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랜 동안 UBF를 비롯한 대학생 선교단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사람입니다. 교회관과 구원관이 보편적이기 보다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주관적으로 치우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생 선교단체들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UBF를 비롯한 대학생 선교단체들의 교회관과 구원관이 많이 보편적이 되었고 교회와의 관계가 많이 협력적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사역을 전요한 목사님과 이현정 목사님과 함께 하면서 UBF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지니게 되었고 UBF 사역을 높이 평가하며 존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나님 나라 확장과 복음 사역을 위해서 순수하게 헌신하고 있는 UBF 사역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깊은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UBF 유럽선교 40년사를 개관하면서 UBF 유럽 선교사역의 선구자들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69년 독일에 외화를 벌러 가게 된 3명의 간호사들이 바로 UBF 유럽 선교사역의 선구자들이었습니다. 저들은 많은 고난과 아픔을 몸에 지니면서도, 간호사의 일을 풀 타임으로 하면서도,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면서 말씀과 기도만을 무기로 삼고 겸손하고 성실하게 일대 일로 말씀을 전하는 선교사역에 헌신했습니다. 유럽 UBF 대표인 피터 장 박사는 위의 세 사람들로부터 시작된 놀라운 UBF 유럽선교 사역이 오직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임을 다음과 같이 겸허하게 지적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독일과 유럽에서 놀라운 캠퍼스 복음 역사를 이루어오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돌립니다. 현재 우리가 보고 체험하는 놀라운 복음의 역사들은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입니다. 우리가 드린 것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와 같이 미약한 것들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를 축사하셔서 지난 40년 동안 독일을 비롯한 유럽 22개국에서 캠퍼스 선교역사를 이루셨습니다.”
UBF 선교사역은 주로 고향을 떠난 나그네들에 의한 일대 일의 성경공부와 기도를 통해서 동료 나그네들과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영접한 몇몇 사람들과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초대교회의 가정교회와 비슷했습니다. 이단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들은 자신의 삶을 주님께 한 알의 썩는 밀알로 드리는 헌신의 각오로 선교사역을 이어갔습니다. 물론 가정교회로 머무는데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오늘의 현대교회가 지나치게 제도화하고 대형화하므로 초래하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지나 않을 가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봅니다. 사실 신약 시대의 교회들은 흩어진 나그네들에 의해서 세워졌고 가정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제도화된 대형교회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흩어진 자들이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들에게 도를 전하는데 헬라인에게도 말하여”(행11:20). “루디아의 집에 들어가서 형제들을 만나보고”(행16:40). UBF 선교사역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자비량 선교라는 것입니다. 저는 오래 전에는 자비량 선교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자비량 선교를 긍정적으로 봅니다. 오늘날의 정치적인 상황에서 안수 받은 정식 목사보다는 자비량 전문인 선교사가 어디든지 들어 가서 생활하기가 수월하고 그리고 직업화되고 있는 목사상을 극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제가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UBF 유럽선교 40주년을 맞이하여 독일에서 “UBF 유럽 국제 여름 수양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유럽에서 사역하고 있는 UBF 전문인 자비량 선교사 230여명, 선교의 열매인 현지인 제자들, 한국의 UBF 리더들, 독일 교계 지도자들, 재독 한인교회 목회자 몇 분 등 1,200여명이 모이는 수양회에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새로운 비전을 붙잡고 새롭게 헌신하는 아름다운 수양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작년 10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독일 슐란트하임 게뮨트에서 다섯 한인교회 성도들이 함께 모인 수양회를 인도한 일이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특별한 은혜를 부어주신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부족하고 또 부족하지만 하나님께서 사모하는 영혼들에게 특별한 은혜를 부어주셔서 말씀을 들으면서 기도를 받으면서 흐느껴 우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금요일 저녁 설교를 마친 후 안수 기도를 했는데 제 평생 1시간 20분 동안 안수 기도를 계속한 일은 그 때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UBF 유럽 국제 여름 수양회에 특별한 하나님의 은혜가 나타나기를 기도합니다. 그동안 복음을 위해서 수고하신 UBF 사역자 여러분들에게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드리면서 다시 축하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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