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녀는 당신의 자녀가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좇아 이 세상에 온 그리움의 아들과 딸입니다.” -칼릴 지브란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어디까지인가? 이 물음 속에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는 함의가 들어 있다. <내 아이를 위한 부모의 작은 철학>은 네 아이의 아버지이자 작가이며 교육자인 저자가 쓴 ‘부모를 위한 매뉴얼’이다.
저자는 독일의 한 명문 사립기숙사학교에서 인성교육 전담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교육자로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에 관한 여러 저서를 집필했으며, 교육학적 지식과 방대한 문학적 철학적 소양을 겸비한 그의 저서들은 독일과 유럽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이 책은 독일 연방공화국 교육부로부터 ‘부모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된 바 있다.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자녀교육에 지쳐있는 우리 부모들에게 큰 위안을 줄 수 있는 책이다.
한 아이가 가정에 태어날 때 부모는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특히 젊은 부모가 첫아이를 맞이할 때 경험하게 되는 것은 ‘놀라운 경이로움’”이다(27쪽). 그러나 아이의 탄생은 전혀 다른 여파를 우리 인생에 몰고 온다. 아이가 탄생한 후에는 우리 삶의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도 모두 변화되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들이 보호하고 돌봐줘야 할 존재가 자신들의 삶 속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무조건 인정하는 것이 ‘부모가 되는 첫걸음’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그 아이는 부모에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보물이다.
한 아이가 태어날 때 부모의 인생은 진지해지기 시작한다.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 요구’가 그곳에 있다! ‘아이 폐하’는 명령한다. “나를 보살펴라!” 이 갑작스런 계명의 침입은 현대의 많은 부부들을 몹시 당혹하게 만든다. 부부의 정다운 시간도 아이의 울부짖음으로 중단되곤 한다(41-42쪽). 따라서 젊은 부모는 대대적인 생활개편에 직면하게 된다.
저자에 따르면 아이에게는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의 사랑도 필요하다. 부모는 아이가 인생에서 최초로 만나는 사람이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삶을 이끌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배우기도 하고, 또 그것을 부모와 함께 배우기도 한다.
저자는 아이의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시키지 말라는 교육전문가들의 경고를 상기시킨다. 바꾸어 말하면 부모가 아이에게서 오늘을 살아갈 권리를 박탈하지 말라는 것이다(156쪽). 알베르트 카뮈는 이렇게 말했다: “미래에 대한 진정한 아량은 현재에 모든 것을 주는 것이다”. 진정 중요한 것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계발하고 양성할 수 있도록 ‘정신적 풍토’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녀교육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었어도 적용에 어려움을 경험한 부모들, 수많은 자녀교육 성공 사례 앞에서 불필요한 죄책감을 느끼는 부모들, 그리고 특히 질풍노도의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이 책의 메시지는 새로운 통찰과 용기를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