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중의 변화
타이거 우즈는 1996년 프로골프에 데뷔해 1997년 최연소 마스터스 챔피언에 오른 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실력으로 4개 메이저 대회를 휩쓸면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는 골프 신동에서 출발해 골프 천재와 골프 황태자를 거쳐 골프 황제에 등극했다. 24세에 그렉 노먼으로부터 세계 1위를 빼앗은 후 264주 동안 정상을 군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도 29세의 한창 나이에 정상에서 내려앉아야 했다. 비제이 싱이 4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타이거 타도에 성공한 것이었다. 타이거 우즈가 변화를 게을리 한 반면 비제이 싱은 끝없는 연습에 매달렸다고 한다. 과거에 경쟁자들은 타이거 우즈가 자신들과는 전혀 다르게 경기한다고 비명을 질렀으나 요즘은 그가 자신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기한다고 안심한다. 김광호, “혁신만이 1위 자리를 지킨다,” CHIEF EXECUTIVE(Volume 23, October 2004), 107면 참조.
영원한 강자는 없다. 날마다 변화해야 한다. 안주하려는 각질이 두터워지면 점점 퇴보하게 된다. 각질을 벗기고 새 살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바로 지금 변화를 시작해야 하고 평생 계속해야 한다. 변화는 늘 현재진행형이어야 한다. 세상의 변화속도를 능가하기가 어렵다면 최소한 따라잡기라도 해야 하겠다.
즉석사진기 하면 미국의 폴로라이드다. 1947년 즉석사진기 ‘모델 95’가 출시된 이후 폴로라이드는 코닥마저 제압하고 즉석사진기 시장을 독식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폴로라이드에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쳤다.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한 것이다. 즉석사진기에 매료됐던 소비자들은 이제 사진이 마르는 몇 초도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이 디지털 카메라로 옮겨 붙었다. 폴로라이드도 뒤늦게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2001년 10월 11일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해야 했다. 홍석민, “디카에 밀린 폴로라이드,” 동아일보(2004. 10. 11), A29면 참조.
보통 사진기가 즉석사진기로, 즉석사진기가 디지털 카메라로, 디지털 카메라가 카메라 폰으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세상이 한가한 사람들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변해야 한다. 변화가 있으면 현상을 유지할 수 있고 혁신이 있으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창조가 있으면 선두를 차지할 수 있다. 우리는 친숙한 것들과 결별하고 낯선 것들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변해야만 하고 변할 수 있다.
뭉툭한 휴대폰을 잡자 갑자기 껍질이 벗겨지면서 아주 날렵한 휴대폰이 튀어나오는 TV광고가 한 때 유행했었다. 우리 안에도 더 좋은 것이 들어 있다. 거친 밤송이를 까고 딱딱한 밤껍질을 까면 속찬 밤알이 나오듯이 우리가 과감하게 바깥을 까면 대단히 좋은 속이 나올 것이다. 체면도, 자존심도 까서 버려야 한다. 낡음을 까면 새로움이 나온다.
우리는 날마다 변하고 또 변해야 한다. 변화가 사역이고 생활이어야 한다. 신앙인이라면 변화하되 주 예수님께 더 밀착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미래로부터 말씀하시고 미래를 몰고 오시는 주님이 진정한 변화의 주체이시기 때문이다. 주님께 더 밀착되는 데 있어 장애가 되는 것이라면 사람이나 돈이나 일이나 무엇이든지 뒤로 밀칠 수 있어야 하겠다.
사람도, 돈도, 일도 다 귀하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께 더 밀착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뒤로 제칠 수 있어야 한다.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만나매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샀느니라”(마13:45). 여러 개의 진주가 아니다. 단 하나밖에 없는 최상품 진주다. 그것 하나를 얻으려고 전체소유를 대가로 지불한다는 것이다.
신앙인의 자세는 이처럼 파격적이다. 이전의 것에 안주하고 집착한다면 이미 신앙인이 아니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부르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다면 창조적인 파괴와 건설을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렘1:10). 주님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단 하나밖에 없는 최상품 진주다. 주님만큼은 아니어도 아주 귀한 것들을 포기하고 가장 귀한 주님께 집중하는 구조조정, 이것이 변화 중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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