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라고 하던 코메디언 이주일씨가 페암의 사형선고를 받고 투병하면서 금연에 대한 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고 눈물겹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절규처럼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말을 그리 쉽게 들어 넘길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어제도 평생 줄 담배를 피우건 분이 '지금 두달째 담배를 끊었노라'는 말을 들었다. 끊기도 쉽고 다시 피우기도 쉽고 담배! 만만치 않은 기호품인 것 같다.
아이젠하워는 굴뚝에서 연기나듯 담배를 피웠다 한다. 하루에 60개 또는 그 이상이었다. 참모총장시절 워싱턴에서 그와 오찬을 나눈 J,건서는 12시45분에서 3시까지 적어도 5개의 궐연을 태웠다고 했다. 그는 "어떤 담배를 좋아하는가?" 물었을 때 '담배는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피운다'고 했다. 콜롬비아대학 총장시절 건강상 이유로 담배를 끊을 수 밖에 없었으나 그는 정상을 회복한 후에는 담배를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가 그에게 "집무처에 와서 흡연하는 것이 거슬리지 않는가?" 물었을 때 그는 한바탕 웃었다. "천만에, 도적적 우월감을 느낀다네. 내게는 담배를 끊을만한 의지력이 있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그런 의지력이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라고 답했다고 한다.
담배는 광해 말년부터 성행하기 시작했고 담파국에서 수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그것을 담파라고 부르기도 한다. 프랑스를 비롯한 전 유럽에 담배를 유행시킨 장본인은 1559년 포르튜갈 주재 프랑스 외교관 쟝니코였다. 이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담배의 성분을 니코틴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여 지금도 담배 독의 이름이 니코틴이 된 줄로 알고있다. 太湖선생은 담배의 유익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痰(담)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을 때, 기분이 상쾌하지 못할 때, 먹은 것이 소화되지 않을 때 위의 噴門(분문)에 酸(산)이 나올 때, 겨울에 어한하는데 좋다고 했다. 담배에 대한 시도 읽은 적이 있다.
'두 손가락에 끼워 삶과 죽음의 허무를 가르쳤다. 두 입술에 물려 사랑과 미움의 갈등을 배웠다.'
담배라는 것은 "여자에게 있어 눈물이 큰 위안이 되는 것처럼 남자에 있어서의 큰 위안이다". 라고 말한 사람도 있고 담배를 배우는데 있어서 얻어지는 예술적 문화적 가치는 끽연가가 한동안 금연을 했을 경우 무엇을 잃어 버리게 되는가를 상상해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디즈레일리 수상이 1878년 베를린 회의에 영국 대표로 참석했을 때 의장인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 앞에서 건강에 해로운 줄 알면서도 억지로 담배를 피워댔다. 수행원이 주의하라고 권하자 "이런 경우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상대방을 경계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되는거야!" 라고 했다.
"담배에 필적할만한 것은 없다. 그것은 신사의 정렬이다. 담배없이 살고 있는 사람은 살아있는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라고 돈후안은 말했고, 임어당은 "파이프 담배를 즐겨 피우는 사람은 절대로 자기 아내와 다투지 않는다" 고 했다.. "여송연을 피우는 사람으로서 자살한 이는 아무도 없다"고 w 머진은 말한 적도 있다. 정말 담배가 위력이 있는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엊그제 남편과 회식이 있어 잠시 동행하던차 신호등이 바뀌자 바로 앞에 있던 영업택시 문이 열리더니 한 남자가 즉시 튀어나와 길에서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택시문을 활짝 열어 놓은채로! 아찔했다 웬 일일까? 담배 딱! 세모금을 깊이 피워 물더니 휙~익!~ 불붙은 담배를 내동댕이치고 택시를 다시 탔다. 곧 신호등이 바뀌었으니...그제야 짐작을 했다. 담배가 얼마나 피우고 싶으면 신호등 기다리는 사이에 나와서 세모금을 빨고 다시 탄단 말인가?
담배를 피워보지 못한 내가 어찌 이 담배의 위력을 과소평가 할 수 있으랴? 담배 한 모금을 빨아 허공에 흩날리는 사나이의 옆 모습을 보라, 온 세상을 정복한 장군의 눈물처럼 처연하질 않던가? 뱅뱅 꼬인 정치적 난제를 기막한 묘수로 풀어 낸 개운함만큼, 고난의 잔을 버티어 내는 절제의 품위, 예술적 창조를 위한 진통, 모진 세월을 감래해 온 아버지의 담배! 무서운 해독을 감수하고라도 끊치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 매력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공항 흡연 구역에 초라하고도 비참하게 갇혀서 몇 모금을 빨고 죄인처럼 씁쓸히 돌아 나오고 설 땅을 자꾸만 축소당하고 남의 자유 때문에 자신의 자유를 제지당해야 하는 아픔들을 보노라면 담배! 도대체 배워보고 싶은 매력가지 생길 지경이다. 마크트웨인은 "담배를 끊는 것은 아주 쉽다. 나는 이미 천번이나 끊어 봤으니까."라고 말했으니 담배의 위력 만큼이나 끊어야할 이유 또한 만만치 않은가 보다. 만일 사람이 자살을 시도한다면 총알, 권총, 가스, 전기의자, 물에 빠지거나 목매달리기 등이 훨씬 빠르지만 서서히 죽는데는 궐련, 여송연, 파이프, 담배만큼 좋은 것은 없다.
담배 연기에는 19 가지 독소가 들었는데 일산화탄소, 니코틴, 석탄산, 푸루푸랑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것들은 온갖 장애, 각종경련, 근육의 불 규칙한 수축, 호흡기 근육의 마비현상들을 일으킨다. 미국 의학 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궐연초 1개 속에 함유된 니코친을 개구리에게 주사했더니 모두 즉사했고 궐연초 1개피를 피우면 사람의 수명이 34분 36초 줄어들고 하루에 한갑을 피우면 시간 46분씩 단축된다고 보고하였다. 폐암과 위장장애등 피해는 많고, 여성들의 흡연 경우 저능아와 불구자의 출산률이 많아진다는 결과도 있다.
그 외에도 경제면으로나, 화재의 위험이나, 타인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도의상의 문제도 있다. 폐암 발생률이 비흡연자의 경우 10만명당 3.4명에 비해 하루 한 갑내지, 두갑을 흡연하는 자는 217.3명, 폐암에 의한 사망률도 17. 4배로 많다. 25세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보다 15세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60세가 되면 폐암의 위험률이 3배가 된다는 보고도 있다. 기타 최근 미국 담배회사가 패소한 사건등 담배의 해독에 대한 글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접하고 있다.
생명을 담보로한 인생의 여유와 멋, 어떤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일까? 담배 그것은 정말 기호품일 뿐인가? 그것을 끊는 것이 아무리 좋다 할찌라도 그것을 끊음으로 사람이 빡빡해지고 강퍅해진다면 오히려 적당히 피우고 너그러운 삶을 사는게 낫지 않겠는가? 담배 하나를 끊지 못하는 의지로 무엇을 하겠는가? 어떤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끝장을 보겠다는, 그리고 나서 어찌어찌 살겠다던지, 담배! 그것에 대한 개인의 철학이나 똑똑히 세우고 볼 일이다.
나는 담배를 끊을 이유가 뚜렸해서 끊은 의지의 사람만큼이나, 담배를 피울 의지가 분명해서 피우는 사람과, 담배를 아예, 피우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어 피우지 않는 사람들의 주관, 모두를 존중하고 싶다. 왜냐하면 담배! 그것이 우리 인생을 주관할 수는 없으므로, 사람이 담배를 피웠으면 좋겠다. 담배가 사람을 피우지는 말았으면 한다. 나는 뚜렷한 이유가 있어 지금 피우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고 피워야할 이유가 생기면 피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피워야할 이유가 없어 한 모금도 빨아 볼 생각이 없다. 여자이기 때문에 안피우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김진홍 목사와 대학생들과의 대담에서 어떤 학생이 "기독청년의 흡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했더니 "이 사람아! 고작 담배문제가 자네의 관심인가? 인간이 담배를 피워야 한다면 하나님이 머리에다가 굴뚝을 하나 만들어 놓지 않으셨겠는가?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나누세!" 했다던가?
남상순
인천YWCA 이사
청암교회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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