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고전총서” 출판감사예배 축사 (3.18. 온누리교회 두란노홀)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제가 그동안 여러 종류의 책 출판을 기념하는 출판기념식에 가서 축사를 적당히 하곤 했는데 오늘 저녁에는 진심으로 온 마음과 몸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이 기독교 고전이 저의 삶과 사역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그리고 교회사적으로 너무너무 귀중한 책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장하고 있는 책들 중 제가 가장 애지중지해온 책이 Westminster Press가 1953년부터 26권으로 출판한 The Library of Christian Classics 전집입니다.
조금 전에 홍정길 목사님이 책의 중요성을 말씀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마지막 편지에서 디모데에게 가죽 종이에 쓴 (성경) 책을 가져오라고 부탁했다는 말씀을 소개했습니다. 요사이는 책을 중요시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성경 책도 중요시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스마트 폰으로 대치하고 있는 불행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읽으면서 은혜와 감동을 받고 그리고 줄을 치면서 읽은 그래서 손때와 눈물의 흔적이 있는 책을 귀중하게 여기지 않는 불행한 시대에 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사서 읽게 된 LCC중의 한 권인 Augustine: Earlier Writings이 저의 학문적인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1961년 대학을 막 졸업하고 1962년 총신 1학년에 입학하여 한철하 교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어거스틴의 초기 작품들을 영문으로 읽으면서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어거스틴의 진솔하고 처절한 고백과 기도에 얼마나 매료되었는지 모릅니다. 어거스틴은 그의 “독백록”(Soliloquies)에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오 창조주 하나님이시여, 먼저 나로 하여금 바로 기도하게 하시옵소서. 그리고 내 기도가 당신에게 들려질 수 있도록 바로 행동하게 하시옵소서. 그리고 당신에 의해서 자유함을 얻게 하시옵소서. 진리이시고 지혜이시고 생명이시고 선이시고 아름다움이시고 빛이신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주님 나의 왕 나의 아버지 나의 원인 나의 희망 나의 부 나의 영예 나의 집 나의 고향 나의 건강 나의 빛 나의 생명이신 하나님이시여 나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나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당신만을 따릅니다. 당신만을 추구합니다. 당신만을 섬깁니다. 내 귀를 치료하시고 열어주셔서 당신의 음성을 듣게 하시옵소서. 내 눈을 치료하시고 열어주셔서 당신의 손짓을 보게 하시옵소서.” “어떻게 당신에게 갈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시옵소서. 나에게는 당신에게로 가고 싶은 소원밖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시여, 나는 당신에게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말씀하시고 보여주시옵소서. 믿음으로라면 믿음을 주시고, 덕으로라면 덕을 주시고, 지식으로라면 지식을 주시옵소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더하시옵소서. 나는 당신에게 나의 기도를 아룁니다. 나는 하나님을 알기를 소원하며 그리고 나의 영혼을 알기를 소원합니다. 그 외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기도에서 말한 모든 것을 알기를 소원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은 여기 저기서 들어서 주어 모은 것들이고 기억에 저장한 것들이고 믿게 된 것들이지만 내가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믿는 것을 이해하기를 소원합니다. 나는 믿는 것을 알기를 소원합니다.”
결국 저는 어거스틴의 진솔하고 처절한 고백과 기도에 매료되었고 믿는 것을 이해하려는 신학활동에 공감하게 되었고 세상과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폭 넓은 우주적인 안목에 감동을 받아 어거스틴을 전공하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이 나의 삶과 사역에 얼마나 큰 축복이 되었는지 모른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기독교 고전 총서”를 읽음에서 비롯했습니다. 결국 저는 후에 어거스틴을 전공하게 되었고 초대교회사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고전”보다 우리들의 마음과 정신과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고 풍요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우리들의 모든 삶의 유산이 “고전”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유행에 치우치는 삶은 공허한 그리고 한 편으로 치우치는 삶이 됩니다. 지식의 세계는 물론 신앙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하면서 권면했습니다. “내가 받은 것을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고전15:3). “네가 뉘게서 배운 것을 알며”(딤후3:14). 제가 초대교회의 이단도 전공했는데, 이단은 과거와 전통을 무시하고 자신의 체험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1962년부터 LCC 총서를 한 권 한 권 사기 시작해서 26권을 다 사서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소장하고 있는 Library of Christian Classics (기독교 고전 총서)의 26권을 살 때마다 저는 책 뒷면에 저의 이름과 책을 산 곳과 날짜와 가격을 적곤 했습니다. Augustine: Earlier Writings과 Christology of the Later Fathers는 1962년 6월 21일 총신에서 각각 485원에 샀고, Early Christian Fathers는 1965년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5불에 샀고, Augustine: Confessions and Enchiridion 과 Nature and Grace는 1966년 10월 31일 예일대학교에서 각각 6불에 샀고, Calvin: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 1권과 2권은 1967년 1월 9일 예일대학교에서 각각 12불 50전에 샀고, Advocates of Reform과 Zwingli and Bullinger와 Cyril of Jerusalem과 마지막 26권인 English Reformers는 1967년 4월 27일 예일대학교에서 각각 6불에 샀습니다. 그리고 저는 평생 교회사를 연구하면서 그 어느 책들보다 The Library of Christian Classics 총서를 자주 읽으면서 참고하곤 했습니다.
음악의 세계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고전 음악을 모르고 음악을 안다고 말할 수는 절대로 없기 때문입니다. 고전 음악은 음악의 세계뿐 아니라 우리들의 일상 정서생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즐겁고 여유롭고 아름답게 만듭니다. 저는 대학생 때부터 기독교방송국에서 방송하는 고전 음악을 항상 들으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매달 초 기독교방송국에서 만든 한 달 음악 프로그램을 얻어다가 책상 앞에 붙여놓고 보면서 고전 음악을 애청하곤 했습니다. 미국에 가자마자 사서 모으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고전총서뿐은 아니었습니다. Classic 음악이 수록되어있는 Long Playing 레코드 판도 사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LP 레코드 판이 300여장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지금도 기독교고전총서 26권과 Classic LP 레코드 판 300여장을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음악은 인터넷으로 듣고 있지만. 저는 거의 한 평생 아니 지금도 음악을 들으면서 글도 쓰고 설교 준비도 하고 거의 모든 것을 합니다. 고전은 그렇게도 좋고 귀합니다. 고전에는 지적인 보화 신앙적인 보화 음악적인 보화들이 담겨있습니다.
저는 이번에 두란노서원이 The Library of Christian Classics 의 26권 중 20권을 선별해서 번역한 “기독교 고전 총서”를 출판하게 됨을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특히 손해를 볼 각오를 하고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독교 고전 총서”를 출판하신 하용조 목사님과 번역의 수고를 하신 여러 교수님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사랑과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많은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이 이 고전을 읽으므로 삶과 사역이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고 풍요롭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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