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고전9:22). 사도 바울이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정치를 잘 하기 위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직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나누기 위해서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이 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사도 바울은 항상 기뻐하며 행복했습니다.
저는 너무 부족한 사람이지만, 저도 세계 곳곳을 방문하고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들과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이 되고 있습니다.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는 현지인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임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탁구와 볼링을 하면서 함께 놀아주고 축구를 하면서 함께 놀아주는 것이 선교입니다.
저는 선교지를 여행하면서 현지인들과 선교사들과 자녀들에게 위로와 격려와 사랑과 힘과 기쁨이 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제가 지난 10여 년 동안에 발견한 한 가지 사실은 설교나 강의나 충고가 반드시 저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때로는 저들의 이야기를 그저 들어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놀아주는 것이 저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3년 전에 브라질을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이틀 동안 밤마다 강성철 선교사와 총신 제자 한 사람과 젊은 선교사 한 사람과 볼링을 친 일이 있습니다. 아주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모두 이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지도 못한 한 가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강성철 선교사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 젊은 선교사가 많은 스트레스와 좌절을 경험하고 있었는데 스승인 저하고 이틀 동안 볼링을 치고 나서 위로와 격려와 힘을 얻었다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용기를 가지고 선교에 임하게 되었다는 반가운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5년 전에 러시아의 불라디보스톡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20여명 선교사 자녀들과 서너 시간 동안 열심히 논 일이 있었습니다. 게임도 하고 선물도 나누어주고 농구도 같이 하고 그네도 같이 타고 씨이소도 같이 타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어린이들이 저를 너무 좋아했고 모두 너무 기뻐했습니다. 유치부 어린 아이 하나는 내가 떠날 때 예쁜 상자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내가 그네를 태워준 아이였습니다. 그 상자 속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정예찬 2000.6.10” 하루 오후에는 선교사 사모들 대 여섯 명을 데리고 바다 가에 가서 놀다가 왔습니다. 맛있는 바다 가제도 사 주었습니다.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가 스승이 되는 제가 그들을 데리고 바닷가에 가서 함께 놀아준 것이 그들에게 많은 위로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저는 작년 가을에 한 주간 동안 블라디보스톡을 다시 다녀왔습니다. 러시아 목회자 50여명과 한인 선교사 20여명이 한데 모여 “연해주 목회자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제가 저들에게 강의도 하고 설교도 했지만 제가 주력한 것은 저들과 함께 교제하고 음식을 먹고 함께 놀아준 것이었습니다. 월요일 오후 4시경 블라디 공항에 도착하자 저는 블라디에서 사역하고 있는 20여 가정의 선교사 부부들과 자녀들을 제일 좋은 식당에 모이도록 했습니다. 2,3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을 했는데 46명 정도가 식당에 모여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들을 나눈 다음 한정식을 모두 맛있게 먹었습니다. 사모 선교사들이 “기가 살아난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이 원하면 목요일 오후 해변에 가서 다시 한번 식사 대접을 할 수 있다”고 말하니까 거기 모였던 10여명의 청소년 선교사 자녀들이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습니다. 목요일 오후 선교사 부부들과 자녀들을 데리고 바닷가 분위기 있는 러시아 식당으로 가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교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은덕이라는 여학생이 저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 주었습니다. 5년 전에 제가 블라디를 방문 했을 때 어린 아이들 20여명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그 때 은덕이는 초등 학생이었습니다. 은덕이는 그 사진을 고이 간직하였다가 다시 자기들을 찾아온 저에게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저는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후에 조그만 예쁜 나무 상자 3개를 사서 은덕이와 다혜와 고은이에게 선물로 전해주었습니다. 선교는 함께 놀아주는 것입니다.
저는 작년 12월에 모슬렘의 나라 아프간에 다녀 온 일이 있습니다. 두 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저희 교회가 1억 천 만원을 들여 세워준 학교 준공식에 참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황폐한 땅에 사는 아프간 어린이들을 잊을 수가 없어서 1,400만원 상당의 학용품 선물 보따리를 가지고 저들을 다시 찾아간 것이었습니다. 학교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 400여명의 어린이들과 100여명의 모슬렘 지도자들이 학교로 들어가는 길 좌우편에 길게 서서 우리 일행을 열렬하게 환호했습니다. 어린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종이로 만든 꽃다발을 목에 걸어주면서 우리들을 뜨겁게 환영했는데 ‘할렐루야’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감동적인 순간들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나와서 이런 노래를 불렀습니다. 발음이 정확한 한국말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할렐루야!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할렐루야! 예수님의 이름으로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400여명 학생들에게 Korean Church 라는 글이 인쇄된 가방과 티셔츠와 학용품 선물을 나눠주었을 때 저들은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가난의 빛이 진하게 드리워져 있었지만 귀엽고 예쁜 얼굴들에 행복한 웃음들이 꽃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선교는 함께 놀아주는 것이고 선교는 사랑의 선물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프간을 떠나 타직을 거쳐 우즈벡의 타시켄트에서 하루 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타시켄트를 떠나는 날 저녁에 타시켄트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 부부를 초청하여 저녁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3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80여명이 참석해서 모두들 놀랐습니다. 내일 일을 알지 못하면서 불안과 불확실과 두려움 가운데서 하루하루를 사역하고 있는 한인 선교사들이 얼마나 우리들과의 만남을 갈망하고 기다리고 있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 2시간 여 동안 대화식 강의를 했는데 마음과 가슴이 서로 통하는 감동적인 시간들이었습니다. ‘슬픔’도 ‘아픔’도 좋은 것이고 보석 같은 은혜라고 말하면서 저의 소박한 간증을 했을 때 선교사 사모들의 눈에는 눈물들이 맺히고 있었습니다. 즐겁고 후련하고 유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그날 저녁에 제가 지불한 식사비 800불은 8000불에 해당하는 값진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선교는 함께 음식을 나누는 것이고 함께 슬픔을 나누는 것이고 함께 놀아주는 것입니다.
저는 두 달 전에 태국에 가서 선교사들에게 강의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강의에 치중하지 않고 만남과 교제와 대화와 노는데 치중했습니다. 태국 선교사 세미나에 참석했던 선교사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글들이 도착했습니다. 모두가 위로와 은혜와 감동을 받았다는 고백들이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영혼과 정신이 갈급하고 메말라 있던 중에 매 시간마다 강의 전에 주신 말씀들과 도전은 내 영혼과 정신에 단비가 되어 마른 땅을 촉촉하게 적셔 주었습니다. 교수님을 뵈면서 인생은 신앙으로 오래 살아봐야 비로소 하나님을 바로 인식하고 참된 신앙으로 성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문화가 다르고 기질이 다른 것을 비교하면서 선교지의 사람들을 바라 보아야겠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선교는 함께 놀아 주는 것이라는 말씀은 나에게 또 다른 선교의 방식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는 선교사이면서 함께 현지인들과 놀아 주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제부터 함께 놀아 주는 선교를 해야겠다!’ 나는 나 자신이 정말 선교사라고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나는 별로 착하지도 않고 어떤 때는 너무 강해서 지나치게 투쟁적이며 주변 지형적이지 못해서 아직도 한국인 기질을 강하게 가지고 선교지에 살고 있는 별로 복음적이지 못한 선교사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주님 회개합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제부터 착하고 약하며 주변 지향적인 선교사가 되려고 그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주님이 도와 주십시오. 큰 것을 구하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의 나라와 의가 이 라후 부족 마을에, 라후 부족 사이사이에 이루어지도록 간구하겠습니다. 교수님, 말씀과 강의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4월 28일 태국에서 하옥경 드림”
“존경하는 목사님! 안녕하세요? 방콕 특강을 통하여 많은 것들을 배우며 느꼈습니다. 도미니카로부터의 먼 여행이었지만, 참으로 가기를 잘 했구나 하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장거리 여행을 하여 시차도 있고 몸이 피곤하였지만 매시간 진행되는 목사님의 강의에 매료되어 시차도 잊고 피곤도 있고 마음에 기쁨이 충만하였습니다. 첫 강의 시간에 ‘선교는 함께 노는 것’ 이라는 말씀에 참으로 많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현지 선교사들의 고뇌와 아픔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시고, 이들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시는 목사님을 통하여, 마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실패와 좌절 가운데 있었던 사랑하는 제자들을 다시 찾아 오셔서 ‘얘들아, 와서 조반을 먹으라’ 하시는 음성을 듣는 듯 하였습니다. 저녁 시간 호텔 밖에서 식사를 마친 후 목사님께서 우리 모든 선교사님들을 볼링장으로 초청을 하여서 정말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난생 처음으로 볼링을 해보았는데 참 재미가 있었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4월 29일 도미니카에서 김종호 선교사 드림”
“사랑하고 존경하는 목사님! 바쁘신 중에도 답글을 보내 주시고, 그리고 부족한 저를 격려해주시고, 위로해 주시니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제 마음에 깊이 느껴 집니다. 저는 이 곳에서 저 보다 10년은 더 젊은 선교사 두 가정과 함께 Team 사역을 하면서 세대 차도 있고 해서, 그 동안 리더로서 많은 마음 고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방콕 특강 후 돌아와서 목사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 분들을 초청하여 외식도 하고, 지난 월요일에는 함께 볼링장에도 가서 놀아주니, 마음의 벽이 허물어 지고 서로가 하나 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제가 동역하는 이 분들과, 그리고 도미니카 영혼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격려하고, 용기를 심고, 섬기는 삶을 온전히 살수 있길 기도합니다. 목사님!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목사님 말씀 늘 가슴에 담고 주님께서 맡기신 이 곳 사역을 감당케 되길 기도합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5월 4일 도미니카에서 김종호 선교사 드림”
저는 모임 중에서 선교와 구제를 위한 모임이 제일 좋고 제일 기쁘고 제일 행복합니다. 이런 모임에서 저는 천국을 느끼곤 합니다. 오늘 우리는 선교를 위해서 이렇게 함께 모였습니다. 여러 종류의 스포츠를 통해서 함께 놀아주면서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주고 받으며 나누기 위해서 이렇게 함께 모였습니다. 가장 기쁘고 가장 행복한 모임입니다. 사도 바울처럼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양이 되면서” 그리고 여러 종류의 스포츠를 통해 여러 사람들과 함께 놀아주면서 오직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전하는 가장 행복한 우리들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스포츠선교회이사취임예배(06.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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