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큰 축복은 ‘순교’의 신앙과 ‘주일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저 개인에게 주신 큰 축복도 순교의 신앙과 주일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명성교회에 주신 큰 축복도 순교의 신앙과 주일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평양에서 순교하신 주기철 목사님과 김관주 목사님(저의 아버지)이 물려주신 순교의 신앙을 체 받으며 살아오고 있고,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가르쳐준 주일 성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11살 때 혼자서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넘어온 후 그 신앙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고, 그리고 평양 서문밖 교회에서부터 시작한 새벽기도를 한 평생 계속하며 살아오고 있습니다.
김삼환 목사님은 자기가 설교와 목회를 잘 하게 된 것이 자기의 공로가 아니라 한국교회의 신앙의 선배들이 흘린 순교의 피 때문이라고 말한 일이 있습니다. 그리고 명성교회는 주일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의 큰 축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년 7월 11일 주일 강변교회에서 한 설교의 첫 부분을 여기 그대로 옮깁니다. “오늘 아침 집에서 티비를 통해서 김삼환 목사님의 설교를 한 10분 동안 들었습니다. 언제나 은혜와 감동이 충만한 설교입니다. 그런데 김삼환 목사님이 설교를 하다가 교회 강단 옆에 세워놓은 시골교회 종각에 가까이 가서 종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45년 전 김삼환 소년이 매일 아침 치던 종각의 종이었습니다. 시골교회에 교회당을 지어주고 그 대가로 그 종각을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김삼환 소년은 소년시절 새벽마다 종을 치면서 울고 교회당에 들어가서 기도하면서 울고 또 울었다고 했습니다. 죄를 회개하면서 울고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커서 울고 또 울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네 소원이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계속해서 울면서 ‘하나님을 많이 많이 사랑하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라고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지난 주일 명성교회 강단 옆에 시골교회 종각을 새로 가져다 세워놓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명성교회 성도들이 새벽마다 교회에 와서 김삼환 목사님처럼 하나님을 만나라는 무언의 싸인 일 것입니다.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라는 무언의 싸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성교회의 특징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새벽기도이고 둘째는 주일 성수입니다. 명성교회는 성도의 의무 여섯 가지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첫째 의무가 주일 성수의 의미입니다” (죄란 무엇인가,p.372).
저는 한국교회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리고 명성교회 때문에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명성교회가 세상 유행에 쉽게 움직이지 않고 하나님께서 한국 초대교회에 주신 큰 축복인 ‘순교’의 신앙과 ‘주일 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의 유산을 고이 간직하고 힘있게 전파하며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명성교회를 좋아하고 김삼환 목사님을 좋아하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이제 저에게 주어진 제목인 “한국교회사에 나타난 새벽기도와 교회 부흥”이란 제목으로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1986년 11월 6-10일 영국 캠브리지 틴데일 하우스에서 세계복음주의협의회 신학위원회 주최로 “성경과 세계 교회에 나타난 기도”란 주제로 모인 신학회에서 발표한 “한국교회의 기도의 습관” (D. A. Carson, ed. Teach Us To Pray, Paternoster, 1990 에 실림) 이란 논문과 1997년 5월 8-15일 캐나다 뱅쿠버 근교 아보츠포드에서 개최된 세계복음주의협의회 제 10차 총회에서 주제 강연한 “한국교회의 기도와 교회 성장” (W. H. Fuller, ed. The Tenth WEF General Assembly Compendium, 1999에 실림) 이란 논문을 참고하고 그리고 한국교회사 자료들을 참고하여 강의하려고 합니다. 위의 두 가지 발표 논문은 본인의 저서인 「한국교회쟁점진단」(규장,1998)에 실려 있습니다.
첫째 한국교회는 길선주 목사님의 새벽기도로부터 시작해서 부흥 발전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새벽기도는 길선주 목사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간주된다. 그가 1906년 장대현교회에서 조사로 일하고 있을 때, 그는 어느 장로(박 씨)와 함께 새벽기도를 시작하였으며, 한 달 동안 기도하면서 놀라운 축복을 받았다. 그리하여 교회는 곧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새벽기도회를 갖기로 결정하였다. 새벽 4시에 종이 울렸고 신자들이 새벽 4시 30분에 장대현교회에 새벽기도회로 모여 죄를 회개하며 부흥을 위해 기도하였다. 이것이 한국교회 새벽기도의 출발이었다.”(한국교회쟁점진단, pp.41,42).
1907년 부흥운동을 목격한 미국 부흥사 데이비스 목사는 그 당시 한국교회의 새벽기도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여 본국에 보고했습니다. “한인들은 영혼을 위하여 매우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 그들의 강렬하고 단순한 신앙은 기독교국의 우리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지난 겨울 송도에서 부흥회가 몇 차례 열렸는데 교인들은 의례 밤 집회 후에는 산에 올라가서 얼어붙은 맨땅에 엎디어 성신강림을 위하여 하나님께 울며 기도하였다. 재령에서는 매일 새벽 5시30분이 되면 몇몇 사람의 한인들이 내가 유하고 있던 선교사 집에 찾아와 그 선교사와 같이 한 시간동안 기도하였다. 평양에서는 길 목사와 장로 한 사람이 교회당에 와서 새벽기도를 드리는 습관을 가졌다. 다른 교인들도 이 소식을 듣고 같이 참여할 수 있도록 부탁하였다. 길 목사는 ‘누구든지 원하면 몇 일 동안 새벽 4시 반에 모여 기도할 수 있다.’고 알렸다. 그 이튿날에는 새벽 1시 반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였고 2시에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모이더니 4시 반에 가서는 4백 여명이 모였다.” (백낙준, 한국개신교사, p.394).
길선주 목사님으로부터 시작된 한국교회의 새벽기도는 “죄를 회개하며 부흥을 위해” 기도하는 ‘죄 회개’와 ‘부흥 사모’의 기도였습니다. 사실 길선주 목사님의 새벽기도의 절정으로 나타난 1907년 부흥운동의 특징이 바로 눈물과 회개의 기도였습니다. ‘한국의 오순절’을 직접 목격했던 블레어 선교사는 그의 저서 「한국의 오순절」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습니다. “기도가 계속되자 무겁고 슬픈 마음이 청중을 사로잡았다. 한 쪽 구석에서 어떤 사람이 울기 시작하였고 이어 모든 청중들이 울기 시작하였다. 이 씨의 진술은 그날 밤의 일들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묘사해주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 일어나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는 털썩 주저 앉아 흐느껴 울다가 마루 위에 뒹굴며 고뇌에 찬 모습으로 마루바닥을 두 주먹으로 두들겼다.’ 우리 집 요리사도 마루바닥에 뒹굴면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고뇌에 찬 비명이었다. 모든 청중이 한 목소리로 통성기도를 했는데, 수백명의 청중이 함께 드린 이 통성기도의 감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기도 후 계속 죄를 고백하면서 그들은 주저 앉아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었으며 우리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도저히 울며 회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도를 시작했는데 ‘아바-지, 아바-지’ 외에는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마치 교회당 지붕이 벗겨져나가는 것 같았다. 나는 김 장로 곁에 몸을 던지고 흐느껴 울면서 이전에 결코 한 번도 기도해보지 못한 사람처럼 기도하였다.” (The Korean Pentecost, pp.72ff., 한국교회쟁점진단, pp.35,6). 회개 기도의 주역은 길선주 목사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기도회 도중에 갑자기 일어나 큰 소리로 외치기를 ‘나는 아간과 같은 죄인이올시다’ 라고 하면서 지난 날의 죄를 뉘우치며 회개했다…. 회중은 이 때 모두 마루 바닥을 치면서 회개 하기를 시작하였다.” (김광수, 한국기독교인물사, pp. 140,141).
길선주 목사님으로부터 시작된 기도운동의 특징은 위에서 지적한 대로 죄를 고백하는 ‘회개 운동’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도 운동은 회개 운동과 함께 삶의 변화가 수반된 ‘삶의 운동’이었습니다. “그 뜨거운 기도는 회개와 눈물의 기도일 뿐 아니라 생활의 변화를 가져온 기도였다. 블레어는 그 사실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시내 각 곳에서 사람들은 이 집 저 집으로 다니며 과거에 피해를 주었던 사람들을 찾아가 잘못을 빌었으며, 기독교인에게 뿐 아니라 이교도들에게도 훔친 물건과 돈을 돌려주느라 시내는 온 통 술렁거렸다. 한 중국 상인은 어떤 기독교인이 들어와 수 년 전 그에게 부당 이익을 취하여 모은 것이라며 거금을 되돌려 주는 것을 받고 깜짝 놀랐다.’” (The Korean Pentecost, p.71., 한국교회쟁점진단, p.36).
길선주 목사님으로부터 시작된 기도운동과 부흥운동의 또 하나의 특징은 요한계시록을 읽고 강해하면서 천국을 바라본 ‘소망 운동’이었습니다. “길 목사의 기도에 나타난 또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은 새벽기도 후에는 항상 약 20분 동안 요한계시록을 암송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부흥사경회를 인도할 때면 언제나 아침 시간에는 요한계시록을 강해하였는데, 이것이 복음전도 집회의 모델이 되었다.” (한국교회쟁점진단, p.42)
눈물과 ‘회개’의 기도, 삶의 변화가 수반된 ‘실천’의 기도 그리고 천국을 바라보는 ‘소망’의 기도는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신 놀라운 축복이었습니다. 그것은 한국교회에 영적 부흥과 성장을 가져오는 놀라운 기폭제의 역할을 했고, 한국 사회와 나라에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는 든든한 기초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강 같이 흐르고 있는 믿음의 선배들이 흘린 회개와 눈물의 기도 때문에 무디고 강퍅한 마음을 지닌 우리들이 아직도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있으며 한국교회가 그 생명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나라가 아직도 평안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1907년대의 기도 및 성령운동과 1970년대 이후의 기도 및 성령운동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1907년대의 기도 및 부흥 운동은 회개와 삶의 변화가 수반된 운동이었는데 비해, 1970년대 이후의 기도 및 성령운동에는 회개와 삶의 변화가 제대로 수반되지 않고 오히려 감정에 치우치는 인위적 요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전자가 종말론적 천국 지향적이었는데 비해 후자는 현세적 성공 지향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 김동호 목사님이 이 점을 바로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1907년의 성령운동과 1970년대 우리 한국교회에 일어났던 성령운동 사이에는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회개입니다. 1907년 성령운동에는 회개운동이 열매처럼 있었는데, 1970년대의 성령운동에는 그것이 없었습니다... 1970년대의 성령운동은 그와 같은 열매를 맺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1907년의 성령운동은 정직과 성실과 착함으로 방향을 잡아 발전한 반면, 1970년대의 성령운동은 신비주의와 기복주의 쪽으로 방향을 잡아 발전을 한 면이 많습니다." 깊이 새겨보아야 할 올바른 지적의 말씀입니다. 최근에 한국을 방문한 미국 복음주의 진영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로날드 사이더 박사가 사랑과 돌봄의 삶을 상실한 “오늘의 기독교를 보호하고 싶지 않다”는 심각한 말을 남기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깊이 새겨보아야 할 올바른 지적의 말씀입니다.
둘째 한국교회는 주기철 목사님의 새벽기도로 계속해서 부흥 발전했습니다.
길선주 목사님과 김익두 목사님의 기도의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 받은 주기철 목사님은 새벽기도에서 은혜를 받아 회개하면서 중생을 체험했고, 새벽기도를 계속하면서 교회를 부흥 발전시켰고, 새벽기도를 계속하면서 일사각오의 신앙을 굳게 지켰습니다. “새벽기도회 시간에 김익두 목사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성령을 받으라’고 외쳤다. 이 메시지를 듣고 주 목사는 자기의 죄를 회개하면서 중생을 체험하였다. 그는 또한 길선주, 이기선과 같은 기도의 사람들의 메시지를 들었는데 그 때마다 크게 감명을 받았다.” (한국교회쟁점진단, p.43).
“1921년 그는 평양 장로회 신학교를 졸업한 후 1926년에는 부산 초량교회의 목사가 되었다. 그 교회는 주 목사의 말씀과 기도 사역을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체험하였다. 그는 새벽에 규칙적으로 기도하였으며 신자가 큰 축복을 받을 수 있는 때는 새벽이라고 말해 새벽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주 목사는 구덕산에 올라가 종종 철야기도를 했다” (한국교회쟁점진단, p.43). “1931년 그는 부산에서 마산으로 옮겨 문창교회의 목사가 되었다. 그 교회 또한 그의 말씀과 기도 사역을 통해 놀라운 축복을 체험하였다. 그는 종종 무학산에 올라가 철야기도를 하였다. 그의 메시지 하나하나는 그의 피땀어린 기도 위에 작성되었으며, 그 메시지들은 큰 능력을 나타내었다.” (한국교회쟁점진단, p.44). “1936년 그는 평양으로 옮겨 산정현교회의 목사가 되었으며, 모든 생활을 기도로 일관하면서 일본의 신사참배 강화정책에 대항하는 범국민운동을 전개했다.” (한국교회쟁점진단, p.44).
부산 초량교회와 마산 문창교회와 평양 산정현교회에서의 주기철 목사의 목회의 특징은 철저하게 말씀과 기도에 기초했고, 철저하게 하나님 중심적이었고, 철저하게 천국 지향적이었습니다. “주목사의 목회는 철저히 기도에 기초하고 있었다. 그가 초량교회에서 처녀 목회를 시작할 때 교회에 금요 기도회를 신설하였고 새벽기도를 시작하였다. 그는 모든 교인들에게 새벽기도회는 은혜가 가장 많은 시간이므로 모두 나와 기도하기를 권면하였고 자신은 단 한번도 새벽기도회를 빠진 일이 없이 기도회를 인도하고 기도하였다. 그는 젊은 날 집사로 있을 때 새벽기도회를 빼어 먹고 가슴 아파하며 회개를 한 일도 있었다.” (김인수, “소양 주기철 목사의 신학사상,” 소양 주기철 목사 기념 논문, p.78).
마산 문창교회 목회 역시 기도와 말씀 중심적이었는데 특별 새벽기도회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마산 문창교회에 1931년 9월 부임한지 한 달 만에 [특별]새벽기도회를 일주일 간 시행하였고 10월 중순에 다시 일주일간 [특별]새벽기도회를 열었다. 그 외에도 신년[특별]새벽기도회를 열었고 고난주간에 [특별]새벽기도회를 주관하였다.” (김인수, “소양 주기철 목사의 신학사상,” 소양 주기철 목사 기념 논문, p.78).
평양 산정현 교회의 목회도 기도 중심적이고 천국 중심적이었습니다. 새벽은 물론 기도로 밤을 새우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대성산에서 그리고 묘향산에 가서 금식하며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소양이 입당예배 설교 때 밝힌 것처럼 새 예배당은 주님이 재림하셔서 다스리실 ‘신천 신지 새 예루살렘’에까지 영접될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었다.” (박용규, “소양 주기철 목사의 생애,” 소양 주기철 목사 기념 논문, p.48).
그의 목회는 철저하게 기도 중심적이고 하나님 중심적이고 천국 중심적이었으므로 민족주의적인 정치적 요소를 단호하게 배제했습니다. “교회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서 초량교회가 먼저 해야 할 일은 교회가 교회로서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먼저 전임자의 영향으로 남아 있는 정치적 민족주의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교회 안에는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늘 모여들었고, 그 결과 정치적인 요소들이 영적인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었다. 이것을 간파한 소양은 성경공부와 기도회 중심으로 교회의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행정적인 개혁을 단행하였던 것이다.” (박용규, “소양 주기철 목사의 생애,” 소양 주기철 목사 기념 논문, p.33).
“소양은 교회가 조국의 미래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된다고 보았으나, 그 시각이 산정현교회를 주도하는 민족주의자들의 시각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정치적인 독립이나 경제적인 자립, 국민의 계몽에 교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이 민족의 미래를 밝게 만드는 것이 민족주의자들의 사고라면, 소양에게는 구원 받은 그리스도인 개개인이 복음과 그리스도에 청정하는 것이 결국 이 민족을 살리는 길이었다. 소양은 입당 예배를 드린 얼마 후 1937년 12월 19일 ‘성신을 받으라’는 강한 메시지를 증거한 것이다. 이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에 동참하는 길은 바로 개인의 회심을 통해 구원의 은총을 힘입는 것이었다. 소양이 문창에서는 이단 사상으로부터 교회의 순수성을 회복하는 것이 그에게 맡겨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확신했다면, 산정현교회에 와서는 민족주의 운동으로부터 교회의 순수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여겼다.” (박용규, “소양 주기철 목사의 생애,” 소양 주기철 목사 기념 논문, pp.49-50).
주기철 목사님은 순수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심지어 설교를 하면서 민족주의자들은 교회당에서 나가라고까지 말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주 목사는 교회 안에는 항상 세가지 형태의 신앙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첫째는 민족운동 정치운동 하기 위해서 교회에 들어와 예수를 믿는 사람이 있고, 둘째는 인격을 높이며 도덕생활을 하기 위하여 믿는 사람이 있고, 셋째는 중생하여 그리스도의 속죄를 중심에 믿고 감사의 신앙생활을 하기 위하여 교회에 나온 성도들이 있다. 우리 산정현교회는 첫번째와 두번째에 속한 사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그리스도와 아무 상관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이 자리를 떠나 주시기 바란다고 강력하게 역설하였다.” (김인수, “소양 주기철 목사의 신학사상,” 소양 주기철 목사 기념 논문, p.74).
새벽기도와 산 기도는 주기철 목사님의 목회의 바탕이었는데 그의 기도는 철저하게 성경 중심적이고 하나님 중심적이고 천국 중심적이었습니다. 그는 나라를 사랑하되 교회 안에서 민족주의 등 정치적 요소를 철저하게 배제했고 신사참배 등 정치적인 타협은 일사각오의 순교 신앙으로 철저하게 거부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에 생명력과 활력을 불어넣은 교회 부흥의 원동력이 되었고 나라를 튼튼하게 지탱해 온 나라 발전의 버팀목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교회와 나라를 일으켜 세운 것이 아니라 기도가 교회와 나라를 일으켜 세운 것이었습니다. 정치가 교회와 나라를 일으켜 세운 것이 아니라 기도와 순교의 피가 교회와 나라를 일으켜 세운 것이었습니다.
셋째 한국교회는 손양원 목사님의 새벽기도로 계속해서 부흥 발전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의 순교 신앙을 물려 받은 손양원 목사님은 어릴 때부터 아버지 손종일 장로님의 손을 붙잡고 새벽기도를 시작했는데 평생 새벽기도를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주일 성수를 생명처럼 귀하게 여겼습니다. “소년 손양원은 동방요배는 물론 주일성수를 위해 주일날 학교에 가는 것을 거부하므로 학교에서 벌을 받곤 했습니다. 보통학교를 졸업하고 17살 때 서울에 가서 중동중학교에 입학하여 고학을 하면서도 주일성수를 엄격하게 했습니다. 주일날 일 안 한다고 만두 가게로부터 쫓겨나면서도 그는 주일을 지켰습니다. 손양원은 19살 때인 1921년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의 스가모 중학교 야간부에 진학하여 낮에는 우유와 신문을 배달하고 밤에는 공부하여 1923년에 졸업하였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공부하면서도 산 기도와 노방전도에 열심이었습니다. 그는 22살 때인 1924년에 귀국하여 칠원교회의 집사로 열심히 봉사했고, 1926년에는 경남성경학교에 입학하였는데 여기서 성경학교의 강사였던 주기철 목사님을 만나 그에게서 순교신앙을 배웠습니다. 그는 성경학교를 졸업한 후 여러 교회를 개척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필자의 “교회사에 나타난 별과 같이 빛나는 사람들” p. 131).
손양원 목사님은 1939년 7월부터 1950년 9월 28일 순교하기 까지 (1940년 9월부터 1945년 8월까지 5년 동안의 감옥 생활을 제외하고) 애양원에서 나환자들을 헌신적인 사랑으로 돌보았는데 그 돌봄의 사역은 기도로 이어진 사역이었습니다. 절망하고 반항하는 나환자들을 기도의 무릎으로 섬겼고 절망하고 반항하는 나환자들에게 기도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다고 타이르곤 했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이렇게 기도하곤 했습니다. “주여, 나로 하여금 애양원을 참으로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께서 이들을 사랑하심 같이 이들을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애양원에 손양원 목사님을 지독하게 미워하고 헐뜯는 폐병에 걸린 여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당회가 그를 치리하려고 했지만 손양원 목사님은 새벽기도를 마친 후 그 여자를 찾아가서 안수 기도를 해 주었고 좋은 음식이 생기면 가서 함께 나누어 먹곤 했습니다. 결국 기도와 사랑으로 그 여자의 마음을 녹여 항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필자의 “별과 같이” p.137).
두 아들을 총살한 안재선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품은 것도 손양원 목사님의 처절한 기도에서 비롯했습니다. “반란 사건이 진압되고 두 아들을 죽인 안재선이 잡혔다는 소식을 들은 손 목사는 교회당에 가서 밤을 새워 통곡하는 기도를 하고 교회에서 나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영혼이 불쌍해서 어쩌나, 내 아들들은 죽어서 천국에 갔지만, 안재선은 죽으면 지옥에 갈 텐데, 저 영혼이 불쌍해서 어쩌나.’ 밤새 통곡하며 기도한 손양원 목사님의 마음에 커다란 사랑의 폭풍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를 살려야 한다. 그를 용서해야 한다. 그를 사랑해 야 한다.’ 10월 26일 두 아들의 시체를 담은 관이 애양원 뜰에 도착했을 때 손양원 목사와 정양순 사모는 관 위에 엎어져 울부짖으며 비통해했습니다.” (필자의 “별과 같이” p.137). 용서를 넘어선 사랑은 손양원 목사님의 평생의 기도와 처절한 통곡의 기도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옥중에서 부모와 아내와 자녀들에게 편지를 써서 보낼 때마다 기도하라는 부탁을 하곤 했습니다. “가정예배를 꼭 보시기를 바라오며 될 수 있는 대로 몸이 곤하셔도 기도하시는 일과 성경보시는 일에 전력하사이다” (1936년 4월 2일 부모님과 아내에게). “만기만을 순순히 기다리며 간절히 기도해 주소서. 또 동생에게와 동인에게도 기도 많이 하라고 또 다시 신신 부탁해 주시오.” (1942년 10월 14일 아내에게). 아버지 손종일 장로님에게 보낸 편지도 기도로 이어졌습니다. “소자는 하나님께 이렇게 빌기를 마지 않나이다. ‘하나님이시여, 나의 육신의 아버지는 비록 죄악 세상을 보는 눈은 어두워졌을지언정, 하늘의 영광을 보는 눈은 더욱 더 밝게 하옵시고, 인간의 음성을 듣는 귀는 멀어졌을지라도 주의 음성 듣는 귀는 밝게 하여 주시고….’ 이렇게 날마다 주께 간구하오니 아버님도 남은 생활을 영적 생활로써 만족을 누리소서. 엎드려 비옵나이다.” (1943년 9월 24일 아버님께).
손양원 목사님은 부흥회를 수 없이 많이 인도했는데 부흥회를 인도하기 전 부흥회 하는 교회에게 미리 부탁하는 내용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새벽기도는 제일 중요하니 꼭 오라. 졸음 마귀를 이기도록 일찍 자게 하라.”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 131). 손양원 목사님은 부흥회 때 특히 새벽기도를 강조했는데, 자신이 새벽에 깊이 기도하며 깨달음과 은혜를 받곤 했습니다. 신수동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며 새벽기도회를 위해 이렇게 자책하고 회개하며 기도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도 새벽 집회 50명에 불과했다. 나는 가만히 나 자신을 살피게 되었다. 내가 기도하지 않는 고로 내가 은혜가 없으니 장내가 쓸쓸함을 깨닫는다. 나의 부족에만 자책 자탄할 뿐이었다. 내게 큰 불이 부었으면 오지 말라고 기도하지 말라고 할지라도 누가 금할 수 있으리요. 오 주여 나에게도 모세의 지팡이, 엘리야의 두루마기, 베드로에게 주신 성신을 내게도 주시옵소서!” (1943년 5월 10일 일기,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 133). “군산 개복동 새벽 집회에는 많은 자복 기도가 있었다.” (5월 21일). “군산 노회 도사경회 중 큰 은혜는 계속 중이다. 오늘 아침 기도 중에 인생은 장점에도 교만하면 교만 죄에 기울어지기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5월 23일). “오늘 새벽 기도회 때 나는 말하였다. 우리 집회는 38선을 깨뜨리는 부흥회가 되게 하자고 하였다.” (6월 10일). “오늘 새벽기도 때에 여전히 은혜가 많았다. 나는 큰 죄인임을 깨닫고 나는 두렵게 떨고 울었다.” (6월 11일). “오늘 아침에 기도하는 중 내가 참으로 하나님 아들의 자격, 예수님의 신부의 자격, 성신의 전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가 검토해보았다.” (6월 14일).
한번은 새벽에 기도하며 자신의 죄성을 인하여 고민하고 탄식하다가 새로운 깨달음을 터득하고 기뻐하며 할렐루야 감사를 드렸습니다. “나는 이 새벽에 기도가 잘 되지 않아서 대단히 답답하였다. 김창근 목사와 합하여 피차에 기도한 후 기도의 은혜를 받게 되었다. 나는 지금부터 27년 전 일본 동경에서 성결의 은혜를 받기 위해서 기도하기 시작해서 이날까지 신혼체의 성결의 은혜 받고자 위해서 기도 중이었다. 왜 오직 내게서만은 죄악의 근성이 물러가지 않고 내 마음에 고민 될까 기도했다. 김창근 목사님 말씀이 성결설을 맨 먼저 창시한 요한 웨슬레가 말하기를 죄는 성결전보다 성결된 후가 더 많다라고 하였다고 한다. 나는 오늘까지 신혼체의 성결 안전을 구해 왔더니 성결완전의 주님은 내 마음 속에 은혜로 계시며 신망애의 철두 철미한 자 되기 위하여 구해 왔더니 그 자체 되신 주님은 내 안에 오셨네. 지혜와 능력을 간구해 왔더니 주 안에 계신 보혜사 신이 내 안에 오셨네. 감사 감사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나는 낙심치 않을 조건이 있으니 나혼자만 구하고 찾고 두드림이 아니라, 나 위하여 대신 기도하는 자가 많음이다. 애양원 천여명이 나 위하여 주야 조석으로 기도해 주고 소록도 4천여명, 애락원 7백명, 부산 상애원 8백여명, 박애원 4백여명 그외에 20여 처 나환자 단체마다 나 위해 기도해 주고 고려신학교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위시하여 한국 안에 학생들 그 외에도 한국 교우 수십만의 기도하는 이가 있고 나의 성신의 탄식 기도와 천당보좌에 다섯 상처 내여 논 큰 내 주님의 기도 받고 있는 나는 절대 낙심치 않는다. 만약 내가 실패한다면 나의 실패가 아니라 누구의 실패겠는가? 할렐루야 감사합니다. 고로 나는 낙심치 않는다. (1943년 6월 24일,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p. 144,5).
한 평생을 기도하며 살다가 기도하면서 죽은 손양원 목사님은 “사랑하는 벗에게 기도를 권하나이다”란 글을 동생에게 써서 보냈는데 이 글 가운데 기도가 무엇인지를 분명하고 간절하게 기술했습니다. “너는 기도의 사람이 되기를 나는 바란다. 예수 그리스도가 기도의 사람이었나니라. 머리털로부터 발 뿌리까지 기도의 사람이었으며 말구유에서부터 십자가 상까지 기도의 사람이었으며, 부활하신 후부터 오늘날까지 기도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고로 기독교란 기도의 종교요, 기독자란 기도의 사람이다. 너도 기도의 사람 된 것을 확신하고 또한 기도하여야 될 사람인줄로 알아야 하겠다. 기독자의 생활과 기도를 나눌 수도 없는 것이요, 기독자의 진리 생활 전부가 즉 기도가 되는 것이라. 기독교의 기도란 자기 욕심을 채우는 기도도 아니요, 인간 의지에 맞추어 주는 소위 성취적 기도가 아니라. 기독교의 기도란 땅에서 올라오는 기도 말고 하늘에서 완숙하여 주시는 기도가 곧 기독교의 기도니라. 고로 기독자의 기도란 못 이루는 기도는 하나도 없는 것이니라. 자 이제는 기도할 때가 왔나니라. 고로 의원아! 너는 기도의 사람으로 중생된 너임을 믿어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기도하며, 열심으로 기도하는 자가 되라. 어떤 기독자 보니 헛되이 공연히 걱정만 하고 기도는 하지 앟는 자도 보았고, 입으로는 진리 생활 운운하나 진리 생활과 기도하는 것과는 다른 것으로 아는 자였더라. 너는 더욱 이를 깨닫고 기도의 사람이 되라. 범사에 기도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고, 열심으로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p. 167,8).
손양원 목사님의 기도와 삶의 특징 중의 하나는 길선주 목사님, 주기철 목사님처럼 항상 천국 지향적이었습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옥중에서 고대가를 지어서 부르면서 재림의 주님과 천국을 사모하면서 지냈고 아내에게 이런 글을 써서 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굶어도 같이 기쁘게 굶고 먹어도 같이 한 자리에서 먹고 고생을 하여도 같이 기쁨으로 하고 울어도 같이 앉아 울어 잠깐 꿈 같은 세상에서 기쁨으로 뜻 맞게 의논 좋게 삽시다. 오직 우리 나라는 하늘에 있으니 우리는 하늘 법대로 살고 하나님 위하여서만 살아 땅에서부터 영생자같이 되사이다”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 39). 부모님에게는 재림의 주님을 바라보고 사모하라는 다음과 같은 글을 써서 보냈습니다. “모든 징조들은 예수님의 재림이 가까옴을 증거하고 또 우리의 신앙이 점점 약하여가는 것을 보든지 각 교회의 형편을 보아도 아무래도 주님의 재림이 가까워 옴이 꼭 다 된 것을 깨닫겠습니다. 주님의 뜻을 쫓아 그리스도를 사모하는 자들에게는 기쁜 때가 오고 예수를 믿지 않고 세상만을 아는 자에게는 두려운 심판 날이 되겠습니다. 이 땅 위에 의를 위하여 주를 위하여 진리로만 사는 자는 주님의 오심이 얼마나 기쁘오리까!” (1936년 4월 2일, 손양원 목사 옥중 목회, pp. 167,8).
손양원 목사님의 삶과 죽음은 한국교회와 나라를 위한 기도와 사랑과 순교의 제물 된 삶과 죽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기도는 철저하게 예수 중심 십자가 중심 천국 중심적이었습니다. 그의 기도는 현세의 안락이나 풍요와는 상관이 없었고 병 고침과도 상관이 없었습니다. 손동희 권사는 아버지의 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나는 영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육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병들면 어떻습니까? 병신이면 또 어떻습니까? 잠간인 나그네 세상에서 병신으로 살다가 천국가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다구요.” (필자의 “별과 같이 빛나는…” p.143). 그런데, 그런데 그 분은 한국교회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생명이 되었고 한국 나라를 굳게 세운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정치가 교회와 나라를 일으켜 세운 것이 아니라 기도와 사랑과 순교의 피가 교회와 나라를 일으켜 세운 것이었습니다. 그 분의 기도를 물려 받은 소록도의 나환자 성도들은 지금도 이 나라와 교회를 지키는 ‘불침번들’로 새벽마다 기도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고 있습니다.
넷째 한국교회는 김삼환 목사님의 새벽기도로 계속해서 부흥 발전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한국교회의 부흥과 성장은 멈추었는가?” 라는 질문이 국내외적으로 제기 되었습니다. 저는 10여년 전 카나다에서 개최된 “세계복음주의협의회” 제 10차 총회에서 주제강연을 하면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그렇다’ 와 ‘아니다’ 라고 답한 일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의 교회들은 그 성장이 멈춘 것이 사실이지만 새벽기도로 출발해서 새벽기도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명성교회는 그 예외라고 지적했습니다. 1997년 5월 카나다 아보츠포드에서 제가 발표했던 주제 강연의 내용의 일부를 여기 그대로 옮깁니다. 그 강연의 내용이 필자의 「한국교회 쟁점진단」이란 책에(pp.64-83) 실려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기도와 교회성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당혹스러운 질문을 던지곤 한다. 특히 한국에서 교회성장이 멈추었느냐고 묻는 당혹스런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 라고도 대답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 라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교회, 즉 영락교회, 충현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등에서는 교회성장이 정지되었다. 그 주요 원인은 세속주의에 따른 영적 및 도덕적 이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1985년부터 쇠퇴하고 있다’는 탐 휴스턴 목사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성장이 멈춘 것이지 쇠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한국에서 교회성장이 멈추었느냐고 물을 때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수 있는 까닭은 일부 교회들은 아직도 성장하며 생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성교회가 그 대표적인 예다. 명성교회는 17년 전인 1980년 40여 명의 신자들로 시작되어 지금 [1997년 현재] 4만 여 명의 등록신자와 3만 여 명의 출석교인을 가진 초대형교회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장로교회로 성장했다. 명성교회의 급속한 성장의 이유와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명성교회의 김삼환 목사는 ‘교회성장을 시도하거나 교회성장 원리를 연구하지도 않았다. 교회성장은 하나님이 거저 주신 것’ 이라고 대답한다.” (한국교회 쟁점진단, pp. 64f.)
명성교회가 유독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세 가지 비결인 ‘새벽기도’와 ‘종말지향적’ 삶과 겸손한 ‘봉사’를 저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성장지체 현상에도 불구하고 명성교회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이유는 주로 교회의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삶과 사역에 기인한다. 그의 삶과 사역에서 발견되는 성장의 원인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타난다. 첫째는 그의 극심한 가난과 고난의 체험으로부터 생긴 뜨거운 기도의 삶이다. 둘째는 그의 전폭적인 하나님 신뢰와 단순한 종말 지향적 삶으로부터 생긴 평범한 설교와 기쁨에 넘친 찬양이다. 셋째는 그의 머슴의식으로부터 생긴 관대한 구제와 겸손한 봉사이다.” (한국교회 쟁점진단, p. 66.)
그리고 김삼환 목사님의 소년시절부터의 기도의 삶과 사역을 소개했는데 그 요점을 여기 옮깁니다. “김삼환은 한국 남동부 지역인 경북 영양의 30호 정도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 마을은 도시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그의 가정은 매우 가난했다. 어린 삼환은 부모님과 9자매를 포함한 12식구의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수십 개의 계란을 팔려고 2킬로미터를 걸어서 5일 장에 가곤 했다. 삼환이 소년이었을 때 그 마을에 복음이 들어왔고, 신당교회라는 작은 교회가 세워졌다. 그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해 곧 새벽기도에 매일 출석할 정도로 열심을 품게 되었다. 그는 기도회가 시작되는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교회에 가서 기도에 열중했다. 그의 기도는 대개가 눈물로 회개하는 기도였다. 그가 열 여섯 살이 되었을 때부터 마을 사람들에게 새벽기도 시간을 알리기 위해 교회의 종 치는 일을 시작했고, 그는 그 일을 매우 즐거워했다. 그리고 열 여덟 살 때 그가 그 교회를 떠날 때까지 종 치는 일을 계속했다… 김 목사는 1963년에 경안 성서신학원에 들어갔고, 1965년 그의 나이 스무 살 때부터 농촌교회를 섬기기 시작했다. 그 후 약 15년 동안 경북과 경기지역에 있는 여러 농촌교회를 섬겼다. 그가 경기도의 해양교회를 10년 동안 섬길 때는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교인들로부터 고통을 받았고 가난 때문에도 고생했다… 그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김 목사가 갈 수 있는 곳이 오직 한 군데 있었다. 기도실이었다. 거기서 그는 자주 눈물로 금식하며 기도했다. 거기서 그는 기도의 사람으로 만들어졌다.” (한국교회 쟁점진단, pp. 68,9.)
김삼환 목사님은 1980년 7월 6일 서울의 변두리인 명일동에 명성교회를 새벽기도로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새벽기도로 부흥 성장시켰습니다. “김삼환 목사는 해양교회를 사임하고 난 바로 뒤인 1980년 7월 6일, 서울시의 동쪽 끝 지역인 명일동에서 20명의 교인과 함께 상가빌딩 2층의 작은 방을 빌려 새 교회를 개척했다. 교회가 위치한 곳은 버스의 종점이 있는 곳이었다… 그는 개척 첫해에 거처할 집을 마련할 수 없어서 교회 의자에서 잤다. 이전처럼 다시 낮 시간에 팔과 어깨에 통증을 느끼게 되었다. 거기서 또 그는 하나님께 기도로 부르짖어야 했다. 교회를 시작할 때부터 김 목사는 그의 사역의 핵심을 새벽기도로 삼고 강조해나갔다. 1980년 9월에 25명의 교인이 그 달의 특별 새벽집회에 참석했다. 명성교회는 1년에 두 번, 3월과 9월에 특별 새벽집회를 가졌다. 후에 그들은 추가로 6월과 12월에 두 번의 특별 주간새벽집회를 열게 되었다. 교회를 개척한 지 6개월 만인 1981년 1월에 명성교회는 네 군데의 농촌교회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김 목사에게 기도는 종교적 의식이 아니라 완전한 복종과 헌신의 표시였다. 야곱의 하나님은 그와 그의 교회를 크게 축복하셔서 1980년 말에 220명의 어른과 130명의 어린이들이 주일예배에 출석했고, 1981년 말에는 420명의 어른과 150명의 어린이가 출석했다. 그리고 1982년 말에는 600명의 어른과 200명의 어린이가 출석할 만큼 성장했다. 개척한 지 3년 만인 ’83년 7월에 명성교회는 교회건축 기공식을 가졌고, 5개월 후인 ’83년 12월에 큰 기쁨과 감사로 헌당식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 이미 1,000명의 어른과 250명의 어린이가 주일 낮 예배에 출석하고 있었다. 교회는 계속 성장하여 1,400명의 어른과 650명의 어린이가 주일예배에 참석했다. 그리고 22개의 농촌교회를 지원하게 되었는데, 이 모든 일이 교회가 개척된 지 불과 4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국교회 쟁점진단, p. 70.)
김삼환 목사님은 명성교회의 성장이 새벽기도에 달려있지만 사실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 있다고 거듭해서 지적했습니다. “김삼환 목사는 교회성장의 가장 큰 원인이 새벽기도였다는 관점에 동의하지만, 새벽기도를 통해 교회를 부흥, 성장시킬 의도는 없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가 새벽기도에 완전히 헌신한 가장 큰 이유와 목적은 그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하나님께서 교회성장을 보너스로 주셨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부분의 교회 문제들이 새벽기도회에서 해결되고 많은 목회적 아이디어들이 새벽기도를 통하여 떠오른다고 말했고, 그가 새벽기도에 헌신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더하여서 다른 은총들도 주셨다고 고백했다. 그는 매우 많은 수의 신자들이 매일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많은 교인들은 기도회에 꾸준히 나오면서 다른 모든 일들이 잘 되어간다고 간증했다. 회중이 은혜를 받으면 교회는 성장하고 모든 문제들이 잘 해결되어가는데, 그 이유는 기도가 문제를 소화하는 능력뿐 아니라 흡수하는 능력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새벽기도를 ‘승리의 삶을 살게 하는 모든 영적인 은총과 힘을 부여 받는 하나님과의 첫 만남.”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성공과 실패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이 있다면 주님의 사랑을 받고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과 사역에 순종하기 위해 주님께 물어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수님은 어떤 일을 혼자서 하기에 능력이 충분히 넘치는 분이셨지만, 그는 어떤 일이든 혼자서 하신 적이 없다… 김 목사는 교회성장을 위한 기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은 말로 강조했다. ‘하나님은 교회성장을 기뻐하신다. 교회는 하나님의 간섭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기도는 하나님의 손을 모셔 온다. 우주에 충만한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은 새벽기도를 통해 나타난다. 기도운동은 교회성장의 기초이다.’ ” (한국교회 쟁점진단, pp. 76-78.)
김삼환 목사님은 떠들썩한 이벤트성 새벽기도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감정에 치우치는 새벽기도나 문제 해결이나 치유나 신비나 축복 지향적 새벽기도를 시도하지도 않습니다. 말씀 중심적이고 주님 중심적이고 교회 중심적인 새벽기도를 지향합니다. 그리고 모든 기도와 목회에는 종말 지향적 신앙이 깔려 있습니다. 성도들은 말씀을 듣고 기도하면서 심령의 치유와 변화와 기쁨을 체험합니다. “김삼환 목사는 주로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한 달 내내 새벽집회를 인도한다. 그 주제들을 예로 들어보면, ‘오직 주님’, ‘축복의 경주’,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를 영접함’, ‘성숙한 신자들’, ‘문 두드리는 그리스도’, ‘은총의 샘인 교회’, ‘기도와 성령과 복음전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 등이다.” (한국교회 쟁점진단, p. 79.). 김삼환 목사님은 말씀에 기초한 새벽기도의 설교를 미리 원고로 작성하여 교인들에게 나누어주는데, 2001년부터 인도한 특별 새벽기도 설교의 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승리의 경주자”(2001.3). “요단을 건너라”(2001.9). “다니엘의 하나님”(2002.3). “칠년을 하루같이”(2002.9). “평화의 왕 예수 그리스도”(2003.3). “임마누엘”(2003.9). “오! 믿음”(2004.9). “패역한 세대의 구원”(2005.3). “소원의 항구”(2005.9).
결론적으로 김삼환 목사님은 개인이 사는 길도 교회가 사는 길도 나라가 사는 길도 오직 기도에 달렸음을 강조하여 지적하며 기도에 진력을 하고 있습니다. “1997년 2월 24일 김삼환 목사는 왕성교회에서 열린 ‘97 민족통일 성령복음화대성회’가 후원한 회개 기도 집회에서 ‘우리 모두 기도에 진력합시다’ 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그는 설교에서 하나님의 자녀의 축복은 기도의 축복이며, 사업가들이 언제든지 일거리가 있으면 사업은 잘된다고 하듯이, 마찬가지로 언제든지 교회 안에 기도가 항상 계속되면 교회는 축복을 받게 되고 잘 되어간다는 말씀을 전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기도의 길에서 벗어날 때 국가와 더불어 교회도 미로에 빠져버린다고 하면서, 기도의 길만이 더 풍성한 삶을 만드는 생명과 부귀의 길이므로 끝까지 기도에 우리 자신을 헌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삼환 목사는 또 우리 나라가 지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려운 시기에 더욱더 기도하게 하시기 때문에 이 어려움은 어떤 면에서는 은총이며, 기도하는 사람이나 교회나 나라는 망하지 않으므로 열심히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하나님을 붙들 때는 모든 것을 붙드는 것이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외면하고 다른 모든 것을 붙잡을 때는 아무것도 붙잡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모든 종류의 어려움과 재난은 기도의 길을 열도록 돕는 도구이므로 성도가 함께 모여서 한마음 한 뜻으로 기도에 헌신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부르짖는 사람은 하나님에 의해 사용될 수 없지만 하나님께 부르짖는 사람은 하나님께 쓰임 받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교회 쟁점진단, pp. 79,80).
한 마디 더 첨부하면 세속화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근본적인 문제점 중의 하나는 종말 신앙의 상실이라고 김삼환 목사님이 지적한 일입니다. “교회와 목회자는 종말론적인 관점을 갖고 살아야 하는데, 그들은 오히려 세속적인 관점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종말론적인 메시지도 없고 삶도 없습니다. 이런 것들이 교회성장의 장애물들입니다.” ” (한국교회 쟁점진단, p. 82).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지녔던 천국지향적 신앙에 비추어볼 때 너무나 당연한 지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맺는 말
저는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가장 귀한 신앙의 유산인 ‘순교’의 신앙과 ‘주일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신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그리고 그 고귀한 신앙의 유산을 친히 몸에 지니시다가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신 길선주 목사님과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표합니다. 그리고 신앙과 삶이 혼란한 오늘 우리 시대에 한국 교회에 베푸신 가장 귀한 기도의 유산을 그대로 몸에 물려 받아 지니며 힘 있게 펴 나아가시는 김삼환 목사님에게도 무한한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표합니다. 그리고 소록도의 나환자 성도들을 비롯한 여기 저기 숨은 곳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는 수 많은 사람들에게도 중심으로 감사와 존경과 사랑을 표합니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들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인 동시에 그의 자녀들에게 주신 절대 명령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새벽 제사를 드리라고 명령했고, 다윗은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라고 하나님께 서원했으며, 우리 주님은 친히 새벽 미명에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만을 바라보게 하시고, 우리들로 하여금 기도의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부르짖게 하시며, 교회의 부흥과 갱신과 성장을 허락하시기고, 이 나라를 튼튼하게 세워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아멘!” <새벽기도 컨퍼런스(0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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