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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면 그리웁고 만나보면 시들하고, 몹쓸 것 이내심사. 믿는다 믿어라 변치 말자 누가 먼저 말했던가. 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많은 내 청춘. 입에 달면 삼켜두고 입에 쓰면 뱉어내는 모를 것 이 내 마음. 봉오리 꺾어서 불러놓고 본체만체 왜 했던가. 아~ 생각하면 생각사록 죄 많은 내 청춘” 어릴 적, 자주 듣던, 손석우 작사, 박시춘 작곡, 남인수 씨가 노래한 ‘청춘 고백’이라는 유행가입니다. 가수 남인수 씨의 맑고 낭랑한 목소리가 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귀에 생생합니다. 참으로 몹쓸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어찌 청춘 남녀가 만나 사랑을 속삭일 때만 그러하겠습니까? 세상살이 모든 일에 드러나는 사람의 마음이 다 그럴 터이지요.
아무리 변화무쌍한 세상이래도, 나이 먹어갈수록 사람의 마음보다 더 변덕스러운 것은 세상에 없겠다는 생각이 더 듭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변덕이 죽 끓듯하고, 아침에 다져 먹은 마음, 저녁 때 되돌아서서 보면 하나도 마음 다져 먹고 결심한 대로 한 일이 없음을 발견하고 혼자 귀밑이 뜨뜻해 지는 일이 어디 한두 번입니까? 죄의 치명적인 후유증 때문에 우리의 마음이 썩을 대로 썩어서 그런지, 상황과 형편이 조금만 변해도 감사한 마음보다는 원망하고 불평하는 마음이 된장찌개처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한겨울에는 봄여름이 오기를 그토록 절실하게 기다리다가도, 한 밤의 꿈처럼 잠깐 봄철이 지나가고 여름이 되어 조금만 무더워지면 늘 “덥다 더워”를 입술에 달고 살며 있는 짜증 없는 짜증을 모두다 털어 내어 불평합니다. 여름이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인데 마음 속에서는 벌써부터 시원한 겨울을 그리워합니다. 겨울에는 여름 생각으로 짜증을 내고, 여름에는 겨울을 고대하며 틈만 나면 신경질을 부립니다. 이런 것을 좀 고상하게 ‘불쾌지수’라고 표현하지요.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두 아들을 둔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어머니가, 비 오는 날은 짚신 파는 아들 장사 못할까봐, 날이 맑은 날은 우산 파는 아들 물건 못 팔까봐 날이 날마다 걱정으로 세월을 지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초여름의 첫들머리에서부터 “덥다 더워”를 연발하며 짜증스러워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남인수 씨의 노랫말처럼 몹쓸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못 믿을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거듭 거듭 확인합니다. 늘 근심하며 사는 늙은 어머니에게 “맑은 날은 짚신장수 아들 장사가 잘되니 기뻐하고, 비 오는 날은 우산장수 아들의 일이 잘 되니 비가 오든 해가 쨍하게 뜨든 감사하라”는 권면이 주어진 뒤로 늘 징징 짜고 지내던 그 어머니께서 날마다 감사하는 삶을 살았다 듯이, 지금 내게 없는 것 때문에 아쉬워하고 함부로 짜증내기 보다는, 내게 은혜로 주어진 것들을 찾아 그것으로 감사하는 삶을 사는 지혜가 더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얼마동안 사는 습관이 들면 우리의 몹쓸 마음, 종잡을 수 없는 들뜬 마음도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변화되어 보석처럼 빛날 수 있지 않을까요?(2007. 07. 12.)
이광우 목사의 CBS '5분 메시지' : 매주 목요일 오후 1:55, FM 103.7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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