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정말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봤지.
그냥 멋만 부리고 약간 건방지고 교만하기 짝이 없는...
그리고 노래도 못하고 겉멋만 들은 사람인줄 알았지.

근데 지난 8월에 전화가 왔어.
함께 다니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 어떻겠느냐구..

그리고 나보다 2개월 정도 선배이지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배우고 싶다고...  말도 안돼.
나, 거의 기절할 뻔했지.


어쨌든 만나서 첫 사역을 했지. 복대교회에서..
결과는 맘이 편하고 기분이 좋았다는 거야.
그 분도 그랬다네.
그리고 정말 마음을 비우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자존심마저 버리고 아름답게 시작하는
참 모습을 발견한거지.

계속 이어지는 짝꿍과의 동행...

너무 좋았어.
죽이 맞았고 가는 곳마다 대환영이었어.
예의바르고 상냥하고 분위기를 잘 맞춰주고 여러 가지 목소리로
상황에 따라 은혜스럽게 인도를 기가 막히게 해주는 장점도 있는
그런 분이셨어.
우리가 잘하는 건 아니 그분이 나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건,
함께 화음을 맞춰서 키보드를 치면서 인도하는 찬양인도였고
간증 끝에 나오는 고백의 찬양이었지.


가끔 사역이 없는 날...
전화를 하곤 하지. 보고싶고 궁금해서 서로가 하게 되더라구.



운전도 잘하고 길을 잃어도 별로 걱정도 안하고, 하여튼
멋있는 여자야.
나에 대한 배려도 지나칠 정도여서 무거운 건 자기가 다 들고
가운데 자리는 항상 나를 앉히고 어딜 가도 자기가
튀고 싶을텐데도 나를 주인공이라고 먼저 내세우고...
나 너무 미안해서 처음엔 죽을 맛이었지.
포스터가 붙어도 내 얼굴만 나오고 전단지가 나와도 내 얼굴만
나오고 그래서 어찌나 미안했던지...

근데 그녀는 어떻게 된 건지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는 거야.
자기는 괜찮대. 훈련중이니까 그래야 한대.
그래도 행복하대.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은혜스러운 분이야.

사람들은 그녀가 굵은 목소리로 마구 소리만 지르는 줄 알지만
얼마나 아름답고 고운 목소리를 가졌는지 몰라.
그리고 덤벙대는 줄 알지만 얼마나 차분하고 여자답고
애교도 많고 얼굴도 이쁘고...
모습은 공주 같지만 무수리역할을 자청하는 나보다 훨씬 나은
겸손한 사역자이지.


안보면 보고싶고 하루종일 함께 다니고 헤어져도
헤어질 땐 헤어지기 싫어서 아쉬워하게 되는 그런 사람...
그녀는 그런 사람이야.


남자보다 훨씬 편해.
화장실도 함께 가주고 사우나도 함께 갈 수 있고
팔짱끼고 걸을 수도 있고 화가 나면 서로 화풀이도 받아주는
그런 사이이니깐...

솔찍히 말야...
한번 멋있는 연애를 해보고 싶고 궁금하다는 생각을 예전엔 했었어.

근데 지금은 그 분 때문에 그런 생각이 없어져버렸어.
그럴 여유조차 생기질 않는 거야.
풍성하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일들이 있고
여유를 가지고 건강도 챙겨가면서 기쁜 마음으로
노래하기 때문이지.

지금..
그녀의 노래...
조용히 듣고 싶어.