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 하러 가면서
문득 내 친한 친구에게 너무 많이 털어 놓았던
비밀스런 내 이야기 부끄러운 치부들을 들추었던 것들이
후회가 되는거다.
왜 그처럼 마음을 다 털어놓았던가?
그리 생각하니 순간 그 친구에게 경계심이 생겼다.
내 속마음이나 약점을 다 알고있는 그 친구가
내 곁에서 멀리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도 들었다.
그 친구가 나를 배신한다면 내 삶의 그늘지고 추한 부분을
폭로할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생각은 미움으로 치달았다.
세상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무인도에 가서 혼자살고 싶은 생각이 들면서 허무해지기 시작했다.
인생의 굴레가 무겁고 사는게 무척 피곤해졌다.
새벽기도 시간에 열심히 기도했다.
아까 염려하고 미워지고 부정적이던 모든 것들이 안개걷히듯 사라졌다.
내가 비밀을 말하고 추한 부분까지 드러낼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내 비밀을 알고 있는 그 친구는 내게 있어 다시 없이 소중한
내 인생의 적이 아니라 후원자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친구의 비밀과 추하고 모자란 부분을 너도 많이 알고 있질 않느냐?
그렇지만 죽을때까지 그 이야기들을 네가 그의 약점으로 이용할 마음이 없질 않느냐?
오히려 측은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더 사랑하게 되지 않더냐? 라고 반문하게 되었다.
그가 내게 있어 큰 자본처럼 소중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헤어지고 배신하는 일들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속삭이는 사단을 격파하라
두렵거든 더 사랑하거라.
헤어지거나 배신할 이유가 없을만큼 더 가깝게 지내거라
그런 친구가 그리 흔치 않다는 것을 알아두어라.
가까운 벗을 소중히 여기거라! 는 성령의 음성이 마음에 확인되었다.
갑자기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그가 있어 나는 부요한 자라고 노래하게 되었다.
보고싶어지고 사랑스러워진다.
온세상이 평화와 감사로 가득 채워진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고
사랑은 두려움이 없나니...
조금 더 생각은 발전했다.
내 비밀을 그 친구보다 열배 천배 더 많이 알고
내 약점들을 천배 만배 더 잘 아시는 나의 주님이
내 비밀을 하나님 앞에서 폭로한다면 어떨까?
하긴 하나님은 전지하셔서 폭로하기 이전에 먼저 아시지만
알고 계셔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하셨는데
그 보좌앞에서 벌겋게 드러난다면 난 어쩌면 좋은가?
능청스레 아무일 없었던듯이 그 앞에 서게 될 힘이 어디서 오나?
내 허물을 덮어주신 주님의 보배로운 피 때문이 아닌가?
새벽기도를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기쁘고 벅차고 행복했다.
그래서 기도한다.
이래서 기도해야 한다.
바다별
ㅎㅎㅎ
그 짧은 시간에 지옥과 천당을 왕래하셨군요..
누구에게나 자기 속을 밑바닥까지 털어 놓는다면
경박하고 미욱한 사람이지만...
살아가며 내밀한 속마음 털어 놓을 친구 한 사람 가질 수 있는 것도 행복이구 말구요..
설사 그 친구가 나중에 배신한다 할지라도.. 그동안 위안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2003-11-28
남상순
그러게요. 일생에 진정한 친구가 몇이나 있을런지요?
그보다 먼저 내가 진정 누구에겐가 친구가 될 수 있을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