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출생: 나라도 이름도 빼앗긴 일정시대말 음력 시월의 마지막날에 "대한독립 만세소리"를 어머니 뱃속에서 아련히 들으며 태어나다.
2.외톨이:첫돌이 지나 아장아장 걷던 남동생을 홍역이라는 무서운 전염병으로 잃고 동생 잡아먹은 누이로 외톨이가 되다.
3. 모친사망: 만4년8개월 한국전쟁 발발하여 폐병을 얻은 어머니는 치료 한번 못 받아 본 채 사망하고 아버지는 직장따라 객지로 돌아다니니 에미마져 잡아먹은 팔자 고약한 계집아이로 조부모 손에 이양되다.
4. 최초의 충격 : 만5세 친척 결혼식장에 화동을 섰다가 용남이라는 아이보다 못생겼다는 친척아줌마의 말 한마디에 생애 최초의 충격과 절망감을 배우다. 선택하거나 노력한 적도 없는 외모 때문에 비참한 인생의 첫 굴절을 경험하다.
5 계모 : 초등2학년 아버지가 재혼하셔서 새 어머니를 마지하다.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그녀를 아버지는 제자식처럼 생각한다고 고마워하다 . 이중인격의 진수를 맛보다. 때리는자의 쾌감은 잘 못르지만 매맞는 자의 고통과 수모를 체득하다. 콩쥐 팥쥐. 신델렐라 등 책을 읽어서 어린나이에 "현실도피"가 무엇인지를 배우다. "착한아이 컴플랙스"로 필요없는 가슴앓이를 하다.
6. 이상한 좌절감 : 초등 3학년교회에서 성탄절에 무용을 시켰는데 hopping step을 못해서 "너는 틀렸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평생 춤을 출 수 없는 아이로 자신감을 몽땅 저당잡히다. 그날 이후 춤을 춰본 적이 없다.
7. 장애 : 초등 3학년 친구 문병갔다가 문둥이에게 쫏기어 남산 높은 층계에서 뛰어 내리다 가속력이 붙어 걷잡지 못하고 굴렀고 잔등이 오른쪽 뼈가 퉁겨나온채 굳어버리다. 곱추처럼 굽은 잔등이는 모든 발육에 지장을 주다. 곱추도 살건만 "곱추같다"는 말을 듣고 그처럼 죽고 싶은 적이 없었으니 "병신"소리 들으며 사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게 되다.
8. 죄값: 새엄마가 첫 아이를 출산하다가 죽다. 사람이 죽었는데 좋아하는 잔인성과 비정함이 내면에 숨어있음을 감지하다. "죄값"이라는게 있는가보다 막연히 생각하다. 두번째 에미를 또 잡아먹은 지독하게 팔짜 사나운 아이가 되다.
9 결손가정: 초등 5학년 어느날 세번째 엄마가 나타나다. 빨리 "엄마"라고 새엄마를 불러주는 것이 살길임을 눈치채고 무서운 결심을 하고 "엄마"라고 처음 불러볼 때의 용기로 세상과 타협하며 환경에 적응하는것이 지혜로운 인생임을 어렴프시 득도하다.
10 실직가정 : 중3 아버지가 직장에서 사퇴하다. 부하직원이 바람피고 공금을 횡령해서 감독소홀로 책임지고 퇴직하다. 전학할 돈도 경황도 없어 1개월간 학교 가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날나리로 놀아보는 경험을 하다. 다시 아버지 집을 떠나 할아버지 집에서 살게 되다.
11. 왕따 : 고등학교때 운동 잘 하는 덩치 큰 아이들을 준동하여 김양자라는 아이가 의도적으로 괴롭히다. 괴로운 학창 시절 그것이 바로 왕따임을 그때는 미쳐 모르다. 인간관계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되고 악의를 품고 괴롭히는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체험하다.
12. 배신자: 스스로 배신자가 되다. 자아에 대해 처절하게 실망하다. 배신 당하는 쓴잔 보다 더 독한 배신자라는 처절한 파멸을 맛보다.
13. 가난 : 가난과 빈털털이의 현주소가 무엇인지를 경험하다.
14. 드디어 아들 낳고 딸 낳고 손주보고 잘 먹고 잘 살고 부족하지만 높은 가치관을 가지고 소망을 잃지 않고 사는것은 내 팔자나 운명이나 자신의 노력이나 실력이나 능력이나 공적이 아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