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작년 1월 13일 강변교회에서 은퇴한 후 주일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작은 교회들을 방문하며 설교를 하고 있는데 갈 때마다 그 교회에 필요한 말씀이 무엇인가를 묻곤 합니다. 부천제자교회의 강준모 목사님이 ‘헌신’에 관한 말씀을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오전 예배와 오후 예배에 모두 ‘헌신’에 관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사실 우리들은 받기를 좋아하고 드리기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은혜와 복을 받기를 좋아하지 몸과 마음과 물질을 드리기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은혜와 복을 베푸시기를 기뻐하시지만 동시에 우리들로부터 제사를 받으시기를 기뻐하십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라고 명하십니다. 왜 그렇습니까? 왜 하나님께서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물질을 드리라고 명하십니까?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첫째 이유는 우리들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이 본래 우리들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생명도 건강도 물질도 다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이유는 우리들이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물질을 드릴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사랑하는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려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너무너무 기뻐하셨습니다. 한 아이가 보리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예수님께 드렸을 때 예수님께서는 너무너무 기뻐하셨습니다. 셋째 이유는 우리들이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물질을 드릴 때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물질이 복을 받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물질을 드릴 때 우리들의 몸과 마음과 물질의 존재와 가치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삭의 삶에 변화가 일어났고 오병 이어의 가치에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장부터 11장에서 죄인들이 믿음으로 구원함을 받는다는 진리를 설파한 후 12장에서는 믿음으로 구원함을 받은 사람들은 무엇보다 먼저 자기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산 ‘제사’로 드리라고 권면했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의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12:1). 저는 신앙생활의 시작과 중심과 종점은 ‘헌신’과 ‘제사’와 ‘예배’ 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것이 ‘헌신’이고 ‘제사’이고 ‘예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이 드리는 ‘헌신’과 ‘제사’와 ‘예배’를 기뻐 받으시며 그 위에 축복의 손길을 펴시곤 합니다.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를 받으시고 아벨을 축복하셨고, 노아의 ‘제사’를 받으시고 노아를 축복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의 ‘제사’를 받으시고 아브라함을 축복하셨고’ 이삭과 야곱의 ‘제사’를 받으시고 이삭과 야곱을 축복하셨습니다. 모세와 엘리야의 ‘제사’를 받으시고 모세와 엘리야를 축복하셨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삭의 ‘헌신’과 ‘제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물론 아버지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드렸지만 이삭이 아버지를 뿌리치고 도망을 쳤다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드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이삭이 하나님과 아버지의 뜻에 기꺼이 순종하면서 자기를 제물로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삭의 헌신과 드림은 아버지 아브라함의 순종의 신앙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아버지 아브라함의 순종의 신앙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버지로부터 신앙의 유산을 물려 받는 다는 것은 너무나 큰 축복입니다. 저도 저의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으로부터 순종과 헌신의 신앙을 물려받았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아버지 손종일 장로님으로부터 순종과 헌신의 신앙을 물려 받았습니다. 이삭은 아버지 아브라함으로부터 순종과 헌신의 신앙을 물려 받았습니다.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모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부터 순종의 신앙을 지녔습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찌라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좇아 갔고”(창12:1,2,4). 아브라함은 두 말 하지 않고 무조건 순종을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후부터 어디를 가든지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아브라함이 99세 때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서 아들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씀했을 때 아브라함은 불가능해 보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을 때 아브라함은 무릎을 꿇고 엎드리어 하나님을 경배하며 웃으며 기뻐했다고 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엎드리어 웃으며 심중에 이르되 백세 된 사람이 어찌 자식을 낳을까 사라는 구십 세니 어찌 생산하리요”(창17:17). 아브라함은 반신반의하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윤선 목사님은 창17:17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엎드린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며 신뢰하는 태도였다. 그리고 그가 웃은 것은 불신앙이 아니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어 기뻐함이었다. 아브라함의 웃음은 의미심장하다. 그것은 그가 그의 자손 가운데서 메시야가 나실 것까지 미리 내다 보고 기뻐하였던 것이다. ‘심중에 이르되 백세 된 사람이 어찌 자식을 낳을까 사라는 구십세니 어찌 생산하리요’ 아브라함의 이와 같은 생각은 불신앙이 아니라 도리어 하나님의 권능을 감탄하는 믿음이다.” 결국 아브라함은 믿을 수 없는 처지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무조건 믿었습니다. 이와 같은 무조건 믿음의과 무조건 순종의 신앙을 이삭은 어릴 때부터 물려 받았을 것입니다. 자기가 세상에 태어난 사실부터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태어나게 된 것을 알았을 것이고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순종의 믿음으로 인해서 태어나게 된 것을 알았을 것입니다. 이삭은 믿음과 순종의 아버지 아브라함으로부터 믿음과 순종의 유산을 물려 받았습니다.
둘째, 자기를 번제의 제물로 드린 이삭의 ‘헌신’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삭은 어느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버지와 함께 모리아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 일 후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시험하시려고 그를 부르시되 아브라함아 하시니 그가 가로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네게 지시하는 한 산 거기서 그를 번제로 드리라”(창22:1,2).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엄청난 분부였습니다. 아버지의 도리에 어긋나는 분부였고 윤리에 어긋나는 모순된 분부였습니다. 킬케골이 지적한 대로 아브라함은 ‘두려움과 떨림’ (fear and trembling)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마음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오고 갔을 것입니다. 신앙의 길 대신 윤리의 길을 택할까 하는 생각도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신앙의 길 대신 자식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윤리의 길을 택할까 하는 생각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명령에 그대로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찌기 일어나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두 사환과 그 아들 이삭을 데리고 번제에 쓸 나무를 쪼개어 가지고 떠나 하나님의 자기에게 지시하시는 곳으로 가더니”(창22:3). 이삭은 언제나 아버지의 말씀을 잘 듣는 효자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삭은 늙은 몸으로 자기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부모님에게 효도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일찍 일어나라고 하면 일찍 일어나고 나무를 지고 산에 올라가자고 하면 산에 올라가고 죽으라고 하면 죽을 정도로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극진한 효도를 다했습니다. 그 날도 그런 효자의 마음을 가지고 아버지와 함께 모리아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산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아버지 아브라함은 ‘두려움과 떨림’의 마음으로 아들 이삭에게 하나님의 분부를 전달했을 것입니다. “아들아, 하나님께서 너를 잡아서 제사를 드리라고 하셨단다.” 이삭은 아버지에게 아무런 불평이나 반항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아버지의 뜻에 따랐습니다. 아버지가 하는 대로 조용히 따랐습니다. 이삭은 아버지의 뜻에 순종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헌신’의 제물로 바쳤습니다. 그 때 이삭은 어린 소년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이삭을 가리켜 ‘아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브라함이 사환에게 이르되 너희는 나귀와 함께 여기서 기다리라 내가 아이와 함께 저기 가서 경배하고 너희에게로 돌아오리라”(창22:5). 아버지는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제단 위에 놓고 손을 내 밀어 칼을 잡고 아들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의 지극한 순종과 지극한 효심에 가슴이 미어졌을 것입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은 또 다시 킬케골이 묘사한 대로 ‘두려움과 떨림’에 사로잡혔을 것입니다. 그리고 칼을 들어 자기의 가슴을 찔러 피를 흘리게 할까 하는 생각을 품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것은 킬케골의 상상입니다. 만약 그렇게 했다면 그는 믿음의 조상은 되지 못했겠지만 모든 인류의 추앙을 받는 위대한 인류의 아버지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번에도 하나님의 분부에 절대 순종을 했습니다. 아들을 잡아 칼로 죽여서 번제로 드리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응답했습니다. 그는 아들을 버리고, 윤리를 버리고, 자기의 가치관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버리고 하나님을 택했습니다. 절대적인 하나님께 응답하고 순복하기 위해서 이 세상의 모든 상대적인 것을 다 버렸습니다. 킬케골은 이것을 가리켜 ‘윤리의 목적론적 정지’ (a teleological suspension of the ethical) 이라고 불렀습니다. 그것은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버리고 아들이 아버지를 버리는 십자가의 버림의 사건과 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아들을 버렸습니다. 칼을 들어 아들을 찌르려고 했습니다.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단 나무 위에 놓고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고 하더니”(창22:9,10).
이삭도 자기 자신을 버리고 아버지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자신을 제물로 드렸습니다. 여기 이삭은 순종의 모델이었습니다. ‘헌신’과 ‘제사’의 모델이였습니다. 사실 여기 이삭은 2천년 후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매 달려 죽게 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골고다 언덕은 지리적으로 이삭을 제물로 드리려던 모리아 산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신기한 일이지요. 이삭은 마치 이사야 53장에 묘사된 고난의 메시야와 비슷한 모습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 잠잠한 양 같이 그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사53:7). 십자가의 수욕 앞에서 아무 입도 열지 아니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모리아산에서 아브라함의 무서운 칼날 앞에서도 잠잠하였던 이삭의 모습이 너무도 흡사했다고 하겠습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얼굴을 가리시고 우셨던 것처럼 아브라함도 얼굴을 가리고 울었을 것입니다. 물론 부활의 신앙을 지니기는 했지만 지금은 울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히11:17은 아브라함의 신앙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에 믿음으로 이삭을 드렸으니 저는 약속을 받은 자로되 그 독생자를 드렸느니라 저가 하나님이 능히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실 줄로 생각한지라 비유컨대 죽은 자 가운데서 도로 받은 것이니라”(히11:17-19). 아브라함은 이삭을 잡아서 희생의 제물로 드렸고 이삭은 하나님과 아버지 뜻에 순종하며 자기 자신을 희생의 제물로 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이삭을 잡으려는 순간 하늘로부터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브라함이 그곳에 단을 쌓고 나무를 벌여놓고 그 아들 이삭을 결박하여 단 나무 위에 놓고 손을 내밀어 칼을 잡고 그 아들을 잡으려 하더니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그를 불러 가라사대 아브라함아 아브라함아 하시는지라”(창22:9-11). “사자가 가라사대 그 아이에게 네 손을 대지 말라 아무 일도 그에게 하지 말라 네가 네 아들 네 독자라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창22:12).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의 제사를 받으시고 너무너무 놀라시며 너무너무 기뻐하셨습니다. 하늘로부터 자기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을 때 아브라함이 얼마나 기뻐했을까요? 아들 이삭이 살게 되어서 기뻐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자기가 드리려는 제물을 받으시고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알고서 아브라함은 너무너무 기뻐했을 것입니다. 어린 아들 이삭도 너무너무 기뻐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기를 제물로 받으시고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알고서 그리고 아버지가 자기 때문에 너무너무 기뻐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아들 이삭은 너무너무 기뻐했을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을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여호와의 사자가 하늘에서부터 두번째 아브라함을 불러 가라사대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내가 나를 가리켜 맹세하노니 네가 이같이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를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로 크게 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문을 얻으리라 또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얻으리니 이는 네가 나의 말을 준행하였음이니라 하셨다 하니라”(창22”15-18). 아브라함은 어린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산 제사로 드렸고 이삭은 자기 몸을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산 제사로 드렸습니다. 어릴 때의 ‘헌신’이 놀라운 운명의 변화와 축복을 가져왔습니다. 이삭이 너무너무 순수한 제사를 드렸기 때문에 이삭의 제사가 2천년 후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제사를 상징하는 영광까지 누리게 되었습니다.
셋째, 하나님께서는 이삭의 삶을 크게 축복하셨습니다.
이삭은 말년에 거부가 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드리는 ‘헌신’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삭이 그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어 양과 소가 떼를 이루고 노복이 심히 많으므로”(창26:12-14). 그런데 이삭이 거부가 되어 부귀영화를 누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삭의 말년은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신 물질의 축복을 모두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헌신’과 ‘나눔’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삭이 100배의 축복을 받았을 때 이삭은 그 모든 축복을 이웃을 위해서 모두 사용했습니다. 이삭은 이웃을 위해서 우물을 파고 또 파고 또 팠습니다. 이삭은 이웃이 자기가 판 우물을 빼앗으면 대항해서 싸우는 대신 그저 웃으면서 그 우물들을 이웃에게 내어주고 다른 곳으로 옮겨 가기도 했습니다. 다른 곳에 가서도 계속해서 우물을 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축복이 항상 함께 했습니다. “이삭이 그곳을 떠나 그랄 골짜기에 장막을 치고 거기 우거하며 그 아비 아브라함 때에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팠으니 이는 아브라함 죽은 후에 블레셋 사람이 그 우물들을 메웠음이라 이삭이 그 우물들의 이름을 그 아비의 부르던 이름으로 불렀더라 이삭의 종들이 골짜기에 파서 샘 근원을 얻었더니 그랄 목자들이 이삭의 목자와 다투어 가로되 이 물은 우리의 것이라 하매 이삭이 그 다툼을 인하여 그 우물 이름을 에섹이라 하였으며 또 다른 우물을 팠더니 그들이 또 다투는 고로 그 이름을 싯나라 하였으며 이삭이 거기서 옮겨 다른 우물을 팠더니 그들이 다투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이름을 르호봇이라 하여 가로되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의 장소를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 하였더라 이삭이 거기서부터 브엘세바로 올라갔더니 그 밤에 여호와께서 그에게 나타나 가라사대 나는 네 아비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으로 번성케 하리라 하신지라 이삭이 그곳에 단을 쌓아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고 거기 장막을 쳤더니 그 종들이 거기서도 우물을 팠더라”(창26:17-25).
우물은 생명의 상징이고 교회의 상징입니다. 이삭이 우물을 판 것은 생명의 근원으로 그리고 교회의 머리로 오실 예수님을 상징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제물로 드리는 헌신의 사람이 우물을 팔 수가 있습니다. 이삭은 우물을 파서 이웃을 마시게 하고 이웃을 도와주는데 모든 재산을 다 썼습니다. 여기서도 자신을 버리시므로 양들을 살리신 예수님의 모형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아침 이삭의 ‘헌신’과 ‘제사’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헌신’이나 ‘제사’를 싫어하기도 하고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본성적으로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위해서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헌신’과 ‘제사’와 ‘나눔’의 삶을 살라고 권면하고 분부합니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헌신’과 ‘제사’와 ‘나눔’의 삶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이고 하나님께서 축복하시는 삶입니다. 사실 가장 보람되고 가장 기쁘고 가장 부요한 삶은 ‘헌신’과 ‘제사’와 '나눔'의 삶입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어릴 때부터 저의 삶을 하나님께 ‘헌신’하며 드렸습니다. 저는 11살 때까지 북한 평양에서 살았습니다. 평양 제 오 인민학교를 다셨는데 공부를 잘 했습니다. 교회는 평양 서문밖 교회를 다녔는데 신앙생활을 아주 잘 했습니다. 주일 하루를 거룩하게 지켰고 새벽기도회도 나가곤 했습니다. 그 때 저에게 주일 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을 심어주신 분들은 유 초등부 선생님들이었습니다. 명선성, 이인복, 최병목 선생님들이었습니다. 감옥에 계시던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으로부터는 순교적 신앙의 유산을 물려 받았습니다. 저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시던 어머니로부터는 슬픔과 아픔의 사랑을 유산으로 물려 받았습니다. 저는 11살 때 이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사가 되기를 소원하며 저의 삶을 헌신했습니다. 결국 저는 11살 때 주일 성수와 신앙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그리고 목사가 되기 위해서 아버지 어머니를 북에 두고 혼자서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1,2,3학년 때는 6.25 피난 때 대구에서 지냈는데 이성봉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던 부흥회에 일년에 여러 차례 참석하면서 토요일 새벽마다 안수기도를 받곤 했습니다. 기도 제목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저는 의례히 좋은 목사님이 되는 것이라고 대답했고 이성봉 목사님은 제가 좋은 목사님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곤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저의 ‘헌신’을 받으시고 기뻐하시면서 저의 삶을 크게 축복해 주셨습니다. 목회의 일 교수의 일 선교의 일 구제의 일 봉사의 일등을 마음껏 하게 하셨습니다. 제가 가슴에 지녔던 슬픔과 아픔은 결국 저에게 보석이 되었는데 슬픔과 아픔을 당한 지구촌의 여러 사람들에게 찾아가서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펴게도 하셨습니다. ‘헌신’은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들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헌신’의 삶을 계속해서 살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수년 전부터 새해의 기도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늘 기도하고 있는데 그 기도를 소개하므로 설교를 마무리합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예수님의 마음과 생각과 눈물을 품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물 되는 삶을 살게 하시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제물 되는 죽음을 죽게 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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