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교회 담임목사, 부단히 신앙인으로 살아가려고 애쓰지만 그게 그리 쉽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 나보다는 그분을!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음, 저서: '사랑이란 말 가득 가슴에 남겨 두고', '예배의 부름'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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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인이 자기 아들에게 행복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 오도록 현자에게 보냈다. 청년이 현자의 저택에 도착했을 때 많은 사람들로 집안이 떠들썩했고, 몇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현자와 대면할 수 있었다. 청년은 자신이 현자를 만나러 온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현자는 귀 담아 들어 주었다.
그러나 당장은 행복의 비밀을 가르쳐 줄 시간이 없다면서 두 시간 후에 다시 보자고 했다. 청년은 두 시간을 기다린 후에 현자를 만났는데, 현자는 조건이 있다고 했다. 현자가 제시한 조건은 기름 두 방울이 담긴 찻숟가락을 들고 기름이 떨어지지 않도록 걸어 다니라는 것이었다.
청년은 기름을 흘리지 않으려고 숟가락을 조심스럽게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둥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시 청년과 만난 현자는 청년에게 물었다. “그대는 내 집 식당에 있는 정교한 페르시아 양탄자를 보았소? 정원사가 십 년 걸려 가꿔놓은 아름다운 정원은? 서재에 꽂혀있는 양피지로 된 훌륭한 책들도 좀 살펴보았소?”
청년은 당황했다. 숟가락에서 기름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는 데만 온통 신경을 쓰고 다니느라고 그런 것들은 주의 깊게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현자는 이번에는 이런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오라고 했다. 청년은 편안한 마음으로 숟가락을 들고 집안을 자세히 살펴보고 돌아왔다. 현자가 물으면 살펴본 것들에 대하여 당당히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나 현자는 돌아온 청년의 손에 들려있는 숟가락을 들여다보며 기름은 다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이 이야기는 파울로 코엘료가 ‘연금수ㄹ사’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다. 현자는 행복의 비밀이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 그리고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잃지 않는데 있다고 말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니 행복이란 신기루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자세히 보는 일과 손에 든 기름 숟가락에서 기름을 흘리지 않는 일은 동시에 잘할 수 없다. 이 이야기는 행복을 말하려는 의도로 쓰였다. 행복이 정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내용만큼은 진리다. 둘 다 잘할 수는 없다. 신앙생활이야말로 이 비유가 맞는 말이다. 신앙인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다 즐기며 동시에 성령의 기름을 잃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성경 마태복음 6장 24절에는 이런 말씀이 있다.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고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고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 오늘날 배금주의 세상에서 사는 성도들의 비극은 물질과 하나님을 동시에 잘 섬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그저 망상일 뿐이다. 하나님만 섬겨야 한다. 물질은 사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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