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눈물은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4) 시온을 기억하는 눈물<기독교신문, 6월 10일>
“눈물은 귀중하고 아름다운 것”(4) 시온을 기억하는 눈물
여기 오래 전에 썼던 글을 참조하며 시온을 기억하는 눈물을 상기해 본다. 동족 상잔과 분단의 비극을 극복하고 화해와 통일을 성취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인간은 동족 상잔과 분단의 불행에 직면할 때 분노와 저주의 함성을 쉽게 발한다. 그러나 그것은 화해와 통일을 성취하는 대신 또 하나의 분열과 전쟁을 초래하곤 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바벨론 포로 생활 중 민족의 비극과 고통을 체험하면서 소리 높여 울었다고 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시137:1). 사람들의 마음을 돌이키고 역사의 방향을 모순에서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분노의 함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통곡하는 울음에서 온다고 하겠다. 울음은 무능과 약함의 표현 같으나 실상은 강한 힘을 산출하는 원동력이 된다. 울음은 진실의 표현인데 진실이야 말로 강한 힘을 산출하기 때문이다. 울음은 사람들의 마음뿐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벨론 강변에서 운 이스라엘 백성의 울음은 첫째로 슬픔과 탄식의 눈물이었다. 이산가족과 동족을 그리워하는 슬픔의 눈물이었고 무너진 예루살렘 성전과 시온을 기억하며 슬퍼하는 탄식의 눈물이었다. 우리는 오래 전에 평양에서 있었던 이산가족 상면과 이별의 장면을 지켜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감격과 기쁨의 눈물이기도 했지만 그 보다는 슬픔과 탄식의 눈물이었다. 정치이념이 다른 남북한 이산가족이 부둥켜안고 민족적 비극을 통곡하며 함께 운 슬픔과 탄식의 눈물은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향한 값진 눈물이었다고 하겠다. 그와 같은 눈물은 광주사태의 비극도 남북 분단의 비극도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는 강한 힘을 산출해 낼 것이다.
바벨론 강가에서 운 이스라엘 백성의 울음은 둘째로 회개와 기도의 눈물이었다. 유대인들은 강변에서 기도하는 풍습이 있었다. 그들은 바벨론의 여러 강변을 찾아가서 자기들과 민족이 당면한 비극이 하나님의 법도를 떠난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인 것을 뉘우치는 회개의 기도를 드렸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다니엘은 금식하며 베옷을 입고 하나님 앞에 회개의 기도를 드렸다. “우리는이미범죄하여패역하며행악하며반역하여주의법도와규례를떠났사오며선지자들이주의이름으로말씀한것을듣지아니하였나이다 (단9:5,6).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회개의 눈물을 많이 흘려야 할 때이다.
바벨론 강가에서 운 이스라엘 백성의 울음은 셋째로 절제와 각오의 눈물이었다. 바벨론 강변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루살렘성이 재건되고 민족의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기 전에는 향략의 노래도 삶을 즐기는 것도 절제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했다. “우리가 이방에 있어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꼬 예루살렘아 내가 너를 잊을찐대 내 오른손이 그 재주를 잊을찌로다”(시137:4,5). 이제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절제의 각오를 다짐하여야 하겠다. 동족의 불행과 비극이 제거되기 전에는 나는 향략의 삶을 금하리라. 비장한 각오의 눈물이 요청되는 때이다. 우리는 동족상잔의 비극과 분단의 불행을 모두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면서 그것을 극복하고 화해와 통일을 가져올 수 있는 원동력으로서의 눈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기독교신문 1989.6.11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