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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6월 응답-김인수 교수(솔로몬의 영광보다 욥의 고난과 인내를)

세 분 순교자 자녀들의 글을 읽고

김 인 수 교수 (장신대 교수)

        초기교회 교부였던 터툴리안은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며, 교회는 순교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라고 말한 바 있다. “교회의 역사는 순교자의 피로 쓴 역사이다.”한다.  2천년 기독교회 역사는 그야말로 순교의 역사요, 그들의 피 흘린 역사이다.
        한국 교회는 불과 1백여 년의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역사 속에 세계 그 어느 나라 교회 역사에 못지않은 순교의 역사가 포함되어 있다. 오늘 증언한 세분의 부모님들인 주기철 목사, 이기풍 목사, 손양원 목사의 순교 사적은 한국교회가 세계 어느 교회에 내어 놓아도 뒤지지 않은 자랑스런 순교자들이고, 또 그들의 사역과 순교사는 그 누가 읽어도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사적이다. 우리 교회는 이런 귀한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서 있고, 또한 지금도 천국에서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는 그들의 기도의 은덕으로 계속 자라가고 있다.

        주기철 목사의 순교사는 널리 알려져 있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주기철 목사 라는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그분의 사역과 순교가 우리에게 교훈이 되고 귀감이 된다. 무수한 목사 장로 등 교회 지도자들이 신사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신앙의 절개를 꺽고 있을 때 그는 다니엘처럼,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 처럼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마지막까지, 우상 앞에 신앙을 훼절하고 고개 숙인 변절자들을 짓누르고 한국교회를 지켜 낸 위대한 우리의 선배이시다. 그의 자녀 손들이 부모님들의 신앙을 이어 받아 지금 한국교회에 크게 공헌하며 복음을 위해 일하는 모습이 대견해 보인다.

        이기풍 목사는 예수 믿기 전에 건달 생활을 하였으나, 예수를 영접한 후에 새 사람이 되어, 평양 장로회신학교를 1회로 졸업하였다. 그는 아무도 가려고 지원하지 않은 외 딴 섬, 탐라국에 선교사로 자원하여 미신과 무지에 찌들어 있던 땅을 복음으로 변화 시킨 이 땅의 리빙스톤이었다. 주님의 복음 선교를 위해 혼신을 힘을 다하던 그가 건강을 잃고, 다시 육지에 나와서도 순천, 벌교, 광주 등지를 다니며 교회를 돌보며 목회를 하였고, 복음 선교를 위해 힘을 쏟았다. 건강이 회복되자 다시 척박한 땅 제주로 건너가 미진한 사역을 감당하였고, 다시 건강이 악화되자 육지로 나왔으나 고도(孤島) 여수 우학리 섬으로 건너가 또 다시 섬 지역 선교를 감당하였다. 신사참배 강요가 덮쳐 오자 그는 온 몸으로 이를 반대하고 수년 동안 옥고를 취르다가 결국 그 후유증으로 민족교회 앞에 순교의 제물이 되었다. 그의 제주도 선교 사역은 오늘 제주도에 무수한 교회와 교인들이 말없는 증거로 남아 있다.

        사랑의 사도 손양원은 신학교를 졸업 한 후 경상도 사람으로 전라도에 건너가 사역함으로써 영, 호남 간의 지역 장벽을 깨려 했고, 성한 사람이 모인 교회에 가는 것 보다 어느 목사도 가기를 꺼려하는 양성 한센병자들이 모여 고통의 삶을 살던 애양원에 자원하여 감으로써, 스스로 목사의 가는 길이 무엇인가는 온 몸으로 실천해 보여 주었다. 경남성서학원에서 공부할 때 그를 가르쳤던 주기철 목사의 순교의 정신을 이어 받아 스스로를 하나님의 제단에 제물로 바친 위대한 사랑의 실천자였다. 선생 주기철 목사와 같이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청주 감옥에서 부친 손종일 장로부터 주목사의 순교 소식을 듣고 끌어 오르는 분노와 통한을 삼키며 우상을 섬기며 인간을 신으로 삼은 일제의 멸망을 예견하였다. 해방이 된 후 다시 애양원교회에 부임하여 뿔뿔이 헤어진 가족들이 모여 단란한 한 때를 보내는가 했더니 뜻하지 않게, 한 날 두 아들이 공산당들에게 학살을 당하는 고통을 안게 되었다. 그는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양아들로 삼아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는 말씀을 몸소 실천한 사랑의 사도였다. 6.25사변 시 공산당이 두려워 모든 목사들이 피난 간 지역에 홀로 남아 병자들을 돌보던 그를 인민군들이 들이 닥쳐 체포하고 총살함으로써 또 다시 이 민족 교회 제단에 희생 양 제물이 되었다.

        우리는 우리 교회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분 성자들의 유자녀들이 아버님을 회상하는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이분들의 사적 앞에 무릎 꿇고 감사하며 이런 분들을 우리 교회가 유산으로 받았다는 자부심과 더불어 자랑스러운 마음을 갖는다.
        마침 한국교회는 100년 전에 평양에서 일어났던 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각종 행사와 집회를 잇 따라 갖고 있지만, 진정한 부흥은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역사 앞에서 각자가 통절한 회개를 하고, 순교자적 희생정신을 실천에 옮기는 일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