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일...
새벽기도를 가려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복통과 함께 설사가 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는데, 왠걸? 보기에도 흉측한 피처럼 보이는 검은
물변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약간 두려운 마음이 있었지만 어머니께서 그럴수도 있다고 안심을 시켜주시길래 개의치않고 복음성가협회 2차예선이 갔다가 저녁엔 극동방송 녹음까지
하러 갔답니다.

하루종일 배가 약간씩 아프고 기분나쁘게 가슴이 아리더니
극동방송국에 가서 차에서 내리는데 갑자기 심하게 현기증이 나고 어지럽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간신히 방송을 마쳤으며 무사히 집으로
내려왔습니다.

운전을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드디어 우리동네로 와서 호수빌라까지 다다랐습니다.
층계를 오르는데 도저히 오를수가 없었습니다. 숨이 차고 어지러워서...
게다가 다리는 왜 그렇게 천근만근인지..
2층, 우리집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들이 물었습니다. 누구세요?
대답조차 할수 없었으므로 몇번의 시도와 노력(?)끝에 안으로 들어갈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서자 나도 모르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손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와지면서 식은땀만 주루룩 흘러내렸습니다.

어머니는 놀라서 어쩔줄을 모르고 목회자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는 남편을 호출하고 교회에 전화를 걸어 부목사님을 부르고 안수집사님을 부르고...
그러는 사이에 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화장실로 엉금엉금 기어가서 짜장면색깔이 나는 검은 피를 꽤 많이 토해냈습니다.
엄마를 불렀습니다.
"어.. 엄 마~~~"
어머니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가까이 오시더니 거의 기절초풍을 하시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얼굴이 창백해지시면서 엄청나게 당황을 하시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차분하게 내 얼굴을  씻기고 옷을 새로 갈아입히셨습니다.
아이들은 놀라서 울고불고..... 우리집은 순식간에 북새통이 되었습니다.
딸아이가 "엄마,죽지마.. 엄마ㅡ 너무 불쌍하다.. 엄마죽으면 나 어떻게 살어?
죽지마..." 그렇게 외치며 울어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나는 심한 두려움과 경련속에서
부목사님과 양집사님의부축을 받아 병원응급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응급처치시작...
사진을 찍고 피검사도 하고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 링거주사액을 꽂고 코에다가 약간 가느다란 호수를 위까지 넣고... 으~~~
그건 정말 너무 아파서 죽는줄 알았습니다.

1차검사결과는 위출혈인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있었던 위내시경결과로는 위출혈은 다행히 아니고
식도출혈이라고 했습니다.
몸의 기능이 약해져서 자그맣게 까진것이 그만 구멍을 내고 출혈을
일으킨거라구.. 정말 천만 다행이었고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출혈이 멈추고 다 아물때까지 금식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금식중에 담당 의사선생님의 허락을 받아 다른 집회는 다 미루거나 취소를 시키고 절대안정일이 지난 4일째되는 월요일에 감리교 인천중앙지방
여선교회연합회에 간증찬양집회를 인도하러 갔습니다.
찬양도 많이 못 부르고 중간중간엔 의자에 앉아서 간증을 하였는데,
온 몸이 부르르 떨려왔으며 다리가 저려왔고 자꾸만 쥐가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소리를 질러 찬양을 부를때마다 너무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목요일부터 먹지도 못하고 찬양을 부르려니 온 몸이 떨려왔던 것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의 은혜로 순조롭고 은혜롭게 마치고
오직 하나님께 눈물로 감사와 영광을 돌리어 드렸습니다.
회장님이하 임원들, 그리고 회원들도 입원중에 찾아와 하나님을 자랑하는
나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 주셨고 모든 회원들역시 기대했던 것보다 더더욱
뜨겁게 하나님을 맘껏 찬양했습니다.

어머니. 언니, 동생, 그리고 심지어는 남편과 교인들에게, 그리고 동역자들에게
질책도 받고 꾸중도 듣고 걱정도 끼치고 한심충만하다는 눈초리까지 받았습니다. 환자가, 그것도 응급환자가 어델 가느냐구...

하지만 하나님이 보내셨고 그 곳에서 예기치못한 하나님의 은총과 역사가 있었습니다. 나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으나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지금..... 나는 거의 다 나았습니다.
아직 헤모글로빈 수치가 10 이하로 떨어졌기때문에 약간의 어지럼증때문에 힘이 들지만 곧 회복되리라 믿고 오늘을 감사함으로 보냈습니다.
물론 사역은 정상적으로 다시 시작했답니다.
오늘도 다녀왔고 내일도 또 어김없이 뛰어야합니다.

편안한것도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편하게 맘놓고 휴식을 취해본 것도 참 오랜만이었던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지치고 상한 내 육신을 조금만 쉬라고 기회를 주셨나봅니다.
그래도...
나는 힘든게 좋습니다. 이것이 주님이 내게 주신 십자가의 길이고 사명의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또한 찬양을 부를때가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편한것도 좋지만 고달픔속에서의 내면적 기쁨은 더할나위없이 좋습니다.

그리고 하루하루 기적속에서는 사는 나는..

그저, 너무너무 행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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