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원칙을 분명히 합시다. 기독교인은 어떤 경우에도 술을 마셔서는 안됩니다. 이게 원칙입니다. 술 마시면 구원 못 받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앞서 논한 것과 같은 여러 이유로 기독교인의 음주는, 자기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우리가 복음으로 섬겨야할 주변사람들에게도 여러 가지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수없이 낳게 되기 때문입니다(고린도전서 10장 31-33절 말씀과 베드로전서 2장 9절 말씀을 깊이 묵상해 보십시오). 또한 인간의 절제력(더더군다나 술 취한 사람의 절제력)이라는 것은 도대체 믿을 만한 것이 못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복음의 은혜를 제대로 체험한, 정신이 똑바로 박힌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음주문제'는 애당초 문제 대열에도 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것 말고도 우리가 진짜 고민해야할 문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 않습니까?
♣ 이 원칙에 충실하기 위하여 하늘의 지혜를 주시도록 엎드려 기도해야 합니다.
♣ 어느 곳, 어느 상황에 처하든지, 자신이 기독교인인 것을 제일 먼저 밝혀야 합니다.
♣ 전공분야에서 "1인자가 되겠다"는 자세로 기도하며 열심히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폼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 (직장 내) 선후배 관계에서 정말 예절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함께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결코 선배의 권위에 대한 도전 행위가 아니라는 것을 평소에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합니다.
♣ 범사에 솔선수범하여 성실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골 3:14). 모든 일을 주님을 섬기듯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골 3:23). 평소에 어렵고 궂은 일에 발 벗고 나서서 섬기는 본을 보여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기독교인이 공동체의 하나됨을 깨뜨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한마디로 몸을 아끼지 말고 부지런히 섬기라는 것이지요.
♣ 술판이 예상되더라도 공동체에 분명한 의미가 있는 모임(예컨대 애경사)에 빠져서는 안됩니다. 아예 빠져버리면 "거룩한 왕따"가 아니라 "동네북 왕따"가 되고 맙니다. 그 모임에 참여하되 단 한 잔이라도 술을 마셔서는 안됩니다. 한 잔만 마시면 그 다음은 할 말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술을 안 마시면 미워는 하겠지만 무시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안 마셔야할 술을 받아 마시고 나면 면전에서는 "트인 기독교인"이라고 칭찬을 하겠지만, 돌려세워 놓고서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그 그리스도인을 경멸하는 것이 술꾼들의 기본생리라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십시오. 그런 승리감을 한 번 맛본 술꾼은, 다른 술좌석이 펼쳐질 때 또 다시 다른 기독교인을 무릎 꿇리려 달려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싸움은,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나 한 사람'에서 끝내야 합니다.
♣ 예수 안 믿는 사람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다 기독교인인 당신보다 영적으로 약한 자들, 다시 말해서 당신이 복음으로 섬겨야할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시고, 정말로 그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면, 그 이들 앞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술을 마셔서는 안됩니다(고전 6:1-2 참조).
♣ 고통스럽더라도 '예의상' 몇 차례만 술판에 참여하면서(물론 그 사이에 술을 함께 마셔서는 안됩니다) 술판의 뒤처리를 성실하게 잘 해 주십시오. 견딜만하면 그런 식으로 적당한 선에서 '한 배'를 타십시오(그러나 술판이 2차 3차로 넘어가게 되면 언젠가는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는 길이 나올 것입니다. '방석집' '색싯집'까지 동행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그럴 바에야 아예 처음부터 선을 분명히 긋는 것이 더 나을 경우도 때론 있습니다). 그런 후, 적절한 기회에 술이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즐기는 선배와 1:1로 한번은 정중하게 부딪히십시오. 반드시 한 번은 부딪혀야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철저하게 그 선배를 향한 '사랑을 중심에 깔고' 있어야 합니다. 그 분의 영혼을 불쌍히 여기는 주님의 마음을 품고 기도하는 자세로 그 분을 1:1로 만나, 자신의 소신(이 글을 잘 소화해서 활용하십시오)을 피력하십시오.
지성인 사회에서 개인의 기호(취향)에 불과한 술 문제가 결코 권위의 상징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술을 잘 마시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이 후배를 제발 좀 잘 돌봐 주시라는 것,
선배님(직장 상사)을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것,
공동체에 대한 애정이 분명하게 있다는 것
등을 진지하게 고백한 다음, 그 고백에 걸맞게 일상생활에서 신실한 자세로 일을 하십시오. 그래서 얼마쯤 후에는 그 선배의 입에서 술에 관한 자신의 생각, 기독교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부질없는 고정관념에 불과했다는 고백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런 고백이 나올 수 있다면 고난 중에 한 사람을 <낚은(구원의 길로 인도한)> 것으로 보아도 괜찮을 것입니다.
♣ 직장 생활하는 어떤 기독교인 여성이 잘 쓰는 방법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이 분은 술좌석에 부득이 따라 가야할 경우 술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먼저 술을 한 잔 따라드린다 합니다. 물론 "안주 킬러" 소리를 듣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저는 술을 못 마시지만 그래도 선배님(선생님)께 한 잔 올리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오."
이렇게 애교 섞인 엄살(?)과 함께 말입니다(이 때, 술잔이 되돌아올 것을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먼저 섬기며(?) 나오는 후배에게 굳이 술잔을 되돌리며 얄밉게 여길 강심장 선배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혹 술잔이 끝내 되돌아올 분위기이거든 얼른 음료수병을 갖다 그 어른 손에 들려드리고 그것을 따라 주시도록 부탁하십시오. 그래도 여의치 않거든 그냥 그 잔을 받으십시오. 받으시고 눈치껏 안 마시면 되는 것입니다. 그 정도까지 하는데도 막무가내로 술을 마실 것을 요구하는 형편없는 인물이라면 한번 점잖게 싸워볼 만한 대상입니다. 설사 그런 일로 일시적으로 밉보였다 하더라도, 정말 결정적으로 사람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선배가 두려워서 자신의 양심과 신앙고백을 포기하고 아부하는 길을 택한 너덜너덜한 사람보다는, 좀 얄미웠지만 하늘같은 선배 앞에서도 자기 양심과 신앙고백을 고수할 줄 알았던 소신 있는 사람을 결국은 택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 선배(직장상사 혹은 교수)가 정말로 신실하고 유능한 인재를 자기 후배 동역자로 받아들이고자하는 최소한의 의식이 있다면 아마 그럴 것입니다. 그러니 술을 즐기는 윗분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술을 마셔야만 한다는 생각이 얼마나 엉터리인지요. 이것이 악에게 지지 않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롬 12:21) 슬기로운 방법일 것입니다.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현재 총신대학교회를 섬기고 있는 김경열 목사님의 고백을 하나 더 소개합니다.
"……저 역시 군대에 갔을 때, 자대에 배치된 후 첫 회식자리에서 갓 전입해온 이등병 주제에 하늘같은 병장들의 술을 거부했다가, 기절할 정도로 구타를 당했습니다. 그 날 회식은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렸죠. 그러나 저는 다음 회식 때에도 버텼습니다. 또 처참한 꼴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그들이 항복하더군요. 비로소 저의 신앙을 인정해주었던 것입니다.
저는 지속적으로 고참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내무 생활을 했습니다. 중대 가수로 인정되어 회식 때에 빠지지 않고, 아름다운 가요들을 불러주었습니다. 처음에 우리 중대에는 나 외에는 단 한사람도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없었는데, 점점 한 두명씩 저의 인도로 나오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10-15명이 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기가 막힌 것은 이들 중에 몇 명이 나중에 고백하길, '실은, 나는 군에 오기 전에 ○○교회 청년부 회장이었다.' '나는 △△교회 대학부 총무였다'고 한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 중대에 와서는 고참들의 무언의 압력으로 단 한 명도 무서워서 교회당에 나가지 못하다가, 제가 두들겨 맞으며 교회당에 나가는 것을 보고, 나중에 조금 분위기가 바꾸자 교회에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입대 전,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말씀은 '복의 근원이 되라'였습니다. 그래서 전 어딜 가든지 복의 근원이 되는 사람이 되려고 애썼습니다. 형제님에게도 동일한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복의 근원이 되십시오.' 형제님 때문에, 형제님이 계신 곳이 복을 받게 하십시오. 문제는 술이 아니라, 형제님이 그 계신 곳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일 겁니다. 현재의 싸움에서 기필코 승리하는 형제님이 되시도록 기도로 돕겠습니다. 꼭 승리하십시오……"
♣ 삶의 눈 높이를 한 단계만 낮추십시오. (입사) 동기생보다 한 2년쯤만 늦을 각오를 하십시오. 그러면 비굴하지 않고 당당할 수 있습니다. 눈 높이를 낮추면 낮출수록 힘이 생기는 것이 신앙인입니다. 죽기를 각오하면 더더욱 그렇겠지요(히 11:38 참조). 제 아무리 무서운 일등병 선배(직장 상사)라도, 그 선배의 앞날도 우리 장군님(예수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십시오. 물론 나의 앞날도 주님께서 섬세하게 챙겨주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 신실한 선배 모델이 없다고 불평하지 말고, 후배들에게 술 안 먹고도 잘 견뎌내는 모델이 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당신은 희생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죄인을 살리기 위해 대신 십자가를 지고 죽으신 주님께서 취하신 삶의 방식이 아니던가요? 그런 모델들이 하나 둘 늘어갈 때, 우리 후배들은 선배들의 그 고난 덕분에 차츰 나은 환경에서, <선배들이 했던, 안 해도 좋은 부질없는 고민>을 하지 않고 <정말 의미 있는 고민>을 하면서 공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후배들이 술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전적으로 선배님들 책임이며, 장차 직장사회에 들어올 후배들에 대한 책임은 현재의 신입사원(저학년)들이 앞으로 져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죽음 없이 인류의 구원이 없었듯이, 희생하는 사람(세대)가 없이는 이 저급한 음주문화는 결코 뿌리뽑히지 않을 것입니다.
♣ 평생 '하급직원'으로 살아도 좋다는 고백을 주님 앞에서 "지금" 하시고 생활하십시오. 그래도 예수님보다는 엄청나게 잘 살 것이기 때문에……
♣ 기독인의 삶의 본질은 "섬김"과 "사랑"이라는 사실, 그런 점에서 주님의 모습(막 10:45)을 보여주에 가장 좋은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에 늘 감사하십시오. 그러므로 <내게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기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언제든 갈 준비를 하십시오.
♣ 각 직장(학교)별로, 신앙공동체(신우회)의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보다 능동적으로 직장 내의 금주운동을 이번 기회에 대대적으로 일으켜 직장 선교운동의 한 축으로 삼을 것을 제안합니다. 왜냐하면 이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상당히 많은 골치 아픈 문제들이 덤으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이미 술을 공개적으로 입에 대셨거나, 술을 도무지 끊기 어려운 분들에게 : 그 동안에는 부득이 술을 마셨으나 이제부터는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 분들은 주님께 속히 회개하시고 그 분의 도움을 구하십시오. 또한 도저히 술을 끊기 어려우신 분들은, 당분간(어디까지나 '당분간만'입니다) 주(主)님과 주(酒)를 겸하여 섬기(?)십시오. 행여라도 죄책감과 부담 때문에 교회당(선교단체)에 나오는 일을 포기하는 불상사는 없기를 바랍니다. 만일 그리되면 제가 이 글을 쓴 보람이 없어집니다. 술을 마시면서라도(담배를 피우면서라도) 꾸준히 교회당에 나와 예배하며 말씀을 들으며 찬송하며 기도하며 교제하며 진리와 은혜의 깊은 물에 잠기도록 하십시오. 우선은 주일날 하루만이라도 술(담배)을 참고 악착같이 예배에 참여해 보십시오. 어느 순간,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면, 그토록 어려웠던 술(담배) 문제가 나도 모르게 해결되어 있는 것을 느끼는 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그 날까지 교회당에 나오는 발걸음을 결코 쉬지 마십시오. 주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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