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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가치의 환각


프랑스의 루이 16세 때, 숱한 학정과 실정으로 나라 꼴이 정말 말이 아니게 된 나머지, 마침내 많은 프랑스 백성들은 끼니갈망을 못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곧 '생활'이 아닌 '생존'문제가 백성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만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나 저제나 형편이 좀 풀릴 날을 아 무리 손꼽아 기다리고 허리띠를 졸라도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참다 참다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민 굶주린 군중들은 마침내 루이 16세가 기거하는 궁궐로 꾸역꾸역 쳐들어왔습니다

손에 손에 닥치는 대로 삽,괭이,쇠스랑,곡괭이, 칼,몽둥이 등등을 움켜쥔 채 궁궐로 달려온 백성들 앞에는 그러나 태산같은 철대문이 가로놓여 있었습니다.

분노가 극에 달한 백성들이 그 살벌한 기세로 궁궐 문을 열심히 쳐부수고 있는 동안, 루이 16세는 궁궐 높은 방 창문을 통해 그 소동을 말 없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루이 16세의 바로 곁에는,그의 어린 공주가 있었습니다. 아빠와 함께 그 소동을 한참 내려다보던 공주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바마마,저 사람들 도대체 왜들 저래요? 도대체 아빠더러 뭘 달라고 저렇게들 시끄럽게 떠드나요?" "으응, 배가 고파서 빵을 달라고들 저런단다. " 그러자 그 말을 들은 공주가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벼어엉신들, 빵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될 거 아냐?"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이야기. 모 재벌 회장님의 외동아들이 중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놓으면 꺼질까, 불면 날아갈까, 정말 애지중지 세상에 그 아들 하나밖에 없는 양 갖은 뒷바라지로 아이를 왕처럼 받들어 길렀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단 한 번도 걸어서 학교엘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최고급 외제승용차 뒷좌석, 고개까지 푸욱 파 묻히는 안락한 좌석에 모셔져서 학교에를 오갔습니다.

운전기사 아저씨의 업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이 회장 아드님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장님께서 어쩌다 일이 좀 일찍 끝나서 하교 하는 아들을 태우러 기사와 함께 학교 앞까지 가서 '왕자님'을 차에 태웠습니다. 호화판 승용차가 미끄러지듯 학교 앞을 빠져 나와 시내 중심가로 들어섰습니다.

러시아워라서 차량들이 많이 밀리고 있었습니다. 적색 등이 켜진 어느 신호등 앞에, 빼곡이 밀린 차량들이 너나없이 줄서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이 아이가 탄 외제승용차 바로 옆에 퇴근길의 지친 시민들이 발디딜 틈이 없이 구겨지듯 실려있는 시내버스가 서 있었습니다.

차가 터질 듯 버스 속의 사람들은 옴짝달싹도 못하고 있었고, 어떤 승객은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냔 듯, 아예 눈을 지긋이 감고 도사처럼 서있었습니다.


승용차 밖으로 이 풍경을 잠시 올려다보던 이 아이가 갑자기 볼멘소리로 퉁명스럽게 아버지를 불렀습니다.

"아부지?" "오냐?" "아부지, 돈 좀 더 많이 벌 수 없어요?" "왜?" "왜 우리는 이렇게 가난해 가지고 날마다 이딴 쬐그만 차만 타고 다녀야 해요? 아부지도 돈좀 더 잘 벌어서 저렇게 큰 차도 한번 사 보란 말예욧!"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시겠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이런 증세를 사회학에서는, "가치의 환각" 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이 환각 상태에 빠지면 정상적인 판단과 행위를 할 수 없듯, 가치의 환각에 빠지면 사물의 실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극히 왜곡된 주관적 선입견에 의해 사물의 가치를 제멋대로 판단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나온 용어입니다.

가치의 환각에 빠지게 되면 어느 누구라도 루이 16세의 딸이나 우리 회장님의 외동아들처럼 될 수 있 습니다.

오늘 우리가 그 아이들을 함부로 욕하거나 탓할 수 없는 것은,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들이 거의다 이런 가치환각증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듯이, 우리들의 욕망은 정말 끝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 구약시대의 선지자 예레미야는 일찍이 우리들의 욕망을 물을 저장할 수 없는 "터진 웅덩이(렘 2:13)"라고 묘사했습니다.

"터진 웅덩이. " 얼마나 적확한 표현인지요.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들의 욕망은 정말 밑빠진 독과 꼭 같습니다.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요, 그들은 몰각한 목자들이라. 다 자기 길로 돌이키며 어디 있는 자이든지 자기 이(利)만 도모하며……" (구약성경 이사야 56장 11절)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소망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그들의 죄 때문인데, 그들이 이 무서운 죄에서 헤어나지 못 하게된 결정적인 이유가 탐욕스런 지도자들 때문임을 지적한 말씀입니다.

여기서 이사야는, 정말 그답지 않게,탐욕스런 사람들을 "굶주린 개"라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짐승 중에 개를 가장 천하게 여겼다는 것을 감안하시면 이 책망이 얼마나 뼈아픈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며,자기의 밑빠진 탐욕의 도가니를 채우기에만 급급한 사람들은 사람이 아닌 개이며, 심각한 가치의 환각증에 사로잡힌 일종의 정신병자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그 분의 거룩한 나라로, 사람을 부르셨지 개를 부르시지 않았습니다. 소망의 나라가 당신 앞에 있습니다.

그 나라는 누구라도 들어 갈 수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지금 당신의 삶을 너무 허망하게 소진시키는 그 끝모를 "욕망의 환각증"에서 속히 벗어나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야,가장 귀한 하나님의 나라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사람다운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광우목사
전주열린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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