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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대담: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에게 듣는다
대담: 최규창 편집국장(기독교신문)
장소: 김명혁 목사 수서 사무실
정리: 홍순현 편집부국장
2011년 신묘년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드리면서, 목사님과 신춘대담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한반도에 발을 딛고 사는 모든 이들은 분단의 땅에 살고 있다는 현실을 또 다시 체감했습니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는 한반도의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그리고 이를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기도가 얼마나 필요한지 일깨워 준 계기였습니다. 국민소득 2만여 달러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가 깨지면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엄중한 시대를 살고 있는 이때,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새해를 맞았습니다. 새해가 주는 의미는 ‘희망’이겠지요.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그리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사회는 물론 교회의 분열과 갈등이 여전하고, 각계의 대립은 더욱 격화되는 모습입니다. 계층간 갈등, 정치권의 치열한 대립 등 탈출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마다 자신의 이익에 따라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사회적 통합을 위한 고민의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Q 모든 이들은 새해를 맞으면서, 묵은 해에 겪었던 모든 고난과 역경을 뛰어넘는 새해를 그리곤 합니다. 또 새로운 각오로 다가 올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새해의 키워드는 ‘희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지난 해보다 나은 신년을 기대하고, 가족이나 공동체, 그리고 국가의 안정과 행복한 삶을 희구합니다. 새해를 맞은 한국교회 교우와 본지 독자들에게 목사님의 덕담을 듣는 것으로부터 대담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A 지금은 ‘희망’을 말하고 덕담을 할 형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규창 편집국장님이 지금 우리 교회와 사회가 처한 현실을 너무 정확하게 분석하고 지적했습니다. ‘희망’ 보다는 ‘실망’이 가득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통곡하며 울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최국장님이 지적하신 대로 지금 한국교회와 사회는 분열과 갈등이 극심하고, 각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계층간 갈등, 정치권의 치열한 대립 등 탈출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사회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면서 사회의 통합을 선도해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뢰도 하락에 갈 길을 잃은 채 휘청거리는 모습입니다. 교회가 평화와 통일의 비전을 제시해야 함에도 오히려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며 분열과 분단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개 교회주의나 배타주의도 한국교회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그동안 유지돼 왔던 종교간 평화가 깨질 위기에 처한 상태입니다. 존경을 받는 민족과 교회의 지도자가 별로 보이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은 덕담을 할 때가 아니고 통곡하며 울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한 단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17.6%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이는 해마다 계속된 신뢰도 하락수치여서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2005년 인구조사에서 기독교인이 10년 전에 비해 실질적으로 하락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일반 국민들의 한국교회 신뢰도 하락현상은 현재나 미래적 관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내부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떻게 진단해야 할까요?
A 지금 한국교회는 세속화와 분열의 죄를 계속해서 범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교회는 언제나 ‘회개’와 ‘영적 성숙’을 어느 정도 유지하다가 (40여 년에서 오래면 80여 년까지) 반드시 세속화와 타락의 길을 걷고 그러면 하나님의 징계가 주어지곤 했습니다. 그러면 다시 ‘회개’와 ‘영적 성숙’을 어느 정도 유지하게 되고 또 얼마 지나면 세속화와 타락의 길을 걷고 그러면 하나님의 징계가 주어지곤 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세속화와 타락의 길을 계속해서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부와 명예와 정욕에 너무 집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세상적인 관점에서는 부해졌고 힘이 세어졌으나 영적으로는 빈곤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적대와 분열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모습은 극도로 약해지시고 착해지시고 주변적이 되시고 그리고 긍휼과 용서와 사랑으로 충만하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너무 강해졌고 능력이 많아졌고 자기 중심적이 되었으며, 분노와 증오와 대결로 치닫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지역적이고 민려聆퓽岵隔?국가주의적이 되었고, 너무 배타적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국민이 한국교회를 믿지 못한다는 것은 결국 그 구성원에 대해 신뢰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겠군요. 영원한 말씀의 진리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목회자와 교인에 대한 불신의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무엇보다 목회자, 특히 지도적 위치에 있는 리더들의 책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목회자가 제대로 서야 교회가 산다’는 말은 쉽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개혁적 과제는 과연 무엇일까요?
A 근본 문제는 구성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 사건에 근거한 종교이지만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 사건 자체만으로는 기독교가 성립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가 세상에 소금과 빛으로 그리고 사랑과 구원으로 나타나는 방식은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 사건의 의미를 온 몸으로 받아드리고 체험하고 나타내 보이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에 걸 맞는 삶과 죽음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가 세상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방식은 하나님의 말씀과 십자가에 나타난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와 희생을 몸에 지니고 나타내 보이는 사람들의 삶과 죽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와 희생을 몸에 지니고 나타낸 신앙의 선배들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한국교회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백성들의 칭송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는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와 희생을 지니지 못한 채, 소위 진리의 깃발만을 분노와 증오의 모습을 지니고 휘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개혁적 과제는 우리들의 선배들처럼 평생 처절한 회개의 제사를 드리면서,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와 희생의 부스러기를 조금이라도 몸에 지니며 나타내려고 애를 쓰고 또 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목사님의 개혁과제 제시에 공감합니다.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냉정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내부에서 문제를 찾지 않고, 외부로 책임을 전가할 수도 없는 문제이겠지요. 우리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잃는다면, 그처럼 암담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일부에서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는가’란 자조 섞인 한탄을 하는 것은 그냥 지나칠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목사님께서 제시하신 과제 중 우선 시급하게 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요?
A 가장 시급한 과제는 그 무엇보다 먼저 우리들의 선배들처럼 처절한 회개의 제사를 드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경직 목사님과 박윤선 목사님 등은 6.25 전쟁 때 부산으로 피난 가서 수백 명의 목사님들과 함께 중앙교회와 초량교회에 모여서 통곡하며 울면서 회개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규탄대회를 열지는 않았습니다. 한국교회의 아버지들인 길선주 목사님과 이기풍 목사님은 평생 “나는 죄인중의 괴수외다” 라고 부르짖으면서 회개의 제사를 드렸고, 이성봉 목사님과 김치선 목사님도 평생 울면서 회개의 제사를 드렸습니다. 회개 없는 기독교는 기독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회개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영적 부흥도 영적 각성도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화해도 전도도 선교도 모두 회개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들에게는 상하고 통회하는 눈물의 제사가 너무 부족합니다. 지금 우리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세속화와 분열의 죄, 분노와 증오의 죄, 정욕과 탐욕의 죄, 위선과 독선의 죄 등을 모두 내려 놓고 통곡하며 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우리들에게 회개의 영을 부어주시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바랍니다.
Q ‘연합’과 ‘일치’의 문제는 우리를 초라하게 합니다. 끊임없이 이 과제를 두고 씨름해 왔고, 나름대로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교권을 둘러싼 다툼이 심각하고, 교단들의 이합집산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나의 목소리로 사회적 흐름을 주도해야 할 기구들도 난립의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고,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연합기구들은 나름대로 협력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이에 대해 진단해 주시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 주시지요.
A 저는 ‘연합’과 ‘일치’의 문제와 함께 ‘화해’의 문제를 너무너무 중요하게 여깁니다. 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화해’야 말로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사역과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구원의 종교인 동시에 ‘화해’의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화해’는 창조와 구속의 목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셔서 이루신 것이 바로 ‘화해’와 ‘평화’라고 사도 바울이 증언했습니다(엡2:13-16). 사도 바울과 사도 요한은 이와 같은 ‘화해’와 ‘통일’이 우주적으로, 그리고 천상적으로 이루어질 것을 기술했습니다(엡1:10,계7:9-12).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서는 ‘화해’의 사역을 이루실 뿐 아니라, 이 ‘화해’의 사역과 직책을 당신의 종들에게 맡기셨습니다(겔37:17,고후5:18-20). ‘화해’의 사역과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과 비결은 진리의 깃발만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온유와 겸손의 모습을 몸과 마음에 지니고 긍휼과 용서와 사랑을 조건 없이 베풀며 나타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한국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십자가의 피로 ‘화해’를 이루면서, 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단일한 연합기구 논의는 최근 아예 수면 아래로 잠적한 상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으나, 긍정적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논의조차 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분명 진보와 보수의 대립으로 환원시킬 문제가 아님에도, 외부에서는 분열된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포함해 한국교회가 어떠한 관점으로 연합과 일치를 추구해야 할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A 지금 한국교회만큼 분열의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교회는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교파가 200여 개로 갈라져 있는 나라는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죄악 중의 죄악입니다. 사실 저는 교단 분열의 죄를 범한 죄인 중의 죄인입니다. 사실 저는 기장도 순복음도 통합도 합동도 모두 비판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조용기 목사님도 강원용 목사님도 앞장서서 비판하던 사람이었습니다. WCC의 신학적인 노선에 대해서 저 만큼 전문적으로 비판하던 사람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저의 신학적 입장과 자세와 태도가 점점 바뀌어졌습니다. 조용기 목사님과 강원용 목사님을 존경하며 사랑하게 되었고, 칼빈주의와 루터주의와 웨슬레주의의 장단점을 인정하며 모두 받아드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지니게 된 결론은 이단이 아니면 모든 신학과 모든 교파들과 교류하며 서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절대적으로 완벽한 신학도 없고 교파도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저는 어거스틴과 칼빈이 말한 말을 너무 귀한 교훈으로 받아드리게 되었습니다. “It is a devilish invention to be cock sure about one’s perfection.” “자기가 완전하다고 확신하는 것은 마귀가 만들어 낸 생각이다.” 물론 교파를 다 폐지하고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조화를 이루도록 힘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민주적인’ 창조의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상호 비판하고 협력하므로 갱신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고, WCC와 WEA가 상호 비판하고 협력하므로 갱신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이 분열된 비슷한 교단들이 함께 모여서 통합을 이루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한반도의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민들은 여전히 분단된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현실을 절감하면서, 평화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안락한 생활에 젖어 있는 한국민에게 지난 해의 사건들은 우리의 현실을 일깨워 주는 계기였습니다. 북한은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채 탈출구를 군사적 대립으로 몰고 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북한주민들의 아사현실은 너무나 냉혹합니다.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하지 않을까요?
A 한반도의 분단 상황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상황과 함께 21세기 지구 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비극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분단과 대결의 책임은 물론 북한에 있지만 남한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남한 정부는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대결로 분단의 비극을 종식하려고 하지만, 그것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대결로 무력통일을 이룰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것은 엄청난 민족의 비극을 초래할 것이고 주변 국가간의 대결을 초래할지도 모릅니다. 진리의 깃발만을 휘두르는 방법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대화와 교류의 방법이 필요합니다. 온유와 겸손과 긍휼과 용서와 사랑을 가슴과 몸에 지닌 하나님의 사람들과 민족의 지도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악을 선으로 갚으며, 악을 행한 상대방을 존중하고 포용하고 품었던 야곱과 같은 그리고 요셉과 같은 하나님의 사람들과 민족의 지도자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화해’와 ‘평화’의 사도 몇 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 남아도는 쌀과 양식을 보내는 것은 성경의 가르침과 민족의 양심에 비추어볼 때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목사님의 상황인식과 관점에 동의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인도주의적 지원과 병행해 평화와 통일을 위한 대화와 교류도 지속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의 흐름도 군사적 대립에서 대화로 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A 그렇습니다. 인도주의적 지원은 너무너무 중요하고 당연한 일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군인들이 먹기 때문에 보내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데. 너무 무정하고 반 신앙적이고 반 민족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서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먹여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을 돕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반역하는 죄를 범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통일을 위한 대화와 교류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대북지원과 남북 교류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바랍니다.
Q 목회자들이 동역자들에게 느끼는 위화감이 큽니다. 새로운 신자를 전도하는 것보다 교인의 수평이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도 심각합니다.
A 지금 한국교회와 사회의 공통적인 문제점중의 하나는 대형화로 치닫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형 마트가 소형 가게를 죽이고 대형 교회가 소형 교회를 죽이고 있습니다.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양자 모두 불행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중대형 교회는 여러 종류의 전도 프로그램을 시행해서 교인의 수평 이동을 유도하는 일을 의도적으로 중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Q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 10차 총회가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목사님께서는 WCC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바르게 갈 수 있도록 해야 되지, 오는 손님까지 반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이에 대한 논란은 어떻게 보아야 하고, 갈등을 최소화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A 저는 본래 WCC의 신학적 입장에 대해서 가장 강하게 비판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기장도 순복음도 비판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달라졌습니다. 이단이 아니면 모두와 교제하며 배워야 한다는 포용적인 입장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저는 WCC 총회 개최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 안에는 통합교단을 비롯한 여러 형제 교단들이 WCC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외적으로 총회 개최를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예의에도 어긋나고, 한국교회에 대한 국내외적인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차라리 WCC총회가 극단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조언을 하고, 보다 복음주의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복음주의자들이 WCC로부터 배워야 할 점들이 있다면 솔직하게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를 가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담후기: 하나님과 인간을 사랑하는 깊은 영성의 복음주의자 풍모 갖춘 인물.
한국교회의 진정한 복음주의자로서의 관점과 태도를 지닌 김명혁 목사를 새삼 느끼게 한 대담이었다. 김명혁 목사는 모든 사안에서 복음주의적 관점에 따라 해석하고, 이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그의 말 속에서 풍부한 식견과 사람에 대한 사랑, 무엇보다 깊은 영성을 엿볼 수 있었다.
김목사는 한국교회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지금은 덕담할 때가 아니라, 통곡할 때’라는 그의 말 속에서 이러한 위기 상황을 공감할 수 있었다. 그는 “한국교회는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면서 사회의 통합을 선도하여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신뢰도 하락에 갈 실을 잃은 채 휘청거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동포를 사랑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김목사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폐부를 찔렀다. “꿂어 죽어가는 동포를 돕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반역하는 죄를 범하는 것”이란 그의 언급이 오랫동안 가슴을 아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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