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사람에 대한 오해와 이해”
나는 박정희 군사 독재 정권 이후부터 군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그 당시 내가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밤새 심문을 받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군사 독재 정권이 전체적으로 나의 ‘민주적이고’ ‘서민적인’ 기질과 성향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가 1999년 계룡대에 가서 며칠 동안 부흥회를 인도하며 군인들과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나는 군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상당 부분 수정하게 되었다. 그 때 며칠 동안 내가 만난 군인들에 대한 인상은 ‘단순하고’ ‘진지하고’ ‘예의 바르고’ ‘열정적인’ 것들이었다.
그런 수정된 생각과 마음으로 성경을 보았을 때 백부장들에 대한 생각과 마음도 달라졌다. 백부장 한 사람을 보시고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 라고 칭찬하신 주님의 말씀과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바라보며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 라고 고백한 한 백부장의 고백과 또 다른 백부장 한 사람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감동을 받으시면서 천사를 보내시고 사도 베드로를 보내신 사건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크게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군인들에 대한 오해만은 아니다. 나는 신앙적으로 인격적으로 신체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1974년 나의 아들 철원이가 미국에서 뇌수종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 그가 장애아가 될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은 후 많은 고민 끝에 비록 철원이가 장애아가 되어도 나는 그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을 때 ‘온전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거의 완전하게 수정되었다. “하나님께서 온전하지 못한 자기 자녀들을 모두 사랑하시는데, 도대체 너는 무슨 권리로 차별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와 같은 생각은 나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고 나의 선입견을 수정하고도 남았다.
나는 본래 일본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어렸을 때 일본 사람들이 신사 참배를 강요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미국에 가서 공부하면서도 일본 친구들을 겉으로는 사귀면서도 속으로는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귀국 후 일본 교회 지도자들과 사귀면서 차츰 그들을 존경하며 좋아하게 되었다. 내가 1991년 일본 시오바라에 가서 그곳에 모인 천여 명 이상 일본 교회 지도자들 앞에서 일본 사람들을 미워했던 나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었을 때 그들은 나의 사과를 눈물로 받아드렸고 그래서 나는 차츰 일본 사람들을 존경하며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일본 사람들이 얄미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일본 사람들을 사랑한다.
북한 사람들에 대한 나의 태도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거의 한 평생 나는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내가 공산 정권이 싫어서 11살 때 혼자서 월남을 했기 때문이고 1950년 6월 25일 아침 인민군이 탱크를 앞세우고 서울 시를 점령하는 모습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고 그래서 이 나라가 폐허가 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에 대한 나의 태도에도 차츰 변화가 일어났다. 억압을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물론 북한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나의 태도도 달라졌다. 그저 불쌍하게 보이고 그저 도울 수 있으면 돕고 싶고 그저 사랑할 수 있으면 사랑하고 싶다. 저들을 위하는 것이 된다면 나의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
이와 같은 나의 태도의 변화는 중국 사람들과 러시아 사람들은 물론 동남아 사람들과 남미 사람들과 모슬렘 권 사람들에게도 나타났다. 나는 중국과 러시아에 있는 우리 조선족 고아 학생들과 고려인 고아 학생들을 사랑한다. 나는 아프가니스탄을 두 번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극한 가난과 불행 가운데 살고 있는 아프간 어린이들을 사랑한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그곳에 학교 하나를 지어주었고 그들에게 사랑의 선물들을 보내주었다. 아프간 어린이들은 법적으로 예수님을 믿는 것이 금지되었지만 우리들을 뜨겁게 환영하면서 큰 소리로 할렐루야를 부르는 것을 두 번 눈과 귀로 목격한 일이 있다.
사람들은 인종과 문화와 정치와 종교 때문에 모두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우리들의 삶의 스타일과 너무 다를 수가 있다. 우리들의 가치관과 너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 만나보면 모두 착하고 예쁜 모습들을 부분적으로 지니고 있다. 그들 속에는 아직도 완전하게 파괴되지 않은 “하나님의 형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고귀한 인성과 영성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다. 모든 사람들을 품고 사랑하고 싶다. 내가 필요하다면 나를 모두 주고 싶다. <군복음화 시사논단, 0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