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기독교 고전읽기: 어거스틴의 전기 저서 「독백」 등” CCC 편지(9월호)
“기독교 고전읽기: 어거스틴의 전기 저서 「독백」 등” CCC 편지(9월호)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고전”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마음과 정신과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고 풍요롭고 즐겁고 여유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삶의 길잡이와 자양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오늘의 우리들의 삶은 유구하고 다양한 과거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 지금 다양하고 아름다운 줄기와 꽃잎과 열매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삶의 뿌리와 유산이 모두 “고전”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과거와 분리되고 유리된 그래서 오늘의 유행에 치우치는 삶은 기형적인 삶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대학생 시절부터 고전 음악을 즐겨 들었고 고전적 문학 작품과 함께 기독교 고전을 귀하게 읽었는데 이와 같은 “고전들”은 나의 지성과 감성과 의지 형성에 깊은 영향을 미쳤고 나의 삶을 조금은 균형 잡히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생 시절부터 라디오를 고전 음악 프로에 고정해 놓고 즐겨 들었고 영문학 강의를 들으며 토마스 하디 등의 작품들을 영문으로 읽으면서 아름다운 문장과 문학 세계에 깊이 빠지기도 했고 신학교 시절 기독교 고전들을 즐겨 읽으면서 그들의 신앙 세계를 흠모하게도 되었다.
내가 신학교 시절부터 소장하기 시작한 책들 중 애지중지해온 고전이 Westminster Press가 1953년부터 26권으로 출판한 The Library of Christian Classics 전집이다. 내가 처음 사서 읽게 된 고전이 LCC중의 제6권인 Augustine: Earlier Writings (두란노의 「기독교 고전 총서」 제5권 “아우구스티누스의 전기 저서들”) 이었는데 그 고전이 나의 신앙적이고 학문적인 삶에 평생 깊은 영향을 미쳤다. 내가 1962년 총신 1학년에 입학하여 한철하 교수님의 가르침을 따라서 어거스틴의 전기 작품들을(“독백” “교사” “자유 의지” “참된 종교” “믿음의 유용성” 등) 영문으로 읽으면서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았는지 모른다.
어거스틴은 그의 전기 저서들 중의 하나인 “독백”(Soliloquies)에서 이렇게 고백했다. “오 창조주 하나님이시여, 먼저 나로 하여금 바로 기도하게 하시옵소서. 그리고 내 기도가 당신에게 들려질 수 있도록 바로 행동하게 하시옵소서. 그리고 당신에 의해서 자유함을 얻게 하시옵소서. 진리이시고 지혜이시고 생명이시고 선이시고 아름다움이시고 빛이신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주님 나의 왕 나의 아버지 나의 원인 나의 희망 나의 부 나의 영예 나의 집 나의 고향 나의 건강 나의 빛 나의 생명이신 하나님이시여 나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나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당신만을 따릅니다. 당신만을 추구합니다. 당신만을 섬깁니다. 내 귀를 치료하시고 열어주셔서 당신의 음성을 듣게 하시옵소서. 내 눈을 치료하시고 열어주셔서 당신의 손짓을 보게 하시옵소서.”
“어떻게 당신에게 갈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시옵소서. 나에게는 당신에게로 가고 싶은 소원밖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시여, 나는 당신에게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말씀하시고 보여주시옵소서. 믿음으로라면 믿음을 주시고, 덕으로라면 덕을 주시고, 지식으로라면 지식을 주시옵소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더하시옵소서. 나는 당신에게 나의 기도를 아룁니다. 나는 하나님을 알기를 소원하며 그리고 나의 영혼을 알기를 소원합니다. 그 외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기도에서 말한 모든 것을 알기를 소원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은 여기 저기서 들어서 주어 모은 것들이고 기억에 저장한 것들이고 믿게 된 것들이지만 내가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믿는 것을 이해하기를 소원합니다. 나는 믿는 것을 알기를 소원합니다.”
결국 나는 어거스틴의 진솔하고 처절한 고백과 기도에 매료되었고 믿는 것을 이해하려는 신학활동에 공감하게 되었고 세상과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폭 넓은 우주적인 안목에 감동을 받아 어거스틴을 전공하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이 나의 삶과 사역에 얼마나 큰 축복이 되었는지 모른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어거스틴의 전기 작품들”을 읽음에서 비롯했다. 결국 나는 후에 어거스틴을 전공하게 되었고 초대교회사를 전공하게 되었다. 어거스틴의 「참회록」만큼 진솔하고 처절한 영혼의 참회가 없음을 알게 되었고 어거스틴의 「신국론」만큼 세상과 역사와 영원을 바라보는 양면적이고 포괄적이고 역동적인 관점도 없음을 알게 되었다.
요사이는 책을 중요시하지 않게 되었고 성경 책마저도 중요시하지 않게 되었다. 스마트 폰으로 대치하고 있는 불행한 시대가 되었다. 손에 들고 읽으면서 은혜와 감동을 받은 그래서 펜 자국과 손때와 눈물의 흔적이 있는 책을 귀중하게 여기지 않는 불행한 시대에 살게 되었다. 지금도 “고전”보다 우리들의 마음과 정신과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고 풍요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우리들의 삶의 뿌리와 유산이 모두 “고전”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유행에 치우치는 삶은 불완전하고 기형적인 그리고 공허한 삶이 될 수 밖에 없다. 지성과 감성의 세계는 물론 신앙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내가 받은 것을 먼저 너희에게 전하였노니”(고전15:3)라고 고백했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 고전 읽기를 즐기므로 한 평생의 삶과 사역이 보다 건강하고 보다 아름답고 보다 풍요롭게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