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정신을 이어 받아 : 남북 평화통일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사명과 역할





                                                                                                       김 대 선 교무
                                                                                              (원불교 평양교구장)




□ 3.1 운동의 정신

o 온 민족이 국내외 각지에서 전개한 거족적이고 거국적인 독립운동으로 민중들이 참여한 사회운동으로 독립운동의 새로운 계기가 되었음.

o 민족사적으로는 민족 구성원들에게 독립에 대한 강한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 주었고, 우리 민족의 자주 독립 의지와 역랑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절호의 기회가 되었음.

o 3.1운동을 통해 독립 운동의 참여 주체와 기반이 확대되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종교계와 학생들이 비롯하여 노동자, 농민, 걸인과 기생에 이르기까지 만세 시위 운동에 참여하였고, 신분, 계급, 남녀노소 등의 차별도 없었음
이로써 1920년대 이후 학생 운동, 농민 운동, 노동 운동, 사회 운동, 여성 운동 등 독립 운동의 참여 계층과 방법이 다양하게 전개되는 토대를 형성되었음.

o 3.1운동을 계기로 독립 운동의 이념과 방법론에 일대 전기가 마련됨.
3.1운동을 경험하면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대중적 기반을 얻어 민주 공화제를 확립되었고, 사회주의도 수용되는 등 이념 기반이 확대됨 이는 1920년대의 다양한 이념과 독립 운동 방법론으로 나타남.

o 3.1운동의 결실로 대한 민국 임시정부가 수립. 3.1운동이 전개되던 1919년 3월과 4월에 걸쳐 국내외 여러 곳에서 임시 정부가 수립되었고 세 곳의 임시정부는 1919년 9월 통합을 이루고, 이후 광복 때까지 민족의 대표기구로서 또 독립 운동 중추 기구로서 활동하였음.

o 만주와 연해주 지역 독립군 단체들의 항일 무장 투쟁을 자극하고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3.1운동이 일어나자 독립군 단체들이 조직을 정비하고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국내 진입 작전을 활발하게 전개하기 시작하였음 이 과정에서 1920년 6월 봉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10월 청산리에서 일본군을 대패시킨 대첩을 거둠

o 일제의 무단 통치를 붕괴시키고 문화 통치로 전환하게 되었음. 일제는 3.1운동을 보면서 기존의 무단 통치로는 한국인들을 지배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정한 자유를 허용하는 식민지 통치의 완화책으로 문화 통치를 표방하게 되었음

o 3.1운동은 세계사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주었음. 3.1운동은 당시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고 있던 피압박 약소 민족 가운데 가장 먼저 독립과 제국주의 타도의 기치를 내세운 선구적 투쟁이었고 이는 다른 약소 민족들의 독립운동을 자극하는 계기를 마련하였음.

□ 원불교 건국론(建國論)

o 정산 종사가 8·15 광복 직후 원불교 교리정신에 바탕한 건국치민의 방법론을 당시의 정계요인들과 교단 동지들에게 널리 호소하며 제시한 경륜. 건국의 요지에 대해 「정신으로써 근본을 삼고, 정치와 교육으로써 줄기를 삼고, 국방과 경제로써 가지와 잎을 삼고, 진화의 도로써 그 결과를 얻어서 영원한 세상에 뿌리깊은 국력을 잘 배양하자는 것」이라 밝히고 있다.

o 건국의 정신으로 ① 마음단결 ② 자력확립 ③ 충의봉공 ④ 통제명정 ⑤ 대국관찰의 다섯가지를 제시했다.
건국의 방법으로 ① 정치적 입장에서는 모든 국민이 다 국법을 엄정히 지키고 국가의 정론(正論)을 세운 후 국민 총훈련을 실시하여 애국정신과 공중도덕을 보급시킬 것. ② 종교적 입장에서는 국민지도에 적당한 종교를 장려하여 각 지방마다 행정·사법·교육·종교 등 네기관이 그 임무를 분담 진행하게 할 것. ③ 교육의 입장에서는 의무교육의 실시, 교육기관의 확장, 정신교육의 장려, 예의교육의 향상, 작업실습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국론의 결론으로 ① 어떠한 계급의 사람이든 평등하게 보호하여 각자의 자유와 생활의 안정을 얻게하고, ② 외부의 혁명을 하기 전에 먼저 마음의 혁명을 하며, ③ 유산자의 희사로 생활평등을 가져오고, ④관민이 차별없이 건국사업에 일심합력하며, ⑤ 건국 공로자의 대우를 분명히 하여 공사(公私)간에 진화의 도를 얻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 원불교 전망품

전망품 5장
대종사 금강산을 유람하고 돌아오시어 "금강이 현세계(金剛現世界)하니  조선이 갱조선(朝鮮更朝鮮)이라"는 글귀를 대중에게 일러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금강산은 천하의 명산이라 멀지 않은 장래에 세계의 공원으로 지정되어 각국이 서로 찬란하게 장식할 날이 있을 것이며, 그런 뒤에는 세계 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그 산의 주인을 찾을 것이니, 주인될 사람이 미리 준비해 놓은 것이 없으면 무엇으로 오는 손님을 대접하리요”.  
  전망품 6장      
대종사 개교(開敎) 기념일을 당하여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우리에게 큰 보물 하나가 있으니 그것은 곧 금강산이라 이 나라는 반드시 금강산으로 인하여 세계에 드러날 것이요, 금강산은 반드시 그 주인으로 인하여 더욱 빛나서, 이 나라와 금강산과 그 주인은 서로 떠날 수 없는 인연으로 다 같이 세계의 빛이 되리라. 그런즉, 그대들은 우리의 현상을 비관하지 말고 세계가 금강산의 참 주인을 찾을 때에 우리 여기 있다할 자격을 갖추기에 공을 쌓으라. 금강산의 주인은 금강산 같은 인품을 조성해야 할 것이니 닦아서 밝히면 그 광명을 얻으리라. 금강산 같이 되기로 하면 금강산 같이 순실하여 순연한 본래 면목을 잃지 말며, 금강산 같이 정중하여 각자의 본분사(本分事)에 전일하며 금강산 같이 견고하여 신성과 의지를 변하지 말라. 그러하면, 산은 체(體)가 되고 사람은 용(用)이 될지라, 체는 정하고 용은 동하나니 산은 그대로 있으되 능히 그 체가 되려니와 사람은 잘 활용하여야 그 용이 될 것이니, 그대들은 어서어서 부처님의 무상 대도를 연마하여 세계의 모든 산 가운데 금강산이 드러나듯 모든 사람 가운데 환영 받는 사람이 되며, 모든 교회 가운데 모범적 교회가 되게 하라. 그러하면 강산과 사람이 아울러 찬란한 광채를 발휘하리라”

□ 종교인의 사명과 역할

o 국민적 합의의 기반이 될 수 있는 통일합의문 채택이 필요함 3.1 운동의 거족적, 거국적인 정신에 바탕하여 종교계를 중심으로 한 합의문 채택이 필요하며 종교인들이 통일을 준비하는 위원회 설립이 필요함.

o 남남갈등의 해소와 보혁 간 갈등 해소를 위한 국민대통합 그랜드 플랜 가동
- 이를 위해 국민들이 북한 행태에 대해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한반도 통일’ 추진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각 분야별 노력 경주

-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가 극단적 견해에 의해 주도되는 것을 방지하고 중도 보수 및 중도 진보 간 다양한 대화를 통해 건전한 논의 구도가 형성되도록 유도

o 특히, 언론은 이념적 갈등을 유발하는 극단적 언어 사용을 자제하고, 보수와 진보 사이의 균형감 회복과 유지를 위한 노력에 동참
  - 언론에서 가급적 ‘종북’ 또는 ‘종북 좌파’라는 용어와 ‘냉전 보수’ 또는 ‘보수 꼴통’이라는 용어 사용을 가급적 자제

o ‘한반도 통일을 위한 종교인위원회’를 결성해 사회적 합의기반 구축에 필요한 다양한 형태의 네트워크 형성

- 산하에 ‘대북정책 거버넌스 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정치권, 시민사회, 언론, 사회지도층, 종교계, 노동계, 재계 등 진보와 보수를 망라하는 사회적 합의기반 구축 시스템 창출을 위한 공동 노력의 장 마련

o 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통일국민협약(가칭)’ 체결을 주도, 이행을 관리하고 추진하는 방안 검토

- 더불어 종교계 통일국민협약을 추진하고, 그 이행을 위한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

o 한반도 통일은 무엇보다도 국민들에 대한 신뢰를 필요로 하는 바, 종교계를 비롯한 민간영역은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우선시 수행

o 통일 관련 급변 사태 내지 통일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한반도 통일을 위한 종교인 위원회‘를 통해 정치와 제도상의 통일 ‘이후’ 실질적 사회 통합을 위해 종교계가 취할 자세와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러한 목적에 기여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취할 수 있는 통일된 방향과 정책은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이 필요함. 즉 통일 ‘이후’ 남북 간에 화학적(chemical) 통합을 이루고자 할 때 이념과 정파적 이익을 초월하고, 물질의 영역을 초월한 정신의 세계를 다루는 종교계의 역할이 매우 유용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이러한 정신에 기초한 복지적 관여도 매우 중요하므로 이러한 종교계가 가진 유형 무형적 자산을 실질적인 통일준비에 투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함

o 한국 종교계가 화해와 일치 분위기에서 남북통일을 맞이하고 이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여러 종단들이 긴밀히 그러나 조직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조직이 절실한 것임. 따라서 통일 과정 및 이후에 남남갈등을 차단하거나 줄이고, 남북 간 화학적 결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종교인 위원회’는 중요하고 필수적인 작업임

o ‘한반도 통일을 위한 종교인 위원회’는 종교간 통일 준비 협력 창구 역할은 물론 대국민, 대정부, 종교간 소통을 매개하고 촉진하는 기존 기구들의 강화를 비롯하여 관련 연구기관 사이의 교류협력을 촉진토록 할 것임  

o 남북평화통일을 위한 종교정책과제

- 첫째 남북종교교류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북한 종교에 대한 현실적 이해와 합리적 접근이 요구된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접근과 대화 주체인 종교계의 인식 전환이다. 북한 종교가 사회주의체제 하에서 불가피하게 그 존재양식을 구속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런 모습이 외부로는 부자유스럽과 자율성이 배제된 것으로 비쳐지지만, 사회주의형 종교 내지는 국가지배형 종교로서의 존재근거와 자기 역할을 지니면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긍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종교교류를 통해 남과 북의 종교가 이념과 체제의 벽을 넘어 ‘화해의 도구’가 되는 모습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종교계 자체의 내부적인 논의를 개방하고 그 질적 수준을 높이는 다양한 계기 마련이 요구된다.

-  둘째 현재의 남북종교교류는 인도적 지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북한의 현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인도적 지원은 단기간에 종료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므로 구호(relief), 재건(rehabilitation), 발전(development)의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는 연관성과 연속성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각 종단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이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에 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목표를 조정하고, 종단 간의 연대 협력을 통한 효과 극대화를 위한 방안 모색에도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종교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북한교화,선교,포교의 새로운 진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추동력이 발휘될 수 있겠지만, 대북인도적 지원을 통한 남북화해의 도구 역할에 만족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자제력이 요구된다. 사실은 이런 자제력이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그 이상의 성과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충분히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종교계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종교계의 대북인도적 지원사업에 힘을 보태는 정부의 노력도 보다 증대되어야만 한다. 동독의 마지막 수상이었던 드 메지에르 수상은 동독의 정치변혁과정에서 드러났던 서독 교회의 역할에 대해 “교회는 정치적 반대자들에게 보호처를 제공하고 법률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자들을 변호하는데 기여하였다. 또한 교회는 폭력 사용 금지를 옹호함으로써 우리들로 하여금 정치적인 혁명을 평화롭게 완수케 하였다.”고 말했는데, 이 말은 서독의 경우 동독에 대한 지원에 있어 서독 교회가 단순한 인도적 지원 이외에도 동독에 다각적으로 사회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한다. 물론 여기에는 서독정부의 막대한 통일기금이 투입되었고, 가능한 한 통일기금의 사용을 정부가 직접 담당하기 보다는 서독 교회 즉 종교계에 위탁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마지막으로 남북종교교류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인 재검토와 정책적 지원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특히 6·15공동선언 이후 2001년부터 전개된 남북민간교류에 있어 종교계의 역할은 두드러진다. 이는 다른 분야에 비해 그 이전부터 각 종단이 국내외적으로 교류를 지속해 오고 있었고, 민간 영역에서도 종교지도자들이 일정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교계의 역할이 민간교류의 성격을 규정하고, 그 방향을 잡아 나가며, 실천적인 역량의 결집을 도모해 나가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그 내용을 충실히 채워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과 협력이 필요한 것이다. 남북관계에서 남과 북의 종교가 명실상부하게 ‘평화의 도구’가 될 수 있다면, 뿌리 깊은 불신의 늪을 빠져 나와 평화적 공존공영을 향한 민족사의 새 지평을 열어 나가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