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나 강연에서 종종 예화나 비유가 사용된다. 예화나 비유가 실제상황이면 효과가 더욱 극대화된다. '어디 사는 누구의 이야기이며 그분이 지금 어디에 살아있다'고 구체적으로 밝히는 예화면 영향력은 더 확실하다.
설교나 강연의 주제를 이해하는데 퍽 효과적일 수가 있으며 때로 감성을 자극하는데는 예화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어쩌다보면 주제보다 예화때문에 오래 기억되기도 한다.
그런데 예화나 실화는 그 효과가 페니실린 만큼이나 신속해서인지 두번 이상 사용하면 금방 감격이 떨어진다. 첫머리 뚜껑을 떼기 시작하면 "아! 듣던 이야기다!"라고 마음이 닫혀 버린다.
더구나 지난 번 들었을 때와 그 예화가 숫자가 내용이 극소한 차이라도 달라지게되면 본론의 주제까지 신빙도를 떨어뜨린다.
가장 마땅치 않은것은 예화중에 옛날 서부활극을 보는것처럼 미국의 어떤 가난한 자가 갑자기 벼락부자가 되었다던지 하는등의 이야기들은 정말 따분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성경예화이다. 성경속에는 비유와 예화가 많이 들어있다. 거의 매주일 설교속에 인용된다.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 앉아 백번도 더 들었을 예화를 오늘도 인용하며 설교가 선포된다. 본문을 보는 순간 오늘은 어떤 예화가 등장하겠구나...짐작까지 한다.
그런데도 은혜받고 새로운 이야기처럼 마음에 감동을 일으키는 것은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다.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나 순종하며 갈바를 알지 못하고 떠났다던지...
베드로가 깊은 곳에 그물을 내렸다던지...
물이 포도주가 되었다던지... 얼마나 듣고 또 듣고 들었는가?
그런데...아직도 2000년동안 사용하고도 진액이 마르지 않는 말씀의 약발 효력은 무엇이란 말인가? 이는 그리그리 하다가 죽은 어떤이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변조하거나 과장하거나 축소음폐하도록 두질 않고 명료하게 성경속에 기록으로 남겨진 그 이야기들은 죽은 어떤 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불꽃 같은 눈으로 살아서 역사의 이끝과 저끝을 아시는 그분의 생생한 이야기와 지금도 살아있는 이들 속에서 영으로 함께 살아계신 생생한 성령님의 사역이기 때문이다.
들어도 들어도 재미난 성경이야기!
진행과정과 결론 부분을 다 앎으로 전혀 호기심 유발이 안되는 이야기들이건만 뻔한 지루함속에 언제 어떻게 나의 영혼을 뒤집어 놓을지 모르는 숨겨진 호기심 때문에 오늘도 어제 들었던 그 성경예화에 귀를 기울인다. 살아 역사하시는 성령의 운행하심을 맛본 자들은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