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인생은 헛됨"
인생은 나그네요 만남이요 나눔이요 버림이요 기쁨이란 말을 나는 자주 한다. 그렇다 인생은 만나서 나누며 즐겁게 살도록 지음 받은 존재이다. 그러나 나는 “인생 오도”를 묵상하다가 최근에 한두 가지를 추가하게 되었다. 인생은 즐거움과 기쁨임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결국은 헛됨이고 떠남이란 말이다. 인생은 헛됨이다.
첫째 인생은 무상하고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을 대단한 것처럼 착각을 하며 산다. 모세는 인생을 아침에 돋는 풀과 같다고 했고 잠간 자는 것과 같다고 했다. 신속히 날아가는 살과 같다고도 했다. 인생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땅 위에 사람 지으신 것을 한탄하시고 근심하시고 후회하셨다고 했다. 욥은 친구도 믿을 수 없고 아내도 믿을 수 없는 인생의 허무함을 절감했다. 욥은 마지막에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한하고 (미워하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배신을 바라보면서 인생의 헛됨을 절감했을 것이고 사도 바울도 인간의 배신과 반역을 경험하면서 인생의 헛됨을 절감했을 것이다. 아니 자기 자신을 바라보면서 인생은 곤고한 존재요 거짓된 존재요 연약한 존재요 교만한 존재요 죄악 덩어리의 존재라고 절감했을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주기철 목사는 자기 자신을 한하며 이렇게 토로했다. “오 주여! 나는 아나이다. 나의 속에는 나라는 것이 남아 있습니다. 당신이 좌정하실 자리에 이 놈이 앉아 있습니다. 이 나라는 놈을 마정방종으로 때려 주시옵소서.”
둘째 인생이 이룩한 모든 성취가 헛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인생이 이룩한 모든 성취가 헛되고 헛되다고 고백했다. 부귀영화는 물론 사업도 학문도 지식도 모두 헛되다고 고백했다. 솔로몬에게 있어서 자기가 이룩한 성공이, 비록 그것이 하나님이 주신 것이기는 했지만, 오히려 실패의 어머니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사이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란 말을 자주 한다. 사도 바울은 인생이 자랑하는 훌륭한 가문도 탁월한 학문도 종교적 열성도 모두 배설물처럼 헛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우리는 전도사역과 치유사역과 목회사역과 선교사역을 대단한 것처럼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모두 거대한 사역의 왕국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런데 많은 경우에 그런 사역이 자기 이름만을 나타내는 허무한 사역이 될 수도 있다. 예수님은 주의 종들이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많은 권능을 행한 일을 마지막 날에 칭찬하는 대신 불법을 행한 것이라고 무서운 책망을 하시겠다고 말씀했다. "그 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한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니"(마7:23).
셋째 나는 최근에 인생의 무상함과 헛됨을 실감하고 있다. 나는 솔로몬의 고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이성봉 목사의 일종의 허무주의적 정서에도 공감한다. “세상만사 살피니 참 헛되구나 부귀영화 장수는 무엇하리요 고대광실 높은 집 문전옥답도 우리 한번 죽으면 일장의 춘몽.” 허무주의적 정서에 다소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세와 현세적 성공에 지나친 관심을 기울이며 사는 오늘의 사회와 교회를 바라볼 때 차라리 현세에 대한 허무주의적 정서를 지니고 사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허무주의적 정서를 지닌 이성봉 목사는 그 누구보다도 불쌍한 영혼들과 연약한 교회들과 힘 없는 나라를 뜨겁고 순수하게 사랑했다. 기독교 신앙은 현세 부정을 통한 현세 긍정적 신앙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현세 부정을 통한 내세 긍정적 신앙이다. 나는 최근 나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을 너무 믿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서글픈 일이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내가 이룬 성취들도 사실 아무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영원하고 가치 있는 것은 오직 주님 자신 밖에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인생은 헛됨이다.<군복음화보, 03.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