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교회 원로/선교목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
제목 :
어떻게 살 것인가? “주변 지향적 삶”
복음의 특성 중의 하나는 ‘주변 지향적’이다. 자기 중심 또는 중앙 집중적이 아니란 말이다. 인간과 민족의 특성은 자기 중심적이고 민족 중심적인데 비해 기독교의 복음은 주변 지향적이고 이방 지향적이다. 따라서 복음적인 삶을 살려는 사람은 자기 중심적 및 민족 중심적인 방향과는 다른 주변 지향적인 삶을 살도록 힘써야 한다.
첫째 구약의 복음은 이미 주변 지향적이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축복하실 때 그의 관심을 자기 본토나 아비 집에 두지 않고 “땅의 모든 족속”(창12:3)에게 두도록 했다. 이사야에게 사명을 맡기실 때 그의 사명을 야곱의 지파들을 일으키는 이스라엘 회복에 머물지 않고 “이방의 빛을 삼아 구원을 땅 끝까지 이르게”(사49:6) 하는데 두도록 했다. 요나를 부르실 때 하나님은 그의 관심이 이스라엘이 아닌 앗수르의 구원에 있음을 분명하게 나타내 보이셨다. “[네가 망하기를 원하는 니느웨를] 내가 아끼는 것이 어찌 합당치 아니하냐?”(욘4:11). 니느웨는 그 당시 ‘악의 축’이었다. 또 하나의 ‘악의 축’이었던 애굽과도 ‘선의 축’(?)이었던 이스라엘이 교류하고 함께 세상의 복이 되는 날이 온다고 예언했다(사19:23-25).
둘째 신약의 복음은 분명히 주변 지향적이었다. 예수님은 복음을 전파하실 때 지역적으로는 갈릴리 사마리아 욥바 가이사랴 안디옥을 통해 소 아시아와 마게도냐 등 주변과 이방으로 퍼져나가게 하셨고, 사회적으로는 중심에서 소외된 버림 받은 죄인들과 병자들과 이방인들에게 전파하셨다. 산에서 내려와서 제일 먼저 복음을 전하신 사람은 저주 받았던 병자와 이방인이었다. “그의 문둥병이 깨끗하여진지라”(마8:3). “한 백부장이 나아와… 이스라엘 중 아무에게서도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마8:10). “귀신 들린 자를 많이 데리고 오거늘 예수께서 병든 자를 다 고치시니”(마8:16). 결국 베드로도 바울도 이방의 사도들이 되었다. “우리가 이방인에게로 향하노라”(행13:46).
셋째 기독교의 복음 선교는 주변 지향적이었다. 기독교 선교는 ‘십자군적 정복’의 죄악을 저지른 때도 없지 않았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패트릭의 아이랜드 선교 보니페이스의 독일 선교 프랜시스의 이방인 선교 브레이너드의 인디언 선교 벨츠와 진젠돌프의 남미선교 아펜셀라 언더우드 마펫 등의 한국선교는 주변 지향적 봉사적 사랑의 선교였다. 벨츠의 이방인 선교를 비난하는 독일 보수주의 신학자도 있었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이웃을 돕는 것이지 잃어버린 자를 찾아 멀리 가는 것이 아니오. 미국으로 가겠다는 말이요? 그곳은 너무 멀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 야만스럽지 않소?” 한국의 무디 이성봉 목사는 민족 복음화를 강조하는 신현균 목사에게 민족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예수의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충고하곤 했다.
하나님의 마음과 눈은 물론 그의 자녀들을 향하고 계시지만 그보다는 ‘주변’과 ‘땅끝’과 ‘이방’을 바라보고 계신다. 사회적 인종적 정치적 불의와 죄악이 가득한 주변에서 신음하는 잃은 양들을 향하고 계신다. 정치, 사회, 인권개혁도 중요하지만 복음과 사랑을 품고 그저 주변과 이방으로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기독교의 복음은 ‘주변 지향적’이기 때문이다(국민일보 03.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