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와 도덕성 회복(응답문)                      이 철 목사(한복협청년위원장, 남서울교회)

오늘 아침, 느헤미야서에 통해 느헤미야가 예루살렘 성이 훼파되고 성문들이 소화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앉아서 울고 슬퍼하며 하나님 앞에서 금식하고 기도하는 말씀(느 1:3-4)을 읽으면서 마치 오늘이 한국 교회를 보는 것 같았다. 지금 한국 교회는 이동휘 목사님이 지적했듯이 예전의 존경을 잃어가고 있고 그에 따라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가 주선애 교수님이 지적한 대로 교회의 도덕적인 능력의 상실에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동감하는 바이며 그것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 우리 지도자들의 급선무인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어떻게 하다가 우리 한국 교회가 이처럼 도덕성을 상실했는가?
이동휘목사님은 목회자의 타락과 교회 분열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주선애 교수님은 교회가 물량적인 것에 치우친 것, 복음에 대한 감격의 상실, 위로와 축복 중심의 설교, 기독교적 윤리의식의 부재, 교육에 있어서의 인격교육의 결여, 생활 훈련의 부족, 가정교육의 부재, 물질적 풍요 가운데 상대적인 빈곤으로 말미암는 불만의 증오 등을 들고 있다.

이런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 우리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이동휘목사님은 그것을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인 선교의 회복으로 보셨다.
신세원목사님은 시대는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진리를 바로 지키는 데에 있다고 하셨으며, 주선애교수님은 지도자들의 삶의 모범, 다시 말해서 지도자들의 영성회복이 관건이라고 했다.

필자는 세 분의 견해가 각각 그 강조점은 다르지만 상호보완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가 도덕성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교회가 교회됨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다시 말해서 한국 교회의 교회론적인 정립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동안 한국에는 많은 교회들이 세워졌으며 지금도 많은 교회들이 있지만, 과연 그 교회들이 성서적으로 볼 때 참된 교회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가 교회됨을 상실할 때 자연히 교회의 도덕성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진리에 대한 바른 태도, 다시 말해서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대 전제를 가지고 도덕과 윤리에 있어서도 일관성 있는 교육 내지는 적용이 필요하다. 소위 말하는 상황윤리적인 접근을 가지고는 한국 교회의 무너지는 도덕성을 붙들 수는 없다. 시대는 변해도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에 기초해서 우리의 도덕성을 재무장해야 한다.
세 번째로, 지도자들의 삶의 모범, 특별히 그들의 영성 회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평범한 우리나라 속담처럼 교회의 도덕성 회복은 지도자들의 도덕성 회복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지도자들이 모범을 보여야 할 때이다. 신세원 목사님이 지적하신 대로 敎政에 있어서의 깨끗하고 정직한 삶의 실천, 그리고 생활에 있어서의 검소한 삶과 영적인 삶은 이 시대 무너져 가는 교회의 도덕성 회복의 지름길이며 유일한 희망이다.

한국 사회의 도덕성 상실은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는 25%의 기독교인들의 책임이디. 뿐만 아니라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이 땅에서 도덕적 모범이 되지 못하는 책임은 바로 우리 지도자들에게 있다.
따라서 우리 모든 지도자들은 한국 사회와 교회의 도덕성 붕궤에 대한 철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겸허하게 회개하며 나 자신부터 새롭게 거듭날 것을 결단하고 지극히 적은 것에서부터 실천해 나가는 행동이 있어야 하겠다.




“한국교회와 도덕성 회복”에 대한 응답문

                                                              이수영(한복협 부회장, 새문안교회)

   오늘의 발제자 세 분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오늘날 한국교회의 도덕성 상실의 원인과 그 회복의 길이 무엇인지 신학적인 관점과 실천적 견지에서 한 두 마디 덧붙이고자 합니다.

   우선 신앙의 이해를 바르게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앙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 있다고 봅니다.  신앙은 삶의 변화입니다.  삶의 의미가 변하고 목표가 변하며 방식이 변하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런데 그런 삶의 근본적인 변화에는 관심 없고, 신앙을 세속적인 가치관에 따른 행복을 성취하는 수단으로 삼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 잘못된 신앙 이해에 잘못된 구원관이 결합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구원에 있어서 이신칭의만을 강조하고 성화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믿음을 따라 바르게 행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잘못된 행동을 계속하면서 믿음과 은혜로 손쉽게 면죄부를 받으려 하는 것이 잘못입니다.  손해를 보고 고난을 당하게 되더라도 바르게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신앙인데, 그릇되게 행하고도 손해를 안 보려 하고 또 불이익을 안 받게 해주는 것이 믿음의 힘이고 유익한 점이라고 여기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이 땅에 부도덕한 그리스도인들을 양산해냈다고 봅니다.

   이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해에서 실천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신앙은 진리를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이해한 진리를 따라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를 바라보기만 하려고 하지 말고 메려고 해야 합니다.
   그리고 바르게 사는 데에 따르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합니다.  의롭게 행함 때문에 오는 따돌림과 비아냥과 미움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마5:10) 하셨습니다.  복 받기를 바라고 천국을 갈망한다면 마땅히 의를 행함에 따른 박해를 피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또 다른 사람 기웃거리지 말고 나 혼자만이라도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은 다 적당히 하는데 나만 바르게 하면 나만 바보 되고 손해 본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나 혼자 바로 해봐야 소용없다는 사고도 버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에스겔을 통하여 멸망할 예루살렘과 유다왕국을 예언하시며  “이 땅을 위하여 성을 쌓으며 성 무너진 데를 막아서서 나로 하여금 멸하지 못하게 할 사람을 내가 그 가운데에서 찾다가 찾지 못하였다” 하셨습니다(겔22:30).  다 부패했어도 한 사람이라도 의롭게 살려고 몸부림치는 이를 하나님께서는 찾으십니다.  남들이 불의하다고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나 혼자라도 바로 서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것입니다.
   결과지상주의를 버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과만 좋으면 과정과 방법이 다 정당화될 수 있다는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고 우리는 한결같이 바르게 말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상과 같이 행하지 못했음을 회개해야 합니다.  회개는 단순한 뉘우침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죄로부터, 이기주의로부터, 비겁함으로부터, 정직하지 않음으로부터 하나님을 향하여, 진리를 향하여, 의를 향하여 당장 돌아서야 합니다.  돌아서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뉘우쳐봐야 아직 회개가 아닙니다.  나 자신의 진정한 회개가 한국교회의 도덕성 회복의 길입니다.  한국교회의 도덕성 회복은 불가능한 것도 요원한 것도 아닙니다.  돌아서는 용기와 결단과 실천만 있으면 당장 시작될 수 있고 곧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