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전쟁 영웅 기드온은 무엇 하나 부러울 것이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300명의 군사들을 이끌고서 미디안과 아멜렉의 대군들을 상대로 전투를 벌여서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낸 이스라엘의 전쟁 영웅이었기 때문이다(삿 7). 이후로 그는 40년간 평화를 유지시켰으며 왕처럼 여러 명의 후실을 거느리고 말년을 살았고, 그 때문에 아들이 무려 70명이나 되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전쟁에서 승리한 그에게 왕위에 오르도록 간청했다. 그러나 기드온은 요청을 거부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기드온은 알 수 없는 요청을 하게 된다. 그는 자신이 왕의 자리에 앉지 않는 대신에 자신의 군대가 노획한 금과 보석의 전리품 가운데 일부를 요구했다. 그 양은 무려 10.9kg에 이르는 양이었다. 기드온은 전리품을 가지고 에봇을 만들었다. 에봇이란 대제사장이 입던 예복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알아보는데 사용했다. 그러나 기드온이 개인적으로 제작한 에봇은 기존의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했다. 기드온은 아마도 에봇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는 에봇을 만들어서 일일이 실로까지 가서 대제사장을 만나지 않고도 하나님의 뜻을 편하게 알아보려고 했을지 모른다. 그는 여기서 그만 정권은 물론 교권까지 주장하려는 우를 범하고 만다.

이 같은 기드온의 오만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벗어나게 만들어서 결국 이방신을 숭배하는 데까지 타락시키고 말았다. 이것은 또 기드온과 그 집에 올무가 되었다. 나중에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드온의 아들 아비멜렉의 지도하에 하나님의 곁을 떠나고 만다(삿 9:1-6). 그 결과는 다른 민족의 폭압을 또다시 겪는 것이었다. 민족을 구한 위대한 전쟁 영웅 기드온의 순간적인 실수가 재앙을 부르고 만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