즉 주님께서 지니셨던 “버림과 떠남” “온유와 겸손” “눈물과 기도” “긍휼과 용서” “사랑과 섬김” “희생과 죽음”을 많이 상실하게 되었고 주님의 신실한 제자들이 지녔던 “처절한 회개”와 함께 “버림과 떠남” “온유와 겸손” “눈물과 기도” “긍휼과 용서” “사랑과 섬김” “희생과 죽음”을 많이 상실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속화’와 ‘인간화’와 함께 ‘분쟁’과 ‘분열’로 치닫고 있던 고린도 교회를 향해서 사도 바울은 책망 섞인 질문과 권면을 다음과 같이 했습니다. “그대들이 높이 내 세우는 아볼로는 무슨 ‘물건’(중성 명사)이며 바울은 무슨 ‘물건’(중성 명사)이뇨? 어째서 인간들을 높이 내 세우면서 아볼로파 바울파로 나뉘어서 분쟁과 분열을 도모하고 있느뇨? 사실 아볼로나 바울은 무슨 물건도 되지 못하는 아무 것도 아닌 ‘무 존재’(nothing)로되 오직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뿐이시니라 솔직히 말해서 나는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찌끼’(scum of the earth) 같은 존재이니라”(고전 3:5-7,4:13). “너희 중에 심지어 음행이 있다 함을 들으니 이런 음행은 이방인 중에라도 없는 것이라”(고전5:1). “내가 너희를 부끄럽게 하려 하여 이 말을 하노니 너희 가운데 그 형제간 일을 판단할만한 지혜 있는 자가 이같이 하나도 없느냐 형제가 형제로 더불어 송사할 뿐더러 믿지 아니하는 자들 앞에서 하느냐 너희가 피차 송사함으로 너희 가운데 이미 완연한 허물이 있나니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고전6:5-7). “방언과 예언과 능력과 이적 등 모든 은사들이 아무리 귀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기를 바라오”(고전13장). “내가 그리스도를 본 받는 자 된 것같이 그대들도 나를 본 받는 자 되기를 바라오”(고전11:1).
한국교회가 ‘세속화’와 ‘인간화’와 함께 ‘분쟁’과 ‘분열’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 근본 원인은 시간이 지나면 타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인 죄성 때문이고 그리고 인간의 죄성을 어느 정도 붙잡아 내릴 수 있는 징계와 채찍인 핍박과 고난이 그치고 그대신 평화와 번영이 너무 오래 계속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활의 주님께서 칭찬하신 서머나 교회가 지녔던 “환난과 궁핍”(계2:9)은 사라지게 되었고 그 대신 부활의 주님께서 책망하신 라오디게아 교회가 지녔던 “부족한 것이 없는 부요함”(계3:17)을 지니게 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회가 너무 커지고 너무 강해지고 너무 부요하게 되고 너무 유능해지고 너무 유명해진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성 어거스틴과 예일대학교의 역사신학 교수 자로슬라브 펠리칸 박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면 비관적이 될 수 밖에 없고 하늘과 하나님을 바라보면 낙관적이 될 수가 있다.” 죄와 허물로 인해 타락하여 망할 수 밖에 없게 된 우리 죄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세상이나 자신을 바라보는 대신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바라보고 또 바라는 일과 주님을 따라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신앙의 선배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므로 우리에게 구름 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있으니 모든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를 벗어 버리고 인내로써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12:1,2).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세상과 사람을 너무 바라보고 의지하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서 소망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랑의 채찍을 좀 세게 맞아야 무릎을 꿇고 하늘과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고 의지하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는 사랑의 채찍을 맞으면서 무릎을 꿇고 하늘과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일이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신앙의 선배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라보고 또 바라봄이 우리들의 생각과 느낌과 의지와 말과 행동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바라보고 또 바라봄이 우리들의 살과 피와 세포와 기질과 성향과 DNA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어가던 강도 한 사람이 고통 중에서 항복하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았을 때 그의 운명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주님을 배신하고 디베랴 바다가로 갔던 베드로와 여섯 제자들이 실패와 좌절 가운데서 항복하며 십자가와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았을 때 저들의 운명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십자가에 달리신 우리 주님께서 몸과 마음과 영혼에 지니시고 나타내 보이신 흔적과 모습에 “버림과 떠남” “온유와 겸손” “눈물과 기도” “긍휼과 용서” “사랑과 섬김” “희생과 죽음” 등이 순수하고 진하게 나타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며 십자가의 주님을 따라서 살다가 죽은 주님의 신실한 종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에도 처절한 ‘회개’와 함께 “버림과 떠남” “온유와 겸손” “눈물과 기도” “긍휼과 용서” “사랑과 섬김” “희생과 죽음” 등의 흔적과 모습이 순수하고 진하게 나타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주님과 주님의 종들이 몸과 마음과 영혼에 지녔던 십자가 복음의 흔적과 모습 열 가지를 세 가지로 요약해서 묘사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것이 ‘약함’과 ‘착함’과 ‘주변성’의 흔적과 모습이라고 지적합니다. 저는 이 세 가지 흔적과 모습을 지니고 걸어가는 삶과 죽음의 길을 “복음 삼도” (福音 三道)의 길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오늘날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이 세 가지 복음의 흔적과 모습을 몸과 마음과 영혼에 지니고 걸어갈 수만 있다면 오늘날 한국교회다 당면한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사도 바울이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지노라”(갈6:17). 저는 한국교회의 당면 과제가 바로 십자가 복음의 세 가지 흔적과 모습을 몸에 지니고 걸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고난과 고통 중에서 실패와 좌절 중에서 십자가의 주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데서 그리고 주님을 따라서 살다가 죽은 주님의 신실한 종들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데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강해지기를 소원하지만 십자가의 주님은 약해지셨고 우리들은 유능해지기를 소원하지만 십자가의 주님은 착해지셨고 우리들은 우리들 중심이 되기를 소원하지만 십자가의 주님은 자기 중심이 아닌 주변으로 땅끝으로 향하셨다는 것입니다. 저는 설교가 중요하지만 설교는 은이고 신학이 중요하지만 신학은 동이고 은사와 이적이 중요하지만 은사와 이적은 철이고 행사와 프로그램이 중요하지만 행사와 프로그램은 흙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 닮으려고 하는 삶만이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을 닮으려고 하는 삶만이 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주님께서 사시다가 죽으신 삶과 죽음의 모습 세 가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주님께서는 약함의 흔적과 모습을 몸에 지니고 사시다가 죽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태어나실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극히 약한 삶을 사셨습니다. 하늘 영광을 버리시고 하늘 집을 떠나 가난하게 사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태어나실 곳이 없어서 구유에 태어나셨습니다. 헤롯이 잡아 죽이려고 하자 베들레헴을 떠나 애굽으로 피난을 가셨습니다. 33년 동안의 삶은 가난하고 약한 삶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골고다로 끌려가실 때는 너무너무 약한 모습이었습니다. 때리면 맞고 침을 뱉으면 그대로 뱉음을 당하고 죽이면 그대로 죽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약한 모습으로 사시다가 약한 모습으로 죽으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도 모두 약했습니다. 때리면 맞고 죽이면 죽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십자가는 약한 것이고 어리석은 것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약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 기독교의 본래의 모습이었고 본래의 특징이었습니다. 기독교의 복음은 역설적입니다. 약할 때 강하고 어리석을 때 지혜롭게 되는 것이 기독교의 복음입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기독교 지도자인 존 스토트 박사는 이런 말을 한 일이 있습니다. “기독교의 근본적 진리의 하나는 약함과 어리석음에 있다. 십자가의 복음 자체가 약하고 어리석은 것이다. 참된 복음 전도자의 특성도 자신의 약함과 어리석음을 깊이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복음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자격도 약함과 어리석음이다.” 너무너무 중요하고 정확한 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은 십자가의 약함과 어리석음을 강조했고 십자가의 복음을 전할 때 헬라의 지혜로 포장하지 않고 로마의 웅변술로 각색하지 않기로 작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참된 복음 전도자의 특성도 자신의 약함과 어리석음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초기의 조선교회는 참으로 약했고 가난했고 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선교회는 겸손히 땅에 엎드려 하늘을 바라보며 하나님만 의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약하고 가난하고 힘이 없는 조선 교회를 축복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새 한국교회는 너무 커지고 너무 강해지고 너무 지혜로워졌습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너무 위대해져서 거의 우상화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의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고 사회로부터 실망과 불신을 받기에 이르렀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교회는 예수님처럼 바울처럼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처럼 약해져야 한다고 생각해 봅니다.
둘째로, 주님께서는 착함의 흔적과 모습을 몸에 지니고 사시다가 죽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물론 말씀도 하셨지만 우리와 함께 착하게 사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아버지를 공경하는 착한 삶을 사셨고 마지막 3년 동안 공 생애의 삶은 모든 약한 자와 가난한 자와 병든 자들을 도와주시고 먹여주시고 치료하시는 착한 삶을 사셨습니다. 마지막에는 양들을 위해서 목숨을 버리시는 극도로 착한 대속의 죽음을 죽으셨습니다. 그래서 사도 베드로는 예수님의 사역을 소개하면서 “저가 두루 다니시며 착한 일을 행하시고”(행10:38) 라고 지적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더러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라고 말씀하시면서 그것은 착한 행실을 세상에 나타내 보이는 삶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사도 행전은 베드로의 설교와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복음이 널리 전파된 것을 기록하지만 사실 그 길을 미리 예비한 것은 여러 사람들의 착한 삶이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르가의 착한 행실을 통해서 복음 전파의 준비가 욥바에 마련되었고, 고넬료의 착한 행실을 통해서 복음 전파의 준비가 가이사랴에 마련되었습니다. 바나바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전에 착한 사람이었는데(행11:24) 바나바의 착한 삶을 통해서 안디옥교회가 튼튼하게 세워졌고 소 아시아 선교와 마게도냐의 선교가 이루어졌습닌다. 디모데는 목회자 이전에 루스드라와 이고니온에 있는 형제들에게 칭찬 받는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한국교회에 설교와 신학과 은혜 체험이 풍성하게 된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설교가 너무 풍성하고 신학이 너무 풍성하고 은혜 체험이 너무 풍성한 나머지 말만 잘 하게 되었고 비판만 잘 하게 되었고 감성만이 풍부하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착한 삶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주님 닮은 “온유와 겸손” “긍휼과 용서” “사랑과 섬김” 등의 착한 삶이 많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세상으로부터 불신과 비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은 유창한 설교보다 정통 신학보다 뜨거운 체험보다 모든 약한 자와 가난한 자와 병든 자들을 긍휼히 여기며 사랑하고 섬길 수 있는 착한 손길과 착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성 프랜시스와 이기풍 목사님과 윤함애 사모님 손양원 목사님과 정양순 사모님과 한경직 목사님과 장기려 박사님이 나타내 보여주셨던 착함을 몸과 마음과 삶에 지니는 것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셋째로, 주님께서는 주변성의 흔적과 모습을 몸에 지니고 사시다가 죽으셨습니다. 주님께서 사신 삶은 주변성의 삶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중심에 머물지 않고 항상 주변으로 달려가시곤 했습니다. 천국을 떠나서 우주의 끝인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루살렘에 머물지 않으시고 갈릴리로 사마리아로 주변으로 가셨습니다. 상류층에 머물지 않으시고 창기와 세리와 이방인들을 찾아가셨습니다. 나중에서 저주의 땅인 지옥에까지 내려 가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보고 땅 끝으로 희생과 죽음의 땅으로 가라고 명하셨습니다. 사도 바울보고는 저주의 땅인 로마에까지 가서 순교의 제물이 되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을 비롯한 주님의 제자들은 모두 주변으로 이방으로 땅 끝으로 순교지로 달려갔습니다. 사실 구약의 복음은 이미 주변 지향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축복하실 때 그의 관심을 자기 본토나 아비 집에 두지 않고 “땅의 모든 족속”(창12:3)에게 두도록 했습니다. 이사야에게 사명을 맡기실 때 그의 사명을 야곱의 지파들을 일으키는 이스라엘 회복에 머물지 않고 “이방의 빛을 삼아 구원을 땅 끝까지 이르게”(사49:6) 하는데 두도록 했습니다. 요나를 부르실 때 하나님은 그의 관심이 이스라엘이 아닌 앗수르의 구원에 있음을 분명하게 나타내 보이셨습니다. 기독교 복음의 특성 중의 하나는 자기 중심 자기 지역 중심 자기 민족 중심 자기 나라 중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눈은 물론 그의 자녀들을 향하고 계시지만 그보다는 ‘주변’과 ‘땅끝’과 ‘이방’을 바라보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성 프랜시스와 이기풍 목사님과 이승훈 선생님과 조만식 장로님과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은 모두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서서 모든 나라와 모든 민족을 품은 주변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이기주의와 지역주의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와 교파주의와 교단주의를 넘어서는 주변성과 세계성과 우주성을 지니는 일이고 그리고 희생의 제물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니느웨와 로마를 포함한 세계를 불쌍히 여기시며 사랑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예수님의 삶과 죽음의 특성 즉 기독교 복음의 특성 세 가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 즉 기독교 복음의 특성은 약함과 착함과 주변성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복음적인 삶을 가장 모범적으로 산 사람들 중의 대표적인 사람이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성 프랜시스는 첫째로 청빈과 약함의 삶을 살았고, 둘째로 모두를 사랑하는 사랑과 착함의 삶을 살았고, 셋째로 가난과 고통까지도 사랑하는 주변지향적 삶을 살았습니다.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도 첫째로 약함의 삶을 살았고, 둘째로 착함의 삶을 살았고, 셋째로 주변지향적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너무 높은 수준의 복음적 삶을 살았는데 지금 우리는 너무 낮은 수준의 세속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나 주님 닮은 삶을 살았는데 우리는 너무나 주님 닮지 않은 세상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 프랜시스와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의 삶을 살피고 나서 처절한 고뇌와 절망적인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저도 프랜시스처럼 주님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리며 약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주님 사랑 때문에 모든 사람들과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하며 착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도 주님 사랑 때문에 가난과 고통을 짊어지고 가난과 고통이 되면서 주변지향적인 삶을 즉 제물 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와 여러분들에게 성 프랜시스에게 임했던 그리고 손양원 목사님과 한경직 목사님에게 임했던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몇 십 분의 일 아니 몇 백분의 일이라도 임하기를 소원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약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착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주변 지향적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와 긍휼과 사랑이 우리 모두에게 그리고 한국교회 위에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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