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기자의 복음전도 현장 리포트를 읽고”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복협 회장)
세속화와 인간화 그리고 갈등과 분열 문제 등에 휩싸여 있는 한국교회를 염려하며 복음의 본질을 재 발견하고 재 천명하기를 소원하면서 복음이 생동하는 복음전도의 현장들을 찾아보고 그 생동하는 모습들을 상세하게 기술하며 절망 가운데서도 소망의 빛을 찾기를 소원하는 김성원 기자의 고민과 수고와 노력에 경의를 표하면서 그의 진솔한 현장 기술에 대한 평가의 글을 써 본다.
교회의 역사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다. 80여년 이상 건강한 교회로 존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타락과 심판과 회개와 각성과 회복과 부흥의 과정을 거듭해서 반복하곤 했다. 그러나 세속화와 타락의 와중에서도 순수한 복음을 지니고 복음의 생명을 발휘하는 교회와 신자들이 여기 저기 존재하기는 했다. 엘리야가 절망하고 있을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은 자 칠천 인을 남겨두었다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김성원 기자가 순수한 복음을 지니고 복음전도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전국 곳곳의 열 교회들을 찾아 복음전도의 현장을 생생하게 기술하므로 한국교회가 힘써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너무 수고가 많았다. 그러나 김성원 기자가 지적한 한 가지 전제는 조심하여야 할 전제라고 생각한다. 김성원 기자는 이런 질문을 하며 이런 답을 얻었다고 했다. “한국 교회가 전하는 복음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금은 전도할 때가 아니라 봉사하고 구제할 때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만난 목회자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들은 해답을 알고 있었다. 봉사나 구제가 아니었다. 해답은 바로 복음전도였다.” 복음전도와 봉사와의 관계는 오래된 어려운 문제이다. 로잔 언약은 이 두 가지가 분리되는 것도 상반되는 것도 아니고 복음 신앙의 동반자로 보았다. 복음전도와 사회 참여 즉 사회적 봉사는 불가분적으로 그리고 동시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고 천명했다.
물론 김성원 기자의 현장 기술은 이 두 가지가 분리된 것으로 기술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불가분적으로 그리고 동시적으로 수행되고 있음을 발견하며 기술했다. 김성원 기자의 기술을 인용한다. “말로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복음을 위해 살고 있었다. 복음이 그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복음을 위해 살고, 복음을 위해 목회를 하고 있었다. 적어도 이들 열 곳의 교회에서 복음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 아주 생생하고도 힘있게 살아 역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김성원 기자는 복음전도가 균형 있게 역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의 다양한 전도전략과 함께 복음전도가 관계 및 봉사와 직결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충남 당진동일교회 이수훈 이 목사는 밭 옆에 있던 폐가에서 교회를 개척했다.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이자’보다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자’는 마음으로 동네 뒷산에서 칡을 캐서 차를 끓여 하루 100명씩 찾아 다니며 칡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었다. 칡차를 통한 끈끈한 관계는 이 목사가 매주 화요일 강의하는 ‘화요 행복교실’과 어린이 방과후학교 등을 통해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경기도 용인 은혜의동산교회의 이규현 목사는 교회 개척의 해법은 ‘관계전도’에 있음을 알고 철저하게 소스룹을 통한 관계전도를 펼쳤다. 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엔 하루가 멀다 하고 담임목사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고백들이 속속 올라온다. 담임목사와 교인들간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바쁠 것 같은데도 이 목사는 글 하나하나에 굳이 댓글을 단다. 게시판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인정 넘치는 교회 분위기가 저절로 전해온다. 이 목사는 관계의 대가다. 모든 게 낯선 입주민들에게 서슴없이 커피를 권하는 것은 물론, 술, 담배 하는 아저씨들의 친구가 되고, 대형 마트에 근무하는 아줌마들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준다. 그렇게 해서 개척 7년째인 지금 1000여명이 이 교회를 다니고 있다. 인간관계가 전도로 이어진, 이른바 관계전도의 모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랑과 섬김이 먼저, 전도는 나중’ 이것이 이목사의 주장이다.”
“부산 세계로교회의 손현보 목사는 낮에는 밭일을 거들고, 염전일을 돕고 저녁에는 가가호호 방문해 복음을 전했다. 한밤중에는 집집마다 대문을 붙잡고 기도했다. 그렇게 해서 꿈만 같았던 교인 100명의 목표는 불과 3개월 만에 달성됐다. 교인들이 손 목사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대하던 교인들도 전도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교인들이 매주일 구역별로 나눠 봉사를 하고 운동회를 하고 점심을 나눠먹고 하는 것도 이 교회만의 진풍경이다.”
“경기도 용인 기흥지구촌교회의 전도는 개인전도, 소그룹 관계전도, 부부학교 등 총체적인 전도가 특징이다. 특히 부부학교를 통해 깨어지거나 깨어질 위기에 처했던 가정이 회복되고, 신앙을 되찾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안용호 목사는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가 많았지만 가정의 아픔은 그를 가정을 최우선시 여기는 목회자로 여기게 했다. 복음을 통해 회복과 변화를 경험하는 게 목회자로서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고백한다.”
“전남 순천북부교회의 유병근 목사가 북부교회로 부임해 왔을 때 목회는 막막하기만 했다. 고민과 기도 속에서 유 목사가 해답을 얻은 건 평신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는 전북대CCC에서 배운 대로 장로와 권사들을 설득해 전도 소그룹을 조직했고, 지금은 이 소그룹을 통해 꾸준히 불신자 전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부광감리교회는 목회자는 물론 시스템 등이 모두 전도에 맞춰져 있는 ‘전도 중심 교회’이다. 교회 2층에 자리잡은 전도본부는 웬만한 교회는 물론 선교단체도 생각 못할 만큼 규모가 크다. 전도 물품 코너엔 컵, 그릇, 세제 등 전도용 생활용품들로 가득하다. 김상현 담임목사는 수평이동을 비판하기에 앞서 개척교회가 사는 길은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구원하는 일밖에 없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 송전교회의 권준호 목사는 교회에 부임했을 때 송전교회는 기윤실의 ‘아름다운 지역교회상’을 수상했을 만큼 지역노인을 섬기고 이웃 봉사에 앞장섰다. 하지만 권 목사는 ‘무엇보다 교회는 전도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혁명을 시작했다. 전문 전도팀을 만들고 전도훈련을 본격화했다. 결국 지금은 조용하던 전통교회가 역동적인 교회로 탈바꿈했다. 권 목사는 전도는 주님의 명령이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꼭 해야 할 그리스도인의 의무이며 그 시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전도를 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파주 세계로금란교회의 주성민 목사는 10대 시절부터 구두닦이, 독서실 총무 등을 전전하며 10수 끝에 목원대에 입학했다. 계속되는 신학대 낙방으로 자살을 결심하고 오산리금식기도원엘 갔다. 거기서 ‘자살은 죄’라는 내용의 설교를 듣고 자살용 농약병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후 2004년 교회를 개척해 열정적인 전도자가 됐다. 다소 공격적으로 보이는 전도의 모습도 있지만 주 목사는 ‘전도는 섬김’이라고 강조한다.”
“서울 중계동 삼일교회는 어린이 전도를 최우선시 여기는 교회이다. 삼일교회 방과후 학교(일명 리더십 스쿨)는 놀이와 신앙에다가 수학과 영어를 결합한 게 특징이다. 아이들은 공부에다가 신앙훈련까지 곁들이면서 성품과 실력이 올라가고, 이같은 변화를 지켜본 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은 아이들 때문에 결국 교회에 나오고 있다는 거다. 정화영 목사는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한국 교회 부흥전략’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경남 김해 활천제일교회의 김세중 목사는 주민들의 호응을 얻는 목회, 하나님이 원하시는 목회의 방향을 생각하다가 노인 목회를 생각하게 됐다. ‘가정도 국가도 버린 노인들을 섬기는 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고 이 지역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확신했던 거다. 아직 노인대학이란 단어조차 낯설던 1997년 본격 노인대학을 시작해 지금은 매주 5000여명의 노인들이 찾아오고 있다. 지금까지 900여명의 노인들이 노인대학을 통해 기독교인이 됐다. ‘노인대학은 사회지탄을 받고 있는 교회의 회복과 가정 회복의 길’이라는 게 김 목사의 말이다.”
복음전도의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그 시대 그 지역 사회에 맞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대 그 지역 사회를 찾아가서 가까이 사귀며 섬기고 봉사하는 교제와 섬김과 봉사가 전도의 밑 바탕이 되어야 하고 동반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다양한 전도 프로그램 개발에 지나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오늘 날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복음전도의 근본적인 동기와 목적이 반드시 교회 성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복음전도의 근본적인 동기와 목적은 십자가에 나타난 긍휼과 용서와 사랑과 섬김과 희생과 화해를 지니고 그것을 나타내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원 기자의 복음전도 현장 리포트가 위기를 맞은 한국교회에 작은 각성을 불러 일으키는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십자가 중심의 복음전도가 조용히 그리고 힘있게 일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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