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의 전통에 역행하는 노회 목회자들을 바라보면서"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나는 본래 이기적이고 정욕 적이고 비판적이고 위선적인 기질을 타고난 죄인중의 죄인으로 나와 입장이 다른 일본도 북한도 기장도 순복음도 WCC도 전문적으로 비판하던 사람이었지만 세월이 지나가면서 차츰 입장과 자세가 변화되어 거의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이해하고 애정 어린 충고를 하면서 품으려는 포용적인 입장과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모두를 비판하려는 "의인"의 자세가 가장 위험한 자세임을 깨닫게도 되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나의 변화된 자세에 예외가 하나 있다. "주일을 종일 거룩하게 지키라"는 성경의 가르침과 교회역사의 전통을 무시하거나 억압하거나 역행하려는 세력이나 유행에 대한 나의 비판과 항거의 자세에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 아마 내가 주일성수의 신앙을 지니며 살기를 원하는 한 가지 소원과 목적을 지니고 11살 때 사랑하는 부모님과 동생들을 북한에 남겨두고 혼자서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달려온 사건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나는 평생 주일에는 종일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봉사하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다. 주일날 공부나 매식이나 여행이나 오락을 하는 일은 없었다. 군사 정권때 주일성수를 방해하는 정부시책을 비판하다가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서 아침부터 다음날 이른 새벽까지 협박과 심문을 받은 일이 있었지만 나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심문하는 두 사람을 책망하고 충고하고 권면하는 일도 있었다.
내가 29년 동안 강변교회에서 목회하면서 강조한 것들이 주일성수와 새벽기도와 말씀과 교제와 봉사였는데 주일저녁 예배와 새벽기도를 빠지면 장로와 권사를 그만두라고 말하곤 했다. 한번은 여집사 십여 명이 주일 오후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갔다가 그 다음 다음 주일 오후에 비행기를 타고 귀국한 일이 있었다. 나는 여집사들 십여 명을 교인들 앞에 일어서게 한 다음 주일성수를 하지 않고 여행을 갔다 왔으므로 치리를 한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두 달 동안 집사의 일, 교사의 일, 성가대의 일을 그만두고 근신하라고 명했다. 집사들이 야단을 하며 반발했다. 다른 교회로 간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가고 싶으면 가라고 했다. 그런데 두달 후 집사들이 모두 나를 찾아와서 사과를 했다. 선물까지 가지고 왔다.
나는 오늘 5월24일 토요일 아침 동서울노회에 속한 목회자들이 5월26일 월요일부터 6월5일 목요일까지 터키와 그리스로 성지순례 여행을 다녀온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6월1일 주일을 목회자들이 자기들이 섬기는 교회에서 예배드리지 않고 여행지에서 쉬면서 예배드릴 것을 생각할때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다. 록펠러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남긴 유언과 같은 십계명 중 세 번째가 "주일예배는 본 교회에서 드리도록 해라" 였는데..... 평신도들도 아닌 목회자들이 불가피한 일도 아닌 성지여행 때문에 본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는다니....... 이번 여행지에서 주일예배를 드린 목회자들이 섬기는 교회의 신자들은 앞으로 세계 곳곳으로 여행하면서 여행지에서 주일예배를 드려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을것이다. 올해 104가 되시는 방지일 목사님께서 주일저녁 예배를 폐지하는 등 주일성수의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교회를 바라보시면서 탄식하시는 말씀을 나에게 하신 일이 있었다.
지나친 율법주의를 따르자는 말은 아니다. 길선주 목사님, 이기풍 목사님, 최권능 목사님, 주기철 목사님, 손양원 목사님들께서 그렇게도 강조하시던 주일성수의 신앙과 전통을 무시하지 말자는 말이다.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은 감옥 안에 계시면서 가족들과 교인들에게 편지하면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고 새벽기도를 빠지지 말라고 거듭해서 당부하셨는데 말이다. 고신교단은 오래전에 주일성수의 신앙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했었는데....... 그런데 최근에는 어느 큰 교단의 목회자가 교회의 중직들이 주일성수를 제대로 안 해도 모른척해야 교회가 잘된다는 말까지 할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을 지향하는 우리 합신교단까지 세속화와 인간화로 기울어지지는 말자는 말이다. 주일을 "종일" 거룩하게 지키는 주일성수의 신앙보다 더 귀중하고 더 아름답고 더 축복된 신앙은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구제, 전도, 선교 등 거의 모든 것은 중단되지만 주일성수와 예배의 신앙은 천국에서도 영원토록 이어지기 때문이다. 출애굽의 궁극적인 목적도 죄인들을 사망에서 구원하시는 목적도 결국 우리들의 모든 시간과 생명을 바쳐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 영원토록 예배드리는데 있기 때문이다. 말이 많은 죄인이 부덕한 말을 또 해서 죄송하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도 이런 말을 계속할 것이다. 우연인지 몰라도 나는 내일 5월25일 주일여기 할빈 신흥교회에서 "주일성수의 신앙"에 대한 설교를 하고 다음 주일 6월1일 서울 석천동에 있는 언약교회에서도 "주일성수의 신앙"에 대한 설교를 하게 되었다. 두 교회의 담임 목사님들이 "주일성수의 신앙"에 대한 설교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주일성수의 신앙이 해이해져가는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자비의 은혜를 베푸셔서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우리들에게 물려준 주일성수와 예배의 신앙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기도드린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들을 살려주시옵소서!" (2014년 5월24일 토요일 오후 중국 할빈 아성구 신흥교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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