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존경하는 이명박 대통령님께”
먼저 국정 수행에 수고하시는 대통령님께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와 위로와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지난 몇 달 동안 목사의 한 사람으로 그리고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 남남 및 남북의 갈등과 대결의 해소와 남남 및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일에 밑 거름이 되기 원하며 여러 종교인들과 함께 작은 심부름의 일을 해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님께서 국정을 수행하시는 일에 다소의 도움을 드리기를 소원하고 있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그 나라에 속한 모든 백성들과 국민들을 품으면서 백성들과 국민들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사상」지로부터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애정 어린 쓴 소리를 담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족한 사람이 실례를 무릅쓰고 몇 마디 ‘애정 어린 쓴 소리’를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대통령께서 모든 계층 모든 종류의 사람들을 너그럽게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나와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라도 겸손한 자세로 모두 품어주시고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2004년 말경 권양숙 영부인의 부름을 받아 노무현 대통령에게 조언을 드린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대통령의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라도 너무 부정적으로 비판을 하지 말고 인정을 하고 높여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을 드렸습니다. 그 해 말 노무현 대통령께서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했고 2005년 국가 조찬기도회 석상에서는 겸손하고 열린 자세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일이 있었습니다. “정치계는 말할 것도 없고 교회도 낮아지고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나와 다른 입장을 수용하려고 하니 여러분들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결국 저는 몇 분 교계 지도자들을 모시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라는 주제로 회개 기도 모임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간 10년을 잃어버린 시간이었다고 하는 말이나 나와 입장이 다른 종류의 사람들을 모두 좌파라고 단정하는 발언은 바람직한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와 같은 발언들을 앞장 서서 한 사람들이 기독교의 일부 목사들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안에는 극도로 보수적인 우파들도 있고 극도로 진보적인 좌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싫던 좋던 모두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나와 입장이 다른 정치인들과 사회 및 종교인들을 모두 좌파라고 규정하고 정죄하는 일은 지나간 군사독재정부가 한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모두를 품는 자비와 선의 정치를 펼 때 좌파도 우파도 모두 마음을 열고 동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사 등용을 내 편 사람들뿐 아니라 능력이 있는 다른 편 사람들도 폭 넓게 등용하므로 보다 전문적이고 보다 폭 넓은 지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 성장’이 국가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경천애인’ 과 '모든 사람 사랑'을 국가 정책의 제일 정책으로 삼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개인이나 국가가 경제 성장에 치우칠 때 많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경천애인’에 관한 글을 쓴 일이 있는데 그 일부를 여기 옮깁니다. “자고로 우리의 선조들은 ‘경천애인’이라는 귀중한 삶의 교훈을 우리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었습니다. 경제, 정치, 사회문제에 집착하기 전에 하늘의 뜻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에 치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경천’은 하늘을 높이고 두려워하면서 하늘의 뜻을 따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늘 앞에서 자만하거나 자신만만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하늘의 뜻인 사랑(기독교의 경우)과 자비(불교의 경우)를 최우선적으로 실현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결국 ‘경천’은 ‘애인’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랑과 자비를 자기편 사람들뿐 아니라 자기편이 아닌 사람들과 심지어는 원수들에게까지 베풀라는 뜻일 것입니다. 기독교의 사랑의 정신과 불교의 자비의 정신은 바로 이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결국 하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은 강도 만난 사람에게 사랑과 자비의 손길을 폅니다. 이와 같은 ‘경천애인’의 가르침이 실현될 때 양극화와 분노와 대결로 치닫던 불안한 사회는 차츰 부드러움과 따뜻함과 화해와 용서와 사랑의 분위기에 휩싸여 모두 손에 손을 붙잡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국민들은 서로를 귀하게 여기기 시작할 것이고 정치지도자들은 인정과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 국민들이 삶에 대한 의욕을 되찾고 삶에 대한 보람을 되찾을 때 경제도 되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경천애인의 실현은 누구보다 먼저 가난한자들과 소외된 자들에게 나타내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근과 질병으로 죽어 가는 북한동포들에게 사랑과 자비의 손길을 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산상보훈은 사랑의 손길을 선인과 악인에게,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그리고 원수에게까지 모든 사람에게 펴라고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마5:43-48). '모든 사람 사랑'을 국가 정책의 제일 정책으로 삼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결국 대통령께서 북한을 끌어 안는 그래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가져오는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위기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데 지금이야말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가져 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싫던 좋던 우리 민족이고 우리 나라입니다. 기근과 질병으로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은 우리 민족이고 우리의 부모 형제 자매 자녀들입니다. 공산주의자들도 우리의 동포들이고 우리의 부모 형제 자매 자녀들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병중에 있다고 하는데 특사를 보내어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카톨릭 불교 원불교 개신교인들 271명은 지난 9월 11일 다음과 같은 호소문을 발표하며 대통령님께 전달한 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최근 다시 식량난으로 굶어 죽어가는 북한 동포들에게 사랑과 자비의 손길을 펴기를 호소합니다. 최근 북한의 식량상황을 조사한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은 1990년대 이후 최악의 식량위기를 맞고 있으며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했던 90년대 말에 버금가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굶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을 보듬어 안아야 할 사람들은 같은 동포인 우리들입니다. 정부도 북한정권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대한민국 국민이 생명존중과 인권존중의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의 국력과 도덕적 위엄을 높이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간곡히 호소합니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질 때 우리 나라는 힘있게 기쁘게 창의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아시아와 세계에 소망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다시금 국정 수행에 수고하시는 대통령님께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와 위로와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시는 은혜와 사랑으로 그리고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과 협력으로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시는 그래서 민족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역사적인 대통령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소원하며 기도 드립니다.
2008년 9월 17일 김명혁 목사 드림<기독교사상, 20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