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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난 인물
‘인생은 만남과 나눔이다’
복음주의 씨앗을 품고
은퇴후에도 열심히 달려가는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
대담: 최바울 선교사
정리: 정수나 기자
"한국교회는 크고 부해졌으며 정치적으로 힘이 강해졌고 경제적으로 영향력이 커졌어요. 그러나 예수님처럼 좀 약해지는게 필요해요. 십자가는 약해지고 착해지는 거예요. 약해지고 착해지는 것은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한평생 믿음의 선배들의 유산을 이어가기위해 애쓰는 김명혁 목사는 평생 목회와 교수사역에 종사했으며 선교단체 모임활동, 해외 선교지 순방, 기독교 간의 연합운동 협력관계를 조성하는 일에 가교역할도 하고있다.
1. 목사님은 합신대학원교수로서 성공적인 목회자로서 한국교회복음주의 연합운동의 지도자로써 두루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셨는데 이렇게 열정적으로 성공적인 영적 리더십을 발휘하게 되신데는 하나님의 특별한 소명과 은혜가 있었으리라 봅니다. 목사님의 지난 시간 사역에 대한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성공이라는 말은 목회와 선교와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 목회자들이 성공주의에 빠져있다고 말합니다. 이동원 목사님은 요즘 목회자들이 'Success Syndrome'에 사로잡혀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설교세미나를 들으러오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서글프다고 말했습니다. ‘유명한 설교자가 되기 위해 이렇게 몰려드는구나’ 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성장, 성공을 너무 강조하는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소박하게 신학교 교수와 목회를 평생했습니다. 1974년에 미국에서 12년동안 공부하고 귀국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1950년 평양에서 순교하셨습니다. 저도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때 저희 교회에서는 새벽기도신앙, 주일성수신앙, 순교신앙을 강조했는데 그 당시 주일을 지키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주일에 학교에 가지 않아 월요일마다 벌을 서면서도 주일성수를 열심히 했습니다. ‘주일성수를 하기 위해서 이곳에서는 안되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을 두고 11살에 혼자 떠났습니다. 그 후 서울에서 공부하고 미국으로 떠나 12년동안 공부하고 귀국했습니다. 귀국 후 돌아와서 바로 교수가 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5년전 은퇴하기 전까지 목회와 교수와 선교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사역한 곳이 후암교회였는데 조동진 목사님이 1년동안 풀러신학교에가서 선교학을 공부하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풀러신학교에 가서 랄프윈터 박사등 선교학자들을 만나서 선교학을 배웠고 나중에는 피터 바이하우스 박사를 만나고 후에는 존스토트 박사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선교에 관심을 가지고 평생 목회, 교수, 선교 그리고 구제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대단하게 한건 아니지만 돌아보면 어떻게 이런일을 한평생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돌아보면 나 자신 때문이 아니고 믿음의 선배들이 물려준 신앙의 유산때문인거 같습니다. 가까이는 순교하신 아버지, 어머님의 사랑과 기도, 주일학교 선생님들, 중학교때는 대구에서 피난시절 이성봉 목사님의 가르침,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김치선 목사님의 눈물의 기도와 말씀, 그 후에는 한경직 목사님의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길선주, 이기풍, 최권능, 주기철, 손양원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그분들을 조금씩 닮아 갈 수 없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분들 때문에 내가 존재하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목회도 교수도 선교도 그분들의 가르침을 배우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가끔 질문을 받습니다. 다시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열 번을 다시해도 잘하지는 못합니다. 스무번을 해도 제대로 못할 것 입니다. 하지만 ‘그대로 하면되겠다. 후회는 없다. 잘못도 많고 부족한건 많지만 그대로 해도 괜찮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2. 요즈음 한국교회가 지속적 미아너스 성장, 교계 내 정치과잉, 안티기독교운동 등 위기라고 합니다. 그 원인과 출구는 어떠해야할지 말씀해주시지요?
세속화 및 인간화는 말할 것도 없고, 요즈음 교회가 기업 및 정치 등 세상 풍조를 너무 따르고 있습니다. 교회가 마치 기업 같고, 음악 공연장 같고... 세상의 유행을 좀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히브리서 11장 말씀처럼 예수님을 그리고 믿음의 선배들을 바라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좀 무식하고 바보처럼 되어도 좋겠습니다. 우리 선배들이 늘 그랬습니다.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 유창한 설교, 멋진 프로그램 그런 것 안했습니다. 오직 예수를 바라보고 살았습니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엔 인간이 너무 강조되고 있습니다. 성경에도 세례요한은 ‘나는 쇠하여야 겠다.’ 사도바울도 ‘나는 죄인 중에 괴수다’라고 했습니다. 세속화와 인간화의 결과는 분열입니다. 이것이 제일 문제입니다. 기독교는 말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린도전서 2장에 ‘나는 로마의 웅변술을 포기한다. 헬라의 지혜를 포기한다 어리석고 미련하고 약한 길로 간다.’ 일부러 포기하거든요. 요즘은 유행을 너무 추종하니까 교회가 신망을 잃고 존경을 잃어요. 교회 안에서도 사회에서도 신망을 잃습니다. 교회는 말이나 유창한 신학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이적으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설교는 은이다 신학은 동이다 이적은 철이다 프로그램을 흙이다라고 말합니다. 주님 닮은 삶만이 금입니다. 교회가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 겁니다. 기독교는 눈물과 희생과 사랑으로 말미암은 감동으로 되는 것입니다. 전도를 유별나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전도는 삶이다’라고 빌리그레암 박사님은 말했어요. 기술이 아니고 테크닉이 아니고 변화된 삶이라고 말했어요. 주기철, 손양원, 한경직 목사님 같은 분들이 동시에 6명만 지금 우리 나라에 계시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을 보면 자연히 존경하게 됩니다. 주기철, 손양원, 한경직목사님, 장기려 박사님 같은 분들의 삶 즉, 온유, 겸손, 희생, 자신을 다 버리는 그런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배들이 살았던 그런 삶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수님때문에 받는 고난은 필수이고 핍박은 필수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어떤 의미로 고난과 핍박의 극치입니다. 그런데 기독교의 역사 중 박해가 있던 초대교회 300년이 가장 바람직한 교회 시대였다고 말합니다. 300년 동안 열번의 대박해가 있었습니다. 박해 중에 그런 바람직한 교회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종교개혁 시대에도 핍박이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 기독교인들이 박해를 받아서 불타죽고 순교를 당했지요.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렇게 발전한 것은 36년 동안의 일제박해와 6.25 기간 동안 인민군에 의한 박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36년이 민족적으로 볼 때는 불행이었지만, 영적으로 볼 때는 한국교회의 축복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6.25도 개인적으로 볼 때는 불행이지만, 영적으로 볼 때는 축복이지요. 6.25 때문에 한경직 목사님을 중심으로 부산에서 수백 명이 모여서 금식하며 기도했고 박윤선 목사님을 중심으로 수백명이 부산에 모여서 함께 회개기도를 했습니다. 환난은 하나님께서 마지막에 쓰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70년 포로가 그랬습니다! 이스라엘을 살리시기 위한 것이었지요. 포로생활 후에 메시아 사상이 생기고 종말사상이 생기고 세계주의가 생겼습니다.
이런 일들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그런데 박정희 정권 이후 ‘잘 살아보세’가 되었습니다. 교회도 그것을 따라갔지요. 그래서 성장! 성장! 하다 보니 타락 할 수밖에 없게 되었지요. 그래서 저는 최근에 70년은 너무 길고 7달만이라도 저를 포함하여 한국교회의 교단 및 연합기관의 대표들 500여명을 탈레반이 포로로 잡아가면 좀 소망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웃음)
3. 목사님 평생 해외선교에 전력하셨습니다. 아프간 전후 아프간 선교에도 열의를 다하셨는데 지역교회가 선교를 잘할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합니다.
조동진 목사님은 한국교회 선교의 대부입니다. 그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헌신했습니다. 그분의 권면으로 제가 풀러 신학교에 갔는데 그 당시 그곳에서 도날드 맥가브란, 랄프 윈터 박사님등을 만났습니다. 처음에는 복음과 문화에 관해서 많은 논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제가 항복을 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복음이지 무슨 문화냐! 교회지 무슨 소달리티(선교단체)냐! 당시 저는 보수적인 견해를 많이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윈터박사님의 입장에 대부분 동조합니다. 모달리티(교회)와 소달리티(선교단체)가 같이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문화를 무시하면 안됩니다. 복음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그 문화 속에 들어가야 합니다. 저는 그때 랄프 윈터를 통해서 폭넓은 선교적인 안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존 스토트 박사의 글을 읽으면서 그리고 그분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역동적 다양성을 배웠습니다. 선교는 폭이 넓어야 합니다. 내 신학과 내 교단의 입장을 고집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교회 교단을 확장하는 것이 선교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왕국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왕국을 확장하는 것이 선교입니다. 교파와 신학을 전파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교에서 복음은 결코 양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복음이 사람이 된 게 예수님입니다. 복음이 유대인이 되었지요. 복음이 살과 피를 가지고 문화를 옷입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된 것이죠. 문화를 무시하는 것은 예수님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이 문화가 된 것이 예수님이고, 사람이 된 것이 예수님입니다. 그래서 참 선교는 자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버리고 누군가를 찾아가서 자기와 다른 존재가 되고, 될 뿐만 아니라 같이 살면서 섬기고, 긍휼, 용서, 사랑을 베풀고 그 다른 존재를 위해서 죽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뜻대로 한국 교단을 세우고 자기 신학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왕국과 예수님을 그대로 순수하게 전하는 것이 선교입니다.
선교는 모두를 품고 사랑하고 그들의 문화의 옷을 입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빙스턴, 언더우드, 아펜젤러와 같은 사람들의 삶이지요. 데이빗 브레이너를 보면 인디언들을 위해 살다가 죽습니다. 그 사람의 죽음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인디언들을 사랑하게 되었고 또 영적으로 각성하는 운동이 미국에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후에 짐 엘리옷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데이빗 브레이너에게서 감동을 받고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그런 것을 배워야 합니다. 자기중심으로 하는 것은 제국주의이고 정복주의입니다. 자기를 희생하는 선교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그 문화를 이해하고 존경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이동휘 목사님은 모슬렘에게서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존중해야 하고 그들에게 배울 것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모슬렘들이 감화를 받을 겁니다. 불교에서도 배워야 할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는 마귀라고 하면 누가 돌아오겠습니까? 불교의 자비정신을 인정해 줄때 그들의 입에서 아멘과 예수의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4. 한국선교사 사역에 대한 평가가 호평, 혹평 극단적으로 엇갈립니다. 목사님의 평가는 어떠하신지요? 미래 한국교회 세계선교에 있어서 극복해야할 과제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지요.
2년 전쯤 조동진 목사님이 국민일보하고 인터뷰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킹덤 미션을 하는 제대로 된 한국선교사를 찾아보기가 숲속에서 바늘 찾기 같다. 현지 문화를 무시하고, 현지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라는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한국교회 자체가 잘못하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서로 다투고 경쟁합니다. 한국에서 배운 것으로 선교현장에서 답습하는 것입니다. 모두를 품지 못하고, 모두를 정죄하고, 자기와 다른 것은 이단이라고 하니까요. 이런 것을 한국교회에서 배워서 그대로 간 것이지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러했으니까요.
또한 1980년대 이후부터 물량주의, 세속주의가 생기고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선교지에서도 동일합니다. 희생과 자기포기는 없고, 현지인들을 존중하는 것도 없고, 그저 죄와 잘못만 지적하니까 한국선교사들을 배척하기까지 합니다. 필리핀에서는 요즘 “코리안 고우 홈”이라고 합니다. 전에는 한국에서 “아메리칸 고우 홈” 할 때가 있었지요. 필리핀에서는 선교사들끼리 싸우고, 현지인들을 무시하고, 그래서 지금 선교를 잘 아시는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겁니다. 물론 귀한 선교사들도 많이 있습니다. 산지에 사는 버림받은 아이타 족들을 사랑으로 품으며 돌보는 귀한 선교사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많은 선교사들이 선교사로서 갖춰야할 자질을 지니지 못하고, 정복주의로 나가고 있습니다. 또 문화를 따뜻하게 품어야 하는데 문화를 배척하고, 인종을 배척하고, 이런 식으로 나가는 선교가 많다는 조동진 목사님의 평가인데 저는 거기에 공감 합니다.
한국교회도 회개하고 선교지에서도 회개해야 합니다. 저는 늘 3가지를 주장하는데 지금 제일 필요한건 회개와 참회입니다. 북한을, 모슬렘들을 우리가 너무 악의 축으로 보았습니다. 가서 미안하다 사과하고 참회하고 해야 그들이 감화를 받고 돌아오지 않겠습니까?
5.앞으로 목사님의 사역계획과 기도제목은 어떠신지요?
저는 어떤 사역이든지 그저 하나님이 인도 하시는 대로 하면서 살았습니다. 계속해서 작은 교회들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은퇴하고 5년 동안 매주 한두 교회를 찾아 다니며 말씀을 전하고 있고, 선교지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계획 없이 그때그때 오라고하면 가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은퇴 이후에 내가 정해놓은 스케줄이 아닌 누가 부르면 가는 것이 저의 삶입니다. 그리고 제 관심은 북한과 모슬렘입니다. 기회만 된다면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문이 조금만 열리면 그 지역에 가서 그들과 사랑을 나누고, 복음을 나누고, 그러다가 생을 마치고 싶습니다.
김명혁 목사는 북한의 안주, 신의주, 평양에서 11살까지 살다가 1948년 8월 단독으로 월남 한 후 서울 중, 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도미하여 페이스신학교,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예일대학신학원, 아퀴나스신학원을 거쳐 풀러신학교 선교신학원, 튜빙겐대학교, 빌리그레암 센터등에서 연구하고 총신대 및 합동신대원에서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이사 및 공동회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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