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의 생일파티가 있었습니다.
전교인이 함께 점심식사를 했는데 권사님들이 정성껏 차림 식탁에는
떡도 있었고 고깃국도 있었고 잡채도 있었고..정말 푸짐했습니다.
사역 때문에 식사는 못하고 떠나야했지만 근사하게 차려진 식탁을 보며
기쁜 마음으로 사역현장을 향해 달렸답니다.

오늘은 남편의 진짜 생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나름대로 다른 때보다 더 정성들여 아침상을 차리고
아내로서 도리를 다해 보려고 안간힘을 써 보았습니다.
물론 아무거나 잘 먹는 울 남편은 아주 맛있게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커피한잔까지 대령시키고..
좌우지간 일단락을 끝내고..

쇼핑을 하자고 간신히 졸라 그곳으로(?)갔습니다.
조금만 색깔이 이뻐도 못 지나치고 정신까지 못 차리고 서있는 나를 바라보며
답답해서 못살겠다는 표정으로..바라보다가..나중에는 괴로운 표정까지..
아~ 정말 이래서 남자들하고는 쇼핑을 다니지 말라는 거구나..싶었습니다.
그래도 정말 필요한 것은 사야겠기에..한 애교를 부려가면서
끝끝내 남편과 동행하여 승리를 하고..ㅎㅎ
점심도 맛있게 먹었답니다.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고 싶었지만 워낙에 양식을 싫어하는 남편 땜에..
무드라고는 손톱만큼도 없고 그저 터프하기만 한 울 남편 덕에
나도 어느새 국물 있는 음식이 좋아지고 고기도 잘 먹는 아줌마가 되었답니다.

집에 돌아오니 딸아이가 아빠생일선물이라며 예쁜 상자를 내놓았는데
풀어보니 찹쌀도너츠 몇 개와 샤프연필셑...푸하^^
깨알 같은 글씨로 아빠를 엄청나게 사랑한다는 고백도 들어있었고..
남편은 그저 좋아서 싱글벙글..우리 공주..우짜구저짜구..뽀뽀..쪽쪽~~

내가 남편에게 건네준 선물은 없었습니다.
맘 같아서는 컴퓨터를 사주고 싶었지만 눈치 보면서 용돈을 타서 쓰는
주제이다 보니.. 그래도 토욜 날 한 턱 내겠다고 큰소리 빵빵 치고는
솥뚜껑삼겹살집에 가서 삼결살을 실컷 먹였답니다.
하긴..
나처럼 착하고 이쁘고 어질고 매력 있는 아내가 옆에 있다는 것이
남편에게는 가장 커다란 생일선물이겠죠????

어쨌든 긴..생일증후군은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매일 매일이 남편의 생일인 것처럼..
집에 있을 때는 밥상 차리는 데 더 신경써주고..더 배려해야겠습니다.
순 엉터리..부족한 아내인 나에게..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진심어린 사랑을 베푸는 남편을 보면서..
나는 매일 내 자신을 반성합니다.

쬐금 더 잘해 볼랍니다.
아내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