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tv를 알게되어 52개의 글을 올리면서 1년여 지냈습니다. 그간 저의 부족한 행복일기를 읽어주신 님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더 좋은 낯으로 뵈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1) 목회는 목사가 한다.
좋은 사모가 되고 싶어 사모학에 관한 책 한권쯤 읽어보지 않은 사모가 있을까?
나도 열심히 읽은 사람중에 하나인데 대개의 경우 사모에 대한 완벽한 그림을 그려 놓아서 미리 질려버린 적이 많았고, 어떤 책은 오히려 낭만적으로 서술되어 비현실적인 거리감을 느낀 적도 있고 외국서적은 문화적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성경에는 사모에 관한 언급은 없지만, 남편의 면류관이 될 수있는 현숙한 여인과, 뼈를 썩게하는 아내를 대조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이토록 무거운 '사모'라는 이름이 남편의 목회성공 여부에 무관하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생각하는가?
목회는 목사가 한다. 극단적으로 사모가 없어도 카토릭신부는 목회를 하며, 감리교의 웨슬리도 소문난 악처와 영국을 피 한방울 없이 구원하였다. 아는 목사님 한 분은 결핵요양중인 사모와 수년을 목회하기도 한다.
사모가 목회자 개인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목회에 사모가 그 성공여부를 가름한다는 생각에는 나는 반대이다.
2)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에 대해 과소평가나 과대평가하지 말고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만큼의 정직한 자아인식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위선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적 비교의식으로 시달리며, 시간과 정렬을 낭비할 수 있다. 학벌, 지위. 성격적특성, 외모, 물량적 성공의식등에 사로잡혀 있다면, 열등감이나 조바심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의 생애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희소가치가 있으며 내 교회는 역사 이후 오직 하나 뿐이고, 그 중에 사모는 오직 한 사람, 내가 있을 뿐이라는 자긍심과 독특성을 인식해야 한다.
환상적인 사모상이나 이상론에서 자유로와야 한다. 나는 여전히 나일 뿐, 글 속의 사람이나, 이상형의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바라던 이상형의 사모는 조용한 영성의 소유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원격조정을 할 수 있는 실력자, 주장하지 않는 모범자등 이었으나 나와는 전혀 스타일이 달랐다. 나는 다변형의 행동가요, 보이는 곳에서 칭찬받아야 신이나는 선동적인 다혈질에다 끝없이 명령하고 싶은 지배형의 특징을 가졌다.
내 속에 있는 잠재력을 쏟아내지 않고, 이상형의 사모로 남아있어야 한다면 나의 삶을 포기하고 서서히 죽어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사모는 교회에서 설치다가 많은 허물을 드러내어 목회를 어렵게 만드는 것보다 아무 것도 안하고 무능하다는 한가지 비판만 받는 편이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경험할지라도 더 잘 섬기기위해 몸부림치는편이 옳다고 믿는다.실패를 통하여 성장할 수 있고, 자신에 대해 철저히 좌절한 자만이 하나님의 완전에 의지한다고 믿는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의 삶을 살아야 하므로 사모로 인해 발생된 문제가 없지 않고, 일시적으로 불편하거나, 궤도를 재수정하는 등의 조처는 있었지만, 근본적인 나의 삶을 포기한 적은 없다. 다른 사모의 다른 형태의 섬김을 나는 흉내낼 수도 없고, 낼 생각도 없다. 내게 주신 복의 분량을 가지고 주님 부르시는 날까지 주님께 돌려드리기 위해, 주님의 교회를 섬기는 것 뿐이다.
3) 사모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자기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목회정보를 남편에게 신속히 제공하고 독서에 핍절한 남편을 독서로 돕는 일은 자신의 고독을 해결하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내조가 된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그의 설교를 윤택하게도하고. 남편의 설교를 정리해 준다거나 교회기밀자료를 처리해주는등 자신만의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처음 개척할때 대심방을 1주일을 하고나니.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 24시간 남편과 함께하는 독특한 입장에서 피차에 서로 자유한 시간을 갖는것이 정신건강에도 유익하다.
내 경우는 사모 모임에 나가 쌓인 스트레스를 풀거나 YWCA에 자원봉사하는 등으로 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다. 자기만의 시간을 행복하게 개발해 나가야 한다.
목사의 아내가 교회에서 무엇을 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상 자신의 영혼의 상태, 하나님을 향한 퇴색하지 않는 사랑, 예민한 감사촉각이 살아있는가를 점검하면서 자신의 삶을 재정비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 섬겨야 할 우선순위가 분명해야 한다.
남편과 아내 사이의 평범하고도 완숙된 행복과, 가정천국, 사랑실천의 구체적 경험이 배재된 채 아무리 화목하라. 사랑하라, 외친들 그 메시지가 위력이 있을리 없다. 이는 목회의 어떤 부분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
내가 아는 사모 한 분은 남편을 혐오하는 정도가 아니라 증오하면서 산다. 심적 고통이나 육체적 한계를 호소하면 "기도 안 해서 그렇다"고 일축해 버리기 때문이다. 교인들에게는 '자상하고 훌륭한 위선자' 라고 했다.
아무리 목회에 성공하는 것 같아도 가정목회에 실패한다면, 그 성공은 불투명하고,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면 내조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목회자의 삶의 우선순회는 부부관계라고 생각한다.
부단히 노력하며 진지하게 시간과 물질울 투자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해가야 한다. 과중한 목회업무로 뒤로 밀려나기 쉬운 부분이지만. 소홀히 하면 언젠가 엄청난 위기가 몰려옴을 명심해야한다.
자녀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교인들의 자녀들을 돌보는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의 자녀들을 키워주신다는 믿음은 좋다. 하지만 이 믿음이 자녀들을 철저히 돌보지 못한 합리화여서는 안된다.
교인들은 교회가 싫으면, 다른 교회로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우리의 자녀들은 교회가 싫으면 영원히 하나님의 품을 떠날 수도 있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부모의 역할을 유보할 수 없다.
5) 사모는 힘이 있어야 한다.
도로시 팬터코스트는 사모는 공적으로 설 땅이 마땅치 않으면서도 구석진 어느 곳에나 참으로 서야할 곳이 많은 입장이 사모라고 했다. 그래서 그 위치를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직 목사의 아내가 갖는 힘이 있다면, 모든 교인을 아는 교회의 1인자가 되는데 있다. 이것은 암기력이 좋거나 특별한 은사를 타고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교인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그 교회를 가장 잘 섬기는 자라고 해도 크게 잘못된 말이 아닐 것 같다.
교인들은 사모를 알면 목사와 아주 가깝게 느낀다. 수년간 내가 교회에서 한결같이 교인들을 잘 알 수 있었던 것은 새신자 양육을 했기 때문이다. 기타 여러과정의 성경반을 계속 운영해 오고 있기도 하다.
목사의 과중한 부담을 덜어주고 성도들의 입장에서도 처음 교회에 찾아와 목사부인과 교제하는 일은 교회와 신속히 하나가 될 수 있는 통로다. 투시의 은사가 아니더라도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결코 무거운 과업이 아니라고 본다.
6) 남편 목회정책의 최전선에 지지자로 서야한다.
송구영신예배에 남편의 안수기도를 자녀들과 더부러 두려운 마음으로 받는것부터 시작해서, 건축이 교회의 최대의 관심일 때는 온 가족이 식사기도부터 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일관했다. 미용사가 쉴 때는 미용기구를 손질하고, 미용잡지를 보며, 사람을 만나면 그의 머릿결을 먼저 보드시 온 가족이 남편의 목회에 절대지지자로서 나타나야 한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자 할 때는 사단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부정적 반응이나 실패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철저한 야당으로서 맞서지만, 일단 공포된 모든 목회정책에 대해서는 가장 앞선 지지자로서 앞장선다. 왜냐하면 둘은 같은 배를 탔고 실패는 최후로 남편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성공할 때 교인들은 다 목사편인것 같지만 샐패하면 냉소하며 돌아선다. 신앙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궁극적으로 이일을 시작하신 이는 하나님이라는 확신에서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누가 뭐래도 남편의 자신감은 집에서 아내와 자식들의 지지를 받는 일이 천만군을 얻는 것보다 낫다.
7) 목회자의 상처는 사모만이 위로할 수 있다.
교인들은 상처받았다는 말을 쉽게 하지만. 목사의 상처는 상상도 못하는 것 같다. 목사는 철심장을 가진 고로 아무리 쥐어 뜯고 할퀴어도 꺼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목사는 하나님의 사람인고로 그저 사랑만 할 수 있는 로버트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가는 교인 잡지말고 오는교인 막지말라" 는 말은 쉽게 타협하는 느낌을 주는 말이지만. 선배 목사자들의 상처가 얼마나 깊었던가를 보여주는 표현이기도 하다.
교회를 성장부흥하기를 원하는 남편의 열망을 재촉하지 말고 오히려 짐짓 제동을 걸어주는 것이 바로 사모의 몫이 아닌가 싶다. 교인들에게 상처를 받을 때 하나님께서 완전한 평강을 회복시켜 주실 때까지 목사는 오직 사모에게서 밖에 인간적인 위로를 받을 곳이 없다.
8) 사각지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여름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밤 틀림없이 심방약속을 지킨다던지. 명절날 귀향을 미루고 아무도 찾지 않을 입원환자를 방문하다거나. 고난 당하는 이와 시간을 작정하고 기도한다던지. 과부들의 명단을 은밀히 작정하여 기도한다. 특히 남자가 갈 수 없는 산모심방은 바로 사모의 몫이다.
"이것은 할 수 없다"고 생각될 때가 바로 "그 일을 해야될 때"라는 말을 명심하고 교회의 사각지대를 보는 눈을 열어달라고 기도한다. 성도들의 기쁨, 슬픔, 고통의 현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려고 애썼다. 원하던 원치 않던 나실인처럼 드러나서 교인들은 사모가 좋아서 배우고 흉보면서 배운다.
최근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여성지도력으로 떠오르게 된 사모에게 거는 기대치가 높아가고 있다 . 사모 역활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상순
인천YWCA 이사
청암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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