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미워도 다시 한 번




광야교회  임명희 목사





가나안 땅과 영등포를 비교해 보면 약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1) 가나안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문명이 충돌하는 강대국 사이에 있는 협소한 땅,
하늘의 비와 이슬만 의지해야 했던 약점 투성이인 박토,
찬란한 문명국들이 버려버린 변두리,
온갖 우상을 섬기며 성적으로 타락한 가나안 잡족들이 사는 곳,

갈대아 우르에 살던 아브라함이 이동하기 전까지 주목받지 못한 땅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들을 움직이고 함께 함으로
시온의 영광이 된 빛나는 땅이 되었고,
성서의 주 무대가 되어 존재의 가치가 최고가 된 땅이 되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땅을
“에레쯔 크타나 아발 에레쯔 그돌라(이스라엘은 작지만 매우 큰 나라다)”.
라고 표현한다.


2) 영등포
롯데 백화점과 거대한 성곽 같은 타임스퀘어 사이에 있는 사각지대
화려한 문명의 사람들이 버린 뒷골목,
세인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한 변두리,
늘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외로움과 슬픔이 짙게 깔린 버려진 땅,
전과자, 중독자, 방랑자, 노인 등 상처 입은 사람들이 슬픈 가슴을 움켜쥐고 어두움 가운데 사는 곳,
아직도 윤락여성들의 죄악이 자행되고 있는 타락의 땅.
희망을 찾을 수 없는 고립된 땅.
영적 사망의 잠을 자는 동네.

이곳에 광야교회가 들어오므로 하나님의 생명의 빛이 임하게 되었고,
세상과 교회가 서서히 바라보기 시작한 영광이 깃든 변두리가 되었다.
“영등포 뒷골목은 버려진 땅이었지만 지금은 매우 가치 있는 땅이 되었네”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노숙인이란?
“모래 한 알에도 세계가 있고, 들에 핀 꽃송이에도 천국이 있네” 라는 말처럼 이들에게는 나름대로 다 아픈 역사가 있습니다.

후천성 면역 결핍증이란 에이즈가 무섭지요.
그러나 후천성 사랑 결핍증, 후천성 소망 상실증, 후천성 알콜 ∙ 도박 ∙ 방랑. 게임중독증도 에이즈처럼 무섭습니다. 그대로 죽어가니까요.

저의 어릴 때 추억) -벼랑에서 떨어진 송아지

(녹취) 저는 어릴 때 추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4-5학년 때 시골에서 소를 길렀는데 어미소가 송아지를 데리고 산에서 내려왔어야 했는데 혼자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송아지를 찾다가 다음날 송아지를 찾으러 절벽 아래로 갔는데 송아지는 산 언덕에서 절벽로 떨어져 저 밑으로 굴러 온 몸의 뼈가 부스러져 앉아 있는데 그 눈에 큰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제가 그 송아지를 보며 '소야~' 하며 안아주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송아지와 길바닥에 쓰러진 노숙인들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송아지가 뼈가 부스러져 혼자 일어설 수 없었던 것처럼 노숙인들도 세파의 벼랑에서 굴러 떨어져서 온 몸이 마음이 영혼이 만산창이가 된 그런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녹취끝)  

노숙인은 단순히 길사람들이 아니고
세파의 벼랑에서 떨어져 만신창이가 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사랑을 잃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희망을 상실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마저 버린 사람들입니다.

제가 이들을 대상으로 23년간 사역을 하고 있는데
가난해도, 병들었어도, 희망을 가진 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들은 일어날 수 있는데 자신을 버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일으킨다는 것은 아주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옛날에 김진홍 목사님이 청계천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셨는데 그들은 가족들이 있었고 가난했지만 도움을 주면 살아날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노숙인들은 희망도 그런 의지도 버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도움을 받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사역을 하면서 솔로몬이 기도한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솔로몬이 구한 것은 지혜가 아니고 “레브 쇼메아(왕상3:9)” 곧 “들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마음, 백성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마음, 저들의 탄식을 들을 수 있는 마음, 곧 사랑의 마음을 구한 것입니다.

4) 예
이들의 이야기
(1)하야시 동생, 삼촌이라 불리는 사람
(녹취) 제가 87년도에 영등포에 들어가 사역을 하였는데 그 때 만난 사람이 하야시 동생, 삼촌이라고 불린 사람이 있습니다. 이분을 제가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10여년을 투자했습니다. 저녁에는 손을 묶어 놓고 자기도 하고 동네를 떠나서 영종도로 강원도로 전국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이 한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 애를 썼는데 도대체 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술을 하도 마셨기에 제가 앞으로는 술을 마시기 전에 5분 정도 감사기도를 하고 마시라고 하였습니다. 그랬을 때 이 분이 술을 한 잔 따라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감사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을 때 하나님은 뭘 하고 계셨습니까. 그 때 딱 막았더라면 우리에게 죄가 들어오지 않았을 것입니까. 그리고 하나님, 술은 왜 만드셔 놓고 왜 못 마시게 하십니까. 병주고 약주십니까. 그래도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하고 마시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분이 대야에 소주 7병을 따라 한 번에 마시고 심장마비로 죽었습니다. 제가 이분을 벽제 화장터에서 장례를 치르고 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가슴 속에서 그 동안 쌓아 놓았던 탑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속에서 한숨이 나오는데 어떻게 다시 시작하지 하는 한 숨이 나왔습니다. 10여 년을 투자하여도 한 사람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내 모습이 너무 초라했고 저의 무능력함 때문에 발걸음이 휘청거렸습니다. 그리고 돌아왔는데 동네 건달들이 저를 보고 "목사님, 이 사람들이 변화된다면 모래알에서 싹이 틀 것입니다."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 속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소리쳤습니다. "아니야 당신들이 볼 때는 이들이 변화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우리 하나님의 말씀이 임하고 성령이 역사하면 이들도 살아날 수 있어." 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소리쳤습니다. 저는 아무런 열매 없는 그 일을,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계속 했는데 지금은 전과자도 중독자도 포주도 팸프도 기둥서방도 이런 저런 사람들이 많이 변화되어 집사가 되고 권사가 되어 교회의 일꾼들이 되는 열매를 보고 있습니다.  

(2)한강에 투신한 자매

- 이 자매는 새벽 3시에 한강 정 중심부 가운데 가서 뛰어내렸습니다. 그런데 이 자매가 나중에 말하기를 뛰어내려 한강 물 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가는데 캄캄한 어둠의 세계로 자기가 빠져가는 것 같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허우적거리다 옆에 둔턱이 잡혀 잡고 올라와서 무서우니까 "사람 살려" 소리쳤다고 합니다. 그 때 옆에 낚시하던 사람들이 119에 신고하여 구해줬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저희 동네로 와서 한 형제를 만나 잘 살고 있습니다.

(3)전과 27범

- 이 형제는 고등학교 때 선생을 패고 학교에서 교복 찢고 나와 조직 폭력배에 들어가 조직의 명령으로 도끼를 가지고 가 한 사람을 난도질을 하여 전과가 늘어났는데 그 어머니는 권사님입니다. 어머니는 산에서 기도하며 교회가서 제발 사람이 되라고 하니 교회 가서 교회당 의자를 다 부숴 버리고 강대상을 부숴 버리고 목사님께 술병을 들고 가 짓이겨 버리고 우리 교회에 와서도 옆에 누가 오면 패고 사람을 못 살게 하니까 저 새끼 내 보내라고, 교역자도, 제 아내도 다 내보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때에 패 죽이고 싶지만 영양제 주사를 가지고 와서 기도하고 주사를 놔 주었는데 이 친구가 그 때 은혜를 받은 것입니다. 영양제 주사가 똑똑 떨어지는 것을 보며 이 친구가 예수님의 피가 자기에게 수혈돼 들어오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그후로 이 친구의 마음이 변하게 되어 술도 끊을 결심을 하고 신학을 할 마음을 먹고 나처럼 전과와 절망 가운데 사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41살에 고등학교를 간 다음에 2년 만에 마치고 졸업하는 날 꽃다발을 들고 가서 축하를 했습니다. 저는 "감사합니다." 할 줄 알았는데 " 목사님, 쪼그만 새끼들과 공부하느라 쪽 팔려 혼났습니다." 하였습니다. 이렇게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신학교를 가서 공부를 하는데 무슨 조그만 문제만 있으면 못 다니겠다고, 또 못다니겠다고 그래서 7년을 다녔는데 아직도 4학년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금년에 변화가 되어 말하기를 이제 제가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구원하신 분은 예수님, 내가 바르게 살 것은 그 예수를 전하다 죽는 것 이걸 알게 되었다고 얘기 하였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전도인으로 임명하여 동네에 다니며 전도하는 일을 하도록 시키고 있습니다.

(4)집사가 된 전 기둥서방 출신


이들에게는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과 빵이 필요 합니다.
이것만이 이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5) 우리가 해야 할 사랑
저는 섬에서 태어나서 섬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자란 섬은 섬이 15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높은 산봉우리에 가서 바다를 바라다보면 이 바다가 크고 작은 섬들을 품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예수님께서 크고 작은 죄인들을 품고 계신 모습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교회가 크고 작은 죄인들을 품고 섬기는 일을 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파도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파도가 바위를 만지고 내려가고 만지고 내려가는데 세월이 흐르고 나면 바위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같이 우리들이 품고 사랑의 파도 치기를 계속 하면 절망 속에 무너진 가슴들도 완악한 가슴들도 무너지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역사가 있다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사랑을 사랑은 미워도 다시 한 번 이라고 말합니다.

섬을 품고 있는 바다의 사랑,
끊임없이 바위를 만지고 가는 파도치기의 사랑,
지금은 이런 사랑이 필요 한때입니다.
이 하나님의 사랑을 “사랑은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 합니다.
저는 미워도 다시 한 번을 계속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